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이상준

전 음성교육장

"까치 까치 설날은 어저께고요. 우리 우리 설날은 오늘이래요"

어릴 때 설날이 다가오면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로서 어린이들이 명절을 맞는 부푼 마음으로 즐겨부르던 동요다.

오늘은 즐거운 설날인데 하루전인 어저께는 그렇게도 목이 빠지게 하루 후의 설날을 기다리는 심정이 나타나면서 그 기다림의 설날을 좋은 소식을 알려주는 까치에게 양보하고 있다.

까치는 요즈음 농작물에 많은 해를 끼친다고 하여 싫어하기도 하지만 우리 조상들은 길조로 여기며 새해 첫날 좋은 소식을 알려주기를 기원하였다.

그러면 까치 설날의 까치는 정말로 날아다니는 새인 까치일까· 지명에 쓰인 까치를 통해 원 의미를 알아보자.

청주시에서 무심천(無心川)을 따라 서북쪽으로 난 제방을 따라 옥산 쪽으로 계속 가면, 오창 팔결에서 내려오는 미호천(美湖川)과 청주 시내를 흘러온 무심천(無心川)이 합수하는 지점에 이른다. 이곳을 '합수머리'라 하는데, 여기서 합수한 물이 흥덕구 원평동, 신대동, 오창면 신평리, 옥산면 남촌리, 소로리를 이어 흐른다. 이 내를 '까치내'라고 한다.

까치내는 17세기 후반에 발행된『동국여지지(東國輿地誌)』 등과 같은 지리지에서는 줄곧 작천(鵲川)으로 나오고 있다. 작천(鵲川)은 까치내를 한자화한 지명이다.

이곳에는 지명과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전설이 전해온다.

조선 헌종 때 경상도 상주 고을에 호를 하연제라고 하는 선비가 서당을 차리고 청소년들을 가르쳤다. 그는 의술(醫術), 지리(地理), 점술(占術) 등에도 널리 통하였다. 이런 사실을 아는 사람들이 그의 문하에 와서 유학과 도술을 배우기를 청하였다.

그의 문하생인 이원조(李源祚)가 한양으로 과거를 보러 가다가 청주를 지나 합수머리에 이르자, 갑자기 현기증이 나고, 온몸이 아팠다. 그가 합수머리의 외딴 주막에 누워 있으니, 주모는 의원을 불러 진맥한 뒤에 약을 달여 먹이며 정성껏 간호하였으나, 효험이 없었다. 백방으로 약을 구하던 주모는 성안에서 한 도사를 만났는데, 하얀 까치(白鵲)를 잡아 먹이면 병이 나을 것이라 하였다.

주모는 도사의 말대로 하얀 까치를 잡으려고 합수머리 모래사장에 녹두를 뿌려놓고, 덫을 놓았다. 달밤에 하얀 까치가 내려와 녹두를 먹다가 덫에 걸렸는데, 난데없이 호랑이 한 마리가 달려와서 까치를 잡아먹고, 덫을 부셔 버렸다.

그날 밤 이원조는 이상한 꿈을 꾸었다. 꿈을 깨려고 하는 순간 밖에서 요란한 총소리가 울리면서 짐승의 외마디소리가 들렸다. 이원조가 황급히 자리에서 일어나 방문을 열고 보니, 한 포수가 화약 냄새 풍기는 총을 들고 서 있는데, 그 발밑에는 커다란 호랑이 한 마리가 죽어 있었다.

포수는 아래 샘터마을에 살고 있다면서, 꿈에 선녀 둘이 내려와 '합수머리 주막에 가서 상주 서생 이원조를 살리도록 하라.'고 하여 이곳에 와 보니, 주막 문 앞에 이 호랑이가 앉아 있기에 총을 쏘아 죽였다고 하였다. 이원조는 크게 놀라고 반가워서 목숨을 구해준 선녀들과 포수, 주모에게 감사의 뜻을 표하고, 그곳을 떠났다. 그 길로 한양에 간 이원조는 과거에 장원급제하였다. 그 후 이곳을 '까치내[鵲川]'라고 불렀다고 한다

까치를 날아다니는 새로 보아 전설이 만들어지고 노래로도 불려지고 있으나 설날의 전날, 곧 섣달 그믐을 이르는 '까치설날, 까치설'을 '작은설'이라고도 일러지듯이 '까치'는 '작다'는 의미로 쓰이던 순우리말로 보는 견해가 일반적이다.

따라서 충청남도 청양군 대치면 작천리의 '까치내', 서울시 은평구 불광동의 불광천의 다른 이름인 '까치내', 제천시 봉양면 천남리의 '까치섬(烏鵲島)', 음성군 음성읍 평곡리의 '까치섬(鵲島)', 경기도 부평시 작동의 '까치산, 까치울, 까치말' 등이 모두 작은 형태나 작은 규모의 내(川), 섬, 산, 마을을 가리키는 말로 보는 것이 가장 타당할 것이다.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