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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7.03.08 14:10:28
  • 최종수정2017.03.08 14:10:28

이상준

전 음성교육장·수필가

충주의 계명산(鷄鳴山)은 안림동과 용탄동, 종민동 사이에 있으며 다음과 같은 전설이 전해 온다.

"백제시대에 마고성주의 왕족이 예성(蘂城) 내관에 왕복하던 중 길바닥에 지네가 우글거려 길이 막히자 지네를 모두 잡으라는 영을 내렸으나 근절되지 않으므로 신산에게 기도를 하게 되었다. 꿈에 용두백발(龍頭白髮)의 한 노승이 나타나 '닭을 기르면 없어진다'고 하므로 닭을 기르니 지네가 과연 없어졌다. 그후 다시 지네가 들끓을까 염려하여 산이름을 계족산(鷄足山)이라 하였다"

또한 이 산의 이름을 오동나무가 많다 하여 오동산, 돌로 쌓은 성이 있다하여 등악성, 등악산, 심항산봉수(心項山烽燧)가 있다 하여 심항산(心項山), 그밖에 광명산(光明山) 등으로 불리기도 하며, 이 산이 충주의 주산이 되는데 이 산으로 인하여 읍내 부자들이 자꾸 망하므로 객망산(客亡山)이라고 부르다가 의미가 좋지 않다 하여 1958년 8월 18일 계명산(鷄鳴山)으로 개칭하였다고 한다.

대전광역시에도 대덕구와 동구에 걸쳐 있는 산을 계족산(鷄足山)이라 하는데 산줄기가 닭발처럼 퍼져 나갔다 하여 계족산(鷄足山)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하나 실제 산이름을 분석해보면 계족산은 '닭발산'이라는 지명을 한자화한 것인데 '닭발산'은 '닭(달기)+발+산'으로 구성되고 그 안에 있는 '발'이라는 말은 높은 곳을 뜻하는 고유어의 하나로서 "받"이라는 말이 변화한 것이다. 이마로 공격하는 것을 박치기라고 하고, 그렇게 공격하는 것을 일컬어 "들이받다"라고 하는 것처럼 '박'은 '받'이 변화한 말 중의 하나로 머리를 뜻하는 말이며 지형에서는 높은 곳 즉 '산'을 뜻하는 말이다.

따라서 계족산이라는 지명은 결국 산을 뜻하는 달기와 발이라는 말이 중첩되어 사용된 지명으로 '산(山)+산(山)+산(山)'의 구조인 것이다. 계룡산, 계명산, 계족산, 계원봉 등에서 '계(鷄)는 모두 '달기'를 한자로 표기한 것이며 계명산에 '명(鳴)'이 들어간 것은 닭의 울음이 새벽을 알리는 힘찬 출발과 희망을 의미하므로 지명에서 좋은 의미를 만들기 위하여 첨가한 말로 볼 수가 있다.

경상북도 안동시 길안면 고란리의 계명산, 경상남도 양산시 동면 사송리의 계명산 등 전국에 계명산이라는 지명이 많이 있다는 것은 이를 뒷받침 해주는 것이다.

또한 지명에서 '달'을 '월(月)'로 표기하고 있는 곳도 많이 볼 수가 있는데 특히 월출산, 월악산, 월아산, 월봉산 등에서처럼 산이름에 들어있는 '월(月)'은 대부분 하늘에 떠있는 달을 의미하는 한자가 아니라 산을 의미하는 고유어 달을 표기하고자 쓰인 한자인 것이다.

영암아리랑 중에 나오는 "달이 뜬다, 달이 뜬다…"라는 가사는 월출산(月出山)이라는 산이름의 글자 뜻만 가지고 지어낸 것이라고 생각된다. 아마도 월출산 줄기에 있는 달기봉이 옛 이름을 간직한 채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이며 이의 한자 표기가 월출산(月出山)이 된 것으로 추측이 된다.

충주의 월악산(月岳山)에는 다음과 같은 전설이 전해온다.

"옛날 한성에 월향이가 살았는데 병에 걸려 죽을 날만 기다리는 처지가 되었다. 평소에 유람을 좋아하여 죽기 전에 팔도의 비경, 절경을 유람하기로 하였다. 충주에 들러 절경으로 이름난 산을 오르는데 가도 가도 끝이 없어 너무 힘들고 지쳐서 그만 악소리가 절로 나왔다. 이렇게 땀을 흠뻑 쏟았더니 병이 절로 나아서 건강을 되찾았다고 한다. 그래서 한성의 월향이가 악 소리를 내며 넘은 산이라 해서 월악산이 되었다고 한다."

또한 월악산은 달이 뜨면 영봉에 걸린다 하여 '월악'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하며 삼국시대에는 월형산(月兄山)이라 일컬어졌고, 후백제의 견훤(甄萱)이 이곳에 궁궐을 지으려다 무산되어 와락산이라고 하였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이처럼 지명의 유래에서도 '달'과의 연관성을 찾아볼 수가 있듯이 월악산의 원이름은 '달기봉, 달기미'이었는데 이를 한자 표기할 때 '달'은 훈을, '기'는 음을 표기하여 '月只山(월지산)'이 되었다가 '지(只)'를 '형(兄)으로 오인하여 월형산(月兄山)이 된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을 해본다.

이와 같이 지명에서의 '달'은 '크다, 높다'의 의미인데도 '월(月)'로 표기가 되어 달과 관련된 전설을 만들어 내게 되었으며, 또한 '달'이 '기'와 결합하여 '우뚝 솟은 산'의 의미로 쓰이다 보니 닭을 표현하던 '달기'로 인식하여 '계(鷄)'자가 붙어 쓰이는 산이름들이 나타나게 되어 '닭'과 관련된 유래와 전설이 만들어지게 됨으로써 지명의 유래를 찾는데 많은 혼란을 일으키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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