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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지명산책 - 인류 최초의 쌀 재배지인 소로리(小魯里)

  • 웹출고시간2018.03.28 13:03:32
  • 최종수정2018.04.17 10:58:01

이상준

전 음성교육장, 수필가

청주시 흥덕구 옥산면 소로리는 본래 청주군(淸州郡) 서강외이하면(西江外二下面) 지역이었다. 1914년 일제의 행정 구역 통폐합 정책에 따라 창리(倉里)와 소로리(小魯里) 일부를 병합하여, 소로리(小魯里)라 명명하고 옥산면(玉山面)에 편입되었으며 <조선지지자료(1914년 이전)>에도 '소로(小魯)'로 기록되어있다. ·

소로리는 청주시 흥덕구 옥산면 국사리와 오창과학단지 사이에 위치한 마을로서 미호천을 바라보며 드넓은 들녘을 지닌 소로리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약 1만 5천년 전) '볍씨'가 출토된 유적지로서 의미가 깊은 마을이기도 하다.

소로리 볍씨는 충북대와 단국대 합동 발굴팀이 1997년과 2001년 오창과학산업단지 조성을 앞두고 옥산면 소로리 일대 발굴 조사를 하면서 1998년에 찾아낸 고대 벼 18톨, 유사벼 109톨을 말한다. 이때 출토된 볍씨는 서울대 방사성 탄소연대 측정과 미국 지오크론 연구실 측정에서 1만 3천~1만 5천년 전의 것으로 추정됐다. 이어 미국 애리조나대 측정에선 1만 7천년 전의 것으로 추정됐다. 학계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중국 후난성 볍씨를 넘어서는 세계 최고의 볍씨로 인증했던 것이다. 이에 청주시는 소로리 볍씨를 본 따 '생명'과 '창조'를 지역 상징으로 내세우고 있으며 시의 상징물도 씨앗 모양이다.

소로리 볍씨의 발굴은 이제까지 우리가 알고 있던 지식을 한꺼번에 뒤집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전까지는 중국 후난성 유적지 볍씨가 1만 2천년 전의 것으로 인류 최초라고 알려져 왔으며 소로리의 구석기 유적지에서 재배 벼가 발견된 흥미로운 사실은 벼농사가 중국 양쯔강 유역에서 발원해서 아시아로 퍼졌다는 기존의 경로설을 뒤집었으며 이미 1만 5천년 전에 한반도에 농경사회가 정착되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소로리 볍씨는 지난 2003년 10월 영국 BBC가 '중국 후난성 출토 볍씨보다 약 4천년이 앞선다'고 소개했고, 2004년 1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세계 문화유산회의에서 세계 문화유산으로서의 등재가치가 충분하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으며, 4년마다 개정판을 발간하는 세계적인 고고학개론서인 '고고학(Archaeology)'에는 2004년 이전에는 BC 9천000년쯤 중국 후난성에서 출토된 볍씨를 쌀의 기원으로 기술했지만 최신 개정판에서는 쌀의 기원지를 한국으로, 연대는 BC 1만3천000년 전으로 바꿨다. 고고학자 '콜린 렌프류'와 '폴 반'이 공동 저술한 이 책은 2016년 7판까지 출간됐다. 국내에는 '현대 고고학의 이해'라는 이름으로 번역 출간됐고,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고고학 입문서로 알려져 있다.

청주시가 260억 원을 들여 조성한 오창 미래지(米來池) 농촌테마공원이 오창읍 용두리와 성산리 오창저수지 일원 39만 7천243㎡ 부지에 조성하여 2015년 10월에 준공하였는데 이곳에서는 해마다 청원생명축제가 열리고 있다. 이 공원은 농특산물체험관, 연꽃습지원, 벼 전시체험관, 쌀 주제 체험장, 벼 미로 숲 등을 갖춘 농촌테마공원으로서 세계 최고(最古)의 볍씨인 소로리 볍씨가 출토된 곳에 만들어진 농촌테마공원이어서 그 의미가 크다.

현재 소로리에는 마을회관이 있는 '벌뜸'을 비롯하여 1, 2리 모든 자연마을을 통틀어 '소로(小魯)라고 하는데, 두 가지 지명 전설이 전해진다.

어느 날 세조(世祖)가 속리산을 거쳐 온양 온천으로 가는 길에 이곳을 지나게 되었다. 때마침 마을에서 글 읽는 소리가 나는 것을 듣고 공자(孔子)가 태어난 노나라(魯)와 비슷하다고 해서 '소로(小魯)'란 이름을 하사했다고 한다.

또 다른 전설은 조선 선조(宣祖) 때 학자 토정(土亭) 이지함(李之·: 1517~1578)이 이곳을 지나가다가 강 건너 산에서 이 마을을 보고 '등동산이망견소로(登東山而望見小魯)' 라는 공자 말씀을 인용하여 쓴 글에 '소로(小魯)'라는 구절로 표현했다고 하여 '소로(小魯)'라는 지명을 얻게 되었다고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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