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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6.02.03 17:42:23
  • 최종수정2016.02.03 17:42:30

이상준

전 음성교육장 수필가

오래 전 제천 청풍에 근무하던 시절에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청풍면 월굴리에 사는 사람이 버스를 타고 가다가 옆에 앉아 있는 사람과 대화를 나누게 되었다고 한다. "어디에 사는 분이슈?" 하고 먼저 물어보았더니 "나요? 대가리삽니다"라고 대답을 하더란다. 초면에 사람을 놀린다는 생각이 들고 기분이 상당히 불쾌했지만 그래도 그런 마을이 어딘가 있겠지 라고 생각하며 참고 있는데 그 사람이 인사차 "그러면 당신은 어디에서 오셨수?" 하고 되물었다. 그래도 정중하게 "나는 월굴리에서 왔소"라고 대답을 하자마자 그 사람이 갑자기 삿대질을 하며 "왜 사람을 놀리느냐?"하고 소리를 지르니 "나는 정중하게 사실을 이야기했는데 왜 초면에 먼저 사람을 놀리느냐?"하며 싸움이 붙어 옥신각신하는데 주변사람들이 단양에는 대가리가 있고 청풍에는 월굴리가 진짜로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서야 서로 오해했음을 인정하고 사과했다고 한다.

단양군 적성면 대가리는 연예인 장근석의 고향이기도 하여 언론에 소개되기도 하였으며 음으로만 보면 마치 사람의 머리를 저속하게 부르는 것처럼 들려 어색하기도 하지만 한자로 '大加'로 표기하여 '큰 것을 더한다'는 의미이니 더 이상 좋을 수가 없는 것이다.

이 마을 이름의 유래는 지형이 큰 가락처럼 생겼으므로 '한가래기'라고 불리어 왔다고 전해지는데 이를 한자로 표기하면서 '한'은 '크다'는 의미이므로 '大'로 표기하였으나 '가래기'의 의미를 몰라서 '加'로 표기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가래기'의 의미는 잃었으나 '가리'로 표기한 것은 우연히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가래기' 이전에 '가리'라 하던 흔적이 남아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즉 '한가리'가 '한가래기'로 변이된 것이다. 이렇게 볼 때 '가리'는 전국의 지명에 많이 분포되어있는 '삼가리, 내가름, 가래실, 거문거리' 등에 나타나는 '가리, 가라, 가름, 거리, 거름' 으로서 '갈라지는 지형'을 의미하는 것으로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한가래기, 한가리는 큰 갈림길 또는 크게 갈라지는 지형이라는 의미이며 '거문거리(크게 갈라지는 길)'와 같은 의미인 것이다.

평안남도 대동군 마산리 성태산 남쪽에 대가동(大駕洞)이라는 마을이 있다고 하는데 임진왜란 때 왕이 타고 다니는 가마를 세워 놓았다 하여 대가동이라 하였다고 전해진다. 아마도 한자의 훈을 가지고 만들어낸 이야기로 보이며 아마도 큰 갈림길이라는 의미의 대가리가 그 뿌리일 것이다.

제천시 청풍면 월굴리(月窟里)는 중심 마을인 송내(일명 송천) 북쪽에 있는 법개의 지형이 달 모양이고 마을 입구에 동굴이 있어 '달 월(月)'자와 '굴 굴(窟)'자를 써서 월굴리라 하였다고 전해 온다

마을에는 반달 모양의 달봉산이 솟아 있는데 개울 양옆으로 많은 골짜기들이 마치 뱀이 구불구불 기어가는 듯한 형상을 하고 있으며 KBS 1 방송의 '6시내고향' 프로그램에 방영되기도 하였다.

충남 홍성군 금마면 월암리(月岩里)의 월굴리, 충북 진천군 광혜원면 월성리의 '월굴리'를 보면 모두가 인근에 달(月) 모양의 지형과 연관짓고 있는 것을 볼 수가 있다. 지명에서 '달'이 많이 쓰이고 있는데 오랜 세월이 지나면서 그 의미를 잃음으로써 '달(月), 다리(橋)'의 의미로 해석하고 있는 곳이 많으며 지명에서 그 빈도가 많다는 것은 우리 생활에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는 지형을 가리키는 말일 것이다. 문헌에 보면 '땅', '들(野)'이라는 의미로 쓰이던 '달'이라는 고어가 있었으며 '양달, 응달' 등의 말에 그 흔적이 남아 있다. 실제로 지명에서 '달'로 불리는 곳이 '들'을 가리키고 있는 예가 많이 보이므로 제천시 금성면 대장리의 월곡(다락리), 청주시 강내면 다락골(다락리), 다리울, 드리울(월탄), 월곡리(다름뱅이) 등은 지명에서 '달'이 변이되어 사용되는 예라고 하겠다.

'월굴'의 '굴'은 '동굴(窟)'로 보아 굴(窟)이 있는 지형이라고 이야기하지만 사실은 골짜기라는 의미의 '골'의 원형이 '구렁, 굴'이어서 '달골', '달굴'을 구분하지 않고 부르던 것이 혼란을 주게 된 것으로 짐작이 된다. 이렇게 본다면 월굴리는 '들골→달골(달굴)→월골(월굴)'로 음운 변이가 이루어진 것으로서 '들이 있는 골짜기, 들 주변에 있는 마을'이라는 의미인 것이다.

따라서 단양의 대가리와 제천 청풍의 월굴리의 지명이 조상들의 생활 모습과 얼을 간직하고 있는 소중한 이름임을 생각하면서 마을에 대한 애향심과 자부심을 높이는 계기가 되기를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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