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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준

전 음성교육장

충북 영동군 상촌면 흥덕리에서 황악산과 민주지산을 연결하는 능선을 넘어 경상북도 김천시 지례면으로 가는 험한 고개가 바로 우두령(牛痘嶺)이다.

우두라고 하면 牛頭로 생각하여 소머리가 연상되는데 이곳은 牛痘라 표기가 되어 처음 우두령 표지판을 보면 의아함을 느끼게 된다. 우두(牛痘)란 천연두를 예방하기 위해 소에서 뽑은 면역 물질을 말하는데 어릴 때 얼굴 곰보가 되지 않는 주사라고 하여 무서움에 질려 어깨에 맞던 기억이 떠오른다.

천연두에 걸리면 죽거나, 병이 나아도 곰보가 되기에 사람 구실을 온전히 하기가 어려워 공포심을 주는 병이기에 근대에 들어 서양 문물이 밀려오면서 우두라는 예방주사가 생기매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져서 우두령(牛頭嶺)이 우두령(牛痘嶺)으로 변화되지 않았는가 하고 추측을 해볼 뿐이다. 주민들은 우두산에 있는 고개라서 우두령이라고 전해온다고 하는데 아마도 황악산이나 민주지산의 옛이름이 우두산이었을 것으로 짐작이 된다.

'우두(牛頭)'라는 말이 지명에 쓰이고 있는 예를 문헌에서 찾아 보면『삼국사기』 권23 백제본기1 온조왕 18년(기원전 1)조에 "11월에 왕이 낙랑의 우두산성(牛頭山城)을 습격하려고 구곡(臼谷)에 이르렀으나 큰 눈을 만나 곧 돌아왔다."는 기록이 전한다.

『삼국사기』에는 우두산과 유사한 명칭으로 우두주(牛豆州), 우수주(牛首州), 수약주(首若州) 등이 전하는데, 우두주(牛豆州)라는 지명은 신라본기 나해이사금 27년(222)조부터 헌덕왕 17년(825)조까지 광범위하게 등장하며, 우수주(牛首州)는 태종무열왕 2년(655) 및 지리지에서, 수약주(首若州)는 문무왕 원년(661) 및 13년(673)조와 지리지에서 확인된다.
현재 지명에도 우두산(牛頭山)이 강원도 춘천, 경기도 양평, 경기도 여주, 경남 거창 등지에 있으며 '우두(牛頭)'라는 말이 주로 산이름에 많이 쓰이고 있다는 것은 지형의 형태, 즉 산의 형태를 가리키는 의미일 것으로 짐작할 수 있으므로 그 뿌리를 찾는데 큰 도움이 된다.

그 열쇠는 '솟대, 소슬대문' 등에서 보듯이 '솟다'라는 우리말에서 찾을 수가 있다.

서울특별시 동작구 신대방동의 쇠슬목고개는 지형이 소가 누워있는 형상, 즉 풍수지리에서 '우와피(牛臥皮) 지형' 중 목부분에 해당하는 자리인 데서 유래된 이름이라고 전해지는데 고개의 형태가 솟아있으므로 '소슬'이라는 말이 지명에 쓰이다가 '쇠슬'로 음이 변하다보니 원래의 의미를 잃어버리고 '소(牛)'의 의미로 표기가 되어 가는 과정을 볼 수가 있는 것이다.

그밖에도 청주의 우암산(牛岩山), 부산 남구의 우암산(牛岩山), 제천시 송학면 오미리의 소바우(牛岩), 보은군 내북면 염둔리의 쇠바우 등이 '솟은 바위'의 의미에서 생긴 것임을 짐작할 수 있다. 서울 후암동의 용산고등학교 부근에 있는 우수재(牛首峴) 고개는 우두령과 같은 의미이며, 보은군 내북면 장곡리의 쇠저울(소저동)은 '솟은 잣골→ 소자울→ 소저울'의 변화 과정을 유추해 볼 수가 있을 것이다. 경남 합천의 가야산은 산의 정상부가 소의 머리처럼 생겼다고 전해지며, 오랜 옛날부터 산정에서 행하여지는 산신제의 공물로 소를 바치고 신성시하여 왔다. 즉 불교가 전래되기 이전의 가야산의 이름은 우두였던 것이며 인근의 봉우리 중에 우두산이라는 명칭이 아직도 존재하고 있다.

이상에서 볼 때 '우두'의 '우(牛)'는 '솟다'의 의미로서 순수한 우리말 소리를 간직하고 있으며, '두(頭')는 '머리' 즉 '높은 곳'을 가리키는 말이므로 솟아있는 지형을 의미하는 산이름에 많이 쓰이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한자로 기록되기 전에는 '소머리, 또는 '쇠머리'라 했을 것이다.

경기도 광명시 철산동의 쇠머리마을, 제주시 추자면의 쇠머리섬(牛頭島), 음성군 대소면 삼호리의 '쇠머리' 등에서 한자로 우두(牛頭)로 표기하고 있는 것을 보면 공통적인 변화의 과정에 있는 말이 오늘날까지 남아 우리에게 뿌리를 찾을 근거를 말해주고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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