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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지명산책 - 청주공항과 비상리(飛上里), 비하리(飛下里)

  • 웹출고시간2016.01.13 15:06:01
  • 최종수정2016.01.13 15:06:06

이상준

전 음성교육장·수필가

우연히 인터넷을 검색하다 보니 이미 오래전의 이야기이지만 아직도 다음과 같은 글이 떠다니고 있었다.

"충북 청주에 공항이 들어선 지 꽤 오래 되었는데, 활주로 설계를 끝내고 부지를 고르다보니 활주로 예정 지역의 양쪽 끝 마을 이름이 각각 비상리(飛上里)요, 비하리(飛下里)였다. 마치 비행기가 뜨고 내리는 걸 예견이라도 한 듯 그리 이름이 붙어 있었으니 감탄스럽지 않은가. 아득한 옛날부터 '월악산 그림자가 물에 비치는 날이 오리라'는 소문이 떠돌았으니 이 또한 놀랍고, 월악산 그림자를 물에 비출 충주댐이 들어선 곳 옛 지명이 '물막이골'이었으니 더욱더 놀랍다"라는 내용의 글을 보고 충북도민으로서 마냥 좋아할 일이 아닌 것 같아 그 진실을 파헤쳐 밝혀보고자 한다.

충북도민의 염원으로 유치에 성공한 청주공항의 건설이 확정될 무렵인 1990년대 초에 언론에서는 축하의 글과 함께 비행기가 이륙하는 방향에 '비상리(飛上里·청원군 내수읍 소재)'가 있고, 비행기가 착륙하는 방향에 '비하리(飛下里·청주시 흥덕구 비하동)'가 있는 것을 마치 우리 조상들이 비행장이 들어설 것을 예견한 것처럼 보도한 적이 있으며 지금도 많은 호사가들에게 신기하고 신비스러운 일로 회자되고 있다.

경사스러운 일에 견강부회한 것일 수도 있겠으나 두 곳은 위치로 보아도 공항과는 꽤 멀리 떨어져 있으며 두 지명의 어원을 살펴보면 비행기와는 전혀 관계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심지어는 "청주비행장이 들어선 고장의 옛날 지명이 비상리(飛上理)와 비하리(飛下理)였고 관제탑이 들어선 장소에는 관제리(管制理)라는 마을이 있었다"라고 하나 관제리는 확인할 길이 없고 공항과 멀리 떨어진 비상리에 '광재들'이라는 지명이 존재할 뿐이다.

청주공항이 있는 곳은 청주시 내수읍 입상리와 입동리 지역인데, 이 마을은 입암(立岩·선바위)의 위쪽과 동쪽이라는 위치로 만들어진 이름이다. 그곳에서 동쪽으로 6㎞정도에 있는 내수읍을 지나 또 6㎞정도를 동쪽으로 가야 비상리(飛上里)와 비중리(飛中里)라는 마을이 나타난다.

비상리(飛上里)는 본래 청주군 산외일면(山外一面변)의 지역으로써 비홍(飛鴻)의 위쪽이 되므로 위비홍 또는 상비홍(上飛鴻)이라 하였는데 1914년 행정구역 폐합에 따라 비중리(飛中里)와 저곡리의 각 일부를 병합해 비상리(飛上里)라 해서 북일면에 편입한 것이다.

비중리(飛中里)에 대한 기록을 보면 본래 청주군 산외일면(山外一面)의 지역으로써 비홍(飛鴻)의 중간이 되므로 중비홍(中飛鴻)이라 하였는데 1914년 행정구역 폐합에 따라 비하리(飛下里)와 비상리(飛上里), 저곡리, 관동리의 각 일부를 병합해 비중리라 해서 북일면에 편입되었다는 것으로 보아 과거에는 주변에 비하리(飛下里)가 존재하였음을 알 수가 있다.

내수읍의 비상리, 비중리, 비하리는 '비홍(飛鴻)'의 위, 가운데, 아래의 위치를 나타내어 이름지어졌다고 전해지며 '비홍(飛鴻)'의 의미가 '날아가는 기러기'라는 의미이므로 비행장과의 연관성을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으나 마을 이름의 연원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보는 사람도 있다.

"사실 비상, 비하라는 명칭은 예전에 비석들이 세워져 있던 비석거리의 윗마을 아랫마을이라는 뜻인데 이게 변해 돌기둥 비(碑)가 날 비(飛)로 바뀐 것, 즉 비상 비하에 대한 예언 지명은 말 지어내기 좋아하는 호사가들이 지어낸 것"라고 그럴듯하게 비판하고 있으나 비석거리가 주변에 있었는지는 확인할 수가 없다.

하여튼 현재 내수읍에 비하리(飛下里)라는 마을이 존재하지 않고 옛날의 비하리라는 곳도 비행장에서 비상리와 같은 방향(동쪽)이므로 비행기가 착륙하는 서쪽 방향에 있는 청주시 흥덕구 비하동의 비하리를 끌어들여 언급하게 된 것이다. 이 마을은 청주공항에서 남서방향으로 8㎞정도 떨어져 있으며 전해오는 옛 지명은 '피아리'였는데 한자로 표기하면서 비하리(飛下里)가 되었다고 한다.

옛날 우리 조상들의 주식이었던 피(조)와 관련하여 전국에 산재해 있는 지명을 볼 때 '피아리'는 '피밭리, 피밭골'에서 변이된 것으로 이곳 비하동이 미래의 공항이 들어설 것을 예견했다고 말하는 것은 지나친 해석이라고 밖에는 설명하기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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