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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5.01.28 19:09:53
  • 최종수정2015.01.28 19:09:53

이상준

음성교육지원청 교육장·수필가

충북 사람으로서 보은의 말티고개를 모르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지금은 터널이 생겨 순식간에 통과하지만 예전에는 보은에서 속리산을 가려면 해발 800m의 꼬불꼬불 열두 굽이나 되는 가파른 고갯길을 넘어가야 했는데 이 고개가 바로 유명한 말티고개다.

왜 말티고개일까· 보은 지역에 전해오는 유래를 보면 고려태조 왕건이 할아버지인 작제건이 속리산에 은거하며 불경을 탐독하다가 죽었기 때문에 속리산에 오면서 말을 타고 고개를 넘어가기 위해 박석 돌을 깐 것이 시초가 되어 지금의 말티고개가 되었다고도 하고, 조선 세조가 속리산으로 행차할 때에 별궁(현 대궐터)에서 타고 왔던 가마를 말로 갈아탔다 하여 말티재라는 이름이 유래했다고도 전해지며, 이 때 진흙으로 된 길이라서 행차를 위해 얇은 박석을 운반하여 길을 정비하였다고 전해지는 것으로 보아 예전에는 박석고개라고도 불리지 않았나 추측이 된다. 그밖에도 '세종대왕이 말을 타고 넘어간 고개'라느니 하며 말과 관련짓고 있는 것을 볼 수가 있다.

경남 진주의 말티고개는 옥봉동에서 초장동을 연결하는 선학산을 타고 넘는 고개에 위치하며, 충청남도 공주시의 반포면 마암리(馬岩里)와 봉곡리(鳳谷里) 사이의 말티고개는 한자로 '마현(馬峴)'으로 표기가 된다. '신증동국여지승람'과 '대동지지'에 '마현(馬峴)'이라 수록되어 있고. '조선지형도'에는 마치리(馬峙里)가 표기되어 있으며 지역에서는 마티고개, 말티고개, 말재고개, 마치(馬峙), 마현(馬峴)으로 혼용되고 있다. 경남 김해시 생림면 생철리의 말티고개는 '마현'이라고도 불리고 있고 '마현산성'이 남아 있으며, 경기 수원시 영통구 영통동에도 말티고개라는 지명이 전해온다.

이상으로 보아 말티고개의 유래를 한결같이 말과 연관짓고 한자로도 '말'을 '마(馬)'로 표기하기도 하지만 모두가 음의 유사성으로 연관지었을 뿐이지 사실 말티고개와 말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우리말에서 '말벌', '말개미', '말고개', '말무덤', '말바우', '말매미'등에 쓰인 '말'은 '보통 것보다 큰 것'을 나타내고 있으며, 말이 다른 짐승에 비하여 몸집이 크기 때문에 지명에서도 '말'이란 '말(馬)'이 아니라 '대(大)'로 쓰인 것이다. 특히 지명이란 지형지물의 크기, 위치, 모양 등으로 나타내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말'은 '대(大)'의 의미라고 보는 것이 타당성이 있으며, 후세 사람들이 '말'의 고유의 의미를 상실하면서 '말(馬)'과 연관지어 유래를 지어내고, 한자로 표기한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큰 고개'라는 의미의 '말티'로 쓰이던 지명이 세월이 흐르면서 '티'의 의미가 불분명해지자 고개라는 사실을 분명히 보이기 위하여 '고개'를 붙여 '말티고개'가 생겨나게 된 것이다.

'말봉산'(청주시 강내면 사곡, 당곡, 산단 경계에 있는 산, 말처럼 생긴 산), '말미'(청주시 가덕면 두산리)라는 지명을 볼 수 있는데 한결같이 지역 주민들이 말(馬)과 연관짓고 있는 현상을 볼 수 있지만 '말봉산'은 '높은 봉우리가 있는 산', 말미는 '높은 뫼', 즉 '높은 산'이라는 의미임을 되새겨보아야 할 것이다.

'말티'의 상대적인 구성으로 이루어진 지명에 '솔티'라는 지명이 전국적으로 많이 보인다.

솔고개(청주시 남이면 상발리), 솔고개(청주시 문의면 문덕리), 솔고개(청주시 강내면 연정리) 등에서 '솔'의 의미가 불분명해지자 '솔'을 '소나무'와 연관짓는 지역이 많이 있는데 이는 잘못된 것이다. '솔'은 '공간이 좁다'라는 의미의 형용사이며 '솔티'는 '좁은 고개' '작은 고개'라는 의미로서 '말티'와는 상대적인 의미가 되는 것이다.

또한 '작은 산, 작은 언덕'이라는 의미로 쓰인 '솔뫼, 솔미'를 한자로 '송산(松山)'이라 표기하고 있는 지명이 각지에 많이 분포되어 있고 이러한 곳에 생겨난 마을 이름으로 '송산골', '송상골'이라는 지명이 생겨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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