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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5.11.01 17:48:44
  • 최종수정2015.11.01 17:49:49

이상준

전 음성교육장·수필가

청주시 가경동 시외터미널 인근에 발산 공원이 있는데 이곳을 예전에 발산리라고 불렀고, 인근에 발산저수지가 있었다, 그리고 청주시 상당구 사천동의 발산리(鉢山里)를 비롯하여 전국적으로 발산리라는 지명이 많이 존재한다. 이러한 지명에 대하여 주민들은 한자 표기의 뜻에 현혹되어 엉뚱한 해석을 하는 경우가 많다. '발(鉢)'이 중이 먹는 밥그릇이라는 의미의 바랑이므로 지형이 바랑처럼 생겼다거나, 바랑이 스님들이 사용하는 물건이므로 주변에 발산사(鉢山寺)라는 절이 있었던 것으로 유추(청주시 사천동 발산리)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바랑골, 바랑미'라는 지명을 한자로 표기할 때 바랑을 '발(鉢)'로 표기한 것이 대부분이지만 음의 유사함으로 인하여 바람(風), 벼락(雷)으로 표기하기도 하였다.

원래 바랑은 벼랑에서 나온 말로서 낭떠러지, 경사가 심한 지형인 비알, 벼랑을 가리키는 말이다. 청주시 내수읍 비상리에 있는 바랑골, 세종시 부용면 문곡리에 있는 바랑골, 청주시 미원면 금관리 바랑골, 등이 이에 속한다고 할 수 있는데 이곳 주민들이 '지형이 바랑처럼 생겨서 바랑골이라고 한다'는 것으로 보아 벼랑의 의미가 바랑으로 소리가 변하면서 자연스럽게 중의 밥그릇을 의미하는 바랑으로 해석하여 한자로는 발산(鉢山)으로 표기하게 된 것이다.

청주시 내수읍 도원리의 '벼락산'의 경우는 주민들이 벼락이 쳐서 산이 갈라져서 벼락산이라고 한다고 하지만 벼랑의 지형으로 보아 산의 한쪽이 벼랑처럼 경사가 심하므로 벼랑산이 원래 지명일 것이며 내수읍 비중리의 벼락바위와 기암리의 벼락바위, 옥산면 동림리의 벼락바위, 내수읍 형동리의 베락바위도 벼락맞은 바위라고 하지만 역시 한쪽의 경사가 심한 벼랑바위임이 분명할 것이다. 또한 오창읍 성재리의 벼락고개도 벼랑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벼랑이 벼락으로 불리는 지명은 이밖에도 많이 있다. 오창읍 송대리에는 벼락맞은 바위라는 벼락바위가 있는데 벼락바위가 있는 산을 벼락바위산이라고 하고 벼락바위 옆에 있는 들을 비렁물들이라고 하는데 벼락이 비렁으로도 불리움을 알 수 있으며 오창읍 가곡리의 비룡산과 기암리의 비룡산은 산의 지형이 비룡승천형(飛龍昇天形)이라 하지만 지명을 좋은 의미로 해석하고자 하는 견강부회일 수밖에 없으며 역시 산의 지형이 벼랑을 이루는 벼랑산이 원래의 지명일 것이다.

이와같이 지명에서 벼랑의 변화를 음운학적으로 살펴보면 벼랑의 고어인 '벼?'가 모음이 축약되어 '별'로(星의 의미로 유추하는 계기가 됨)과 모음이 ㅜ로 바뀌면서 '벼루'로(벼루는 硯과 혼동하여 엉뚱한 표기를 낳게 됨), '벼루'가 '비리 → 비루 →베루 →베레' , '비알'이 '바랑→비랭이 →빙에→빙이'로 그리고 '비렁뱅이'로까지 변화를 하게 되는 것이다.

전국의 지명에서 살펴 보면 바랑골(鉢山里, 경기 파주, 경북 안동, 강원 양구, 증평 도안, 청주 가경, 청주 내수, 세종 부용, 청주 미원, 보은 삼승, 음성 소이 충도, 음성 금왕 육령, 음성 원남 마송, 음성 원남 주봉 등에서 바랑처럼 생긴 골짜기로 해석), '바랑산, 바래미, 발산(鉢山)'(음성 맹동 쌍정, 음성 금왕 무극, - 바랑처럼 생긴 산), '바랑골, 바리골, 족지곡'(足芝谷-옥녀의 족집게에 해당하는 지형이라고 함, 음성읍 소여리), '바랑골, 파랑곡, 파랑리'(단양 적성 파랑리)등이 있으며 증평군 도안면 석곡리의 반용골(蟠龍골)은 바람골이라 하여 풍동(風洞)이라고도 하는데 이곳이 바람이 많이 불어서 바람골이라고 했다고 전해지나 특별히 바람이 많이 분다고 볼 수는 없고 바람이 부는 골이라면 풍동이라는 이름만 전해질 터인데 '반용골'이라는 이름으로 변화된 것은 원이름이 '바람골'이 아니었을 것이다. 주민들 사이에 '바랑골'이라 부르기도 하는 것으로 보아 '벼랑'을 어원으로 하는 '벼랑골'이 '바랑골'로 그리고 '바랑골'이 '바람골'과 '반용골'로 변해간 것으로 추측이 된다.

또한 제천 청풍의 비봉산(飛鳳山)도 주민들에게는 '비알산'으로 전해오는 것으로 보아 벼랑산(벼랑이 있는 산)에서 음운이 변화되어 한자로 표기할 때 좋은 의미를 담아 표기된 것으로 짐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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