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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5.01.07 13:01:41
  • 최종수정2015.01.07 13:01:41

이상준

음성교육지원청 교육장·수필가

프란체스카 교황이 다녀가신 음성의 꽃동네는 우리 나라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알려진 명소가 되었다.

원래 음성지역은 전통과 옛말이 잘 보존되어 있고 위치적으로 우리나라의 중심에 있어 지방 사투리가 심하지 않고 전국의 어느 지방 사람이나 어렵지 않게 알아들을 수가 있기 때문에 음성지역의 언어가 바로 우리나라 중앙어로 가장 적합하다고 한다. 그래서 학자들간에는 우리나라의 표준말은 서울 사투리로 하기보다는 음성지역의 말로 해야 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이고, 언어 연구의 적합한 지역으로 회자되어 왔다. 그런데 다른 한편으로 보면 예로부터 교통이 불편하여 사회의 변화에 뒤쳐짐으로써 '음성'이라고 하면 서울 사람들이 보기에 '알려지지 않은 먼 시골'의 대명사로 불리어 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오늘날 고속도로가 교차하는 교통의 요지가 되면서 농공단지가 조성되어 농업과 함께 공업이 크게 발전하게 되었다.

'음성(陰城)'의 이름이 생긴 것은 신라가 문무왕 8년(668)에 삼국통일을 이룩하고 경덕왕 16년(757) 12월에 신라 전국에 9주를 두고 군현(郡縣)의 명칭을 고칠 때 '잉홀(仍忽)'을 '음성(陰城')으로 고쳤다고 전한다. 이당시 전국의 땅이름이 순수한 우리말로 되어 있어 속되고 방언이 섞인 것을 부끄럽게 생각하여 아름다운 이름으로 고치고자 한자음으로 표기하였다고 한다.

그런데 음성(陰城)의 '음(陰)'이 '그늘'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보니 '양지(陽地)'의 상대적인 '음지(陰地)'가 연상되어 이미지가 별로 좋지 않으므로 음성의 다른 이름인 '설성(雪城)'을 선호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오늘날 타지역 사람들에게 음성을 아느냐고 물어보면 '아! 꽃동네가 있는 곳'이라고 맞장구를 치며 모르는 사람이 없는 유명 지역이 되었다.

이제 꽃동네는 음성을 대표하는 이름을 벗어나 충북을 대표하고 한국의 위상을 높이는 이름으로까지 되었다. 그러면 '음(陰)'의 부정적 이미지를 상쇄하고도 남는 '꽃'이라는 말은 어디에서 나온 것일까·

꽃동네를 가려면 '꽃네미'라는 큰 고개를 넘어가야 하는데 꽃동네가 있는 위치에는 예로부터 '꽃님이'라는 동네가 있어 자연스럽게 시설의 이름을 '꽃동네'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꽃님이'라는 마을은 '꽃네미'라는 고개 아래에 있어 생긴 이름이지만 '꽃네미'라는 말은 어디서 연유하는 것일까·

'꽃네미'는 원래 '곶너미'를 말하며 여기에서 '곶'이란 '평지에서 솟아나온 언덕'이라는 의미이고 '너미'란 '넘다'라는 말에서 온 것으로 '고개'라는 말보다 먼저 쓰인 아름답고 순수한 우리말이다. 높은 곳을 넘어가는 지형을 가리키는 말은 한자가 사용되면서 '치(峙), 현(峴), 령(嶺)' 등의 한자어가 사용되었지만 순수한 우리말로 '고개'란 말과 '티', '잣', '재' 가 있는데 더 오래전에 쓰이던 말로 지명에서 '너미'란 흔적을 찾아볼 수가 있다.

지명에서 '너미'는 단독으로 쓰이거나 '고개', '재'라는 말이 혼용되고 있는데

'장네미, 장고개'(제천 봉양 왕암), '박달너미고개, 박달재'(제천 봉양 연박), '배너미재'(괴산 연풍), '곰네미골'(괴산 청천 화양), 등의 예로 보아 '너미'가 '고개'와 같은 의미로 혼용되거나 한자로 '월(越)'로 표기되는 등 '넘다'의 의미임을 나타내고 있어 '너미'가 '고개'의 의미임을 확인할 수 있겠다.

따라서 '꽃네미'는 '곶너미'에서 음운 변이된 것으로 보아 '언덕을 넘어가는 고개'라고 해석할 수가 있을 것이다. '곶'의 옛말이 '곧'이므로 단양군의 가곡과 영춘에 있는 '고드너미, 고든고개'도 한자로 '직티(直峙)'로 표기하고 있으나 역시 '곶너미'의 변형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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