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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국

전 충주중교장

역사적으로 동서고금이 교육을 중시한 것은 불문가지다.

우리국민 정서에서는 스승의 그림자도 안 밟는다고도 했고, 군사부일체란 말도 있다. 한 발 더 나아가 교육을 가리켜 백년지대계라고도 했다.

우리 고유정서에서 '선생님'이란 호칭보다 더 존귀하고 지체 높은 호칭도 그리 흔치 않다고 본다. 심지어 옛날 삼대정승을 지낸 분일지라도 학문과 덕망이 드높았던 분에게는 그의 벼슬 호칭을 차치하고 존함 뒤에 반드시 '선생'이란 호칭을 붙여 일컬었다. 즉, 당대에 사회적 문화적으로 그 시대의 정신적 지주역할을 좌우했기에 진정 '선생'의 극존칭으로 떠받들었던 것이다.

우리의 자녀들은 분명 금지옥엽과 같은 존재다. 그들을 맡아 지도하고 있는 교원을 천박하게 대한다면 이미 한참 잘못된 일이 된다. 어찌 내 존귀한 자녀들을 천박한 이에게 맡겨서야 되나? 굳이 첨언해본다면 교원을 위해 존중하라는 말이 아니고, 내 자녀를 존귀한 사람으로 교육하기 위해 우리 자녀들을 맡고 있는 교원들을 존중해야 한다는 말이다.

필자가 평생을 걸어오며 정부와 사회로부터 받아왔던 과거사를 열거해보면 교원의 길을 걷는 사범학교는 입학 때부터 전액 국비로 지원을 받았다. 따라서 가난했던 그 시절 국립 사범학교는 최고의 선망대상이었다. 뿐만이 아니라 교복을 자랑스럽게 입고 다니면 고령의 어르신들조차 '선생님 되실 학생이시군요'하는 존댓말과 인사까지 건넸었다. 그러니 사범학교 학생들이 어찌 모범된 언행을 하지 않을 수 있었겠나?

지금 돌이켜보면 겨우 스무 살에 교사로 부임했으니 얼마나 학생들을 잘 지도했을까 의구심도 든다만 사실 그 당시 사명감은 결코 어느 누구에게도 뒤질 수 없었던 것 같다. 어찌 보면 어렸기 때문에 사관생도마냥 오직 앞만 보고 열성을 다했지 않았나· 자위가 앞선다.

첫 봉급이 또렷이 기억된다. 60년대 초반 4천850원을 받았다. 처음 받아보는 월급이었기에 감개무량할 따름 다소는 전혀 생각조차 안했다. 아무튼 부모님 생계에 보태며 72년을 맞아 대통령의 특별한 교원 우대책에 의해 무려 두 배 가깝게 올려준 급여에 교원들의 사기가 충천할 정도였다.

필자 역시 평생 교사로 살아가리라 다짐했었다. 원체 교감 승진은 고작 6%내외니까 제자 교육에 전념하리라 마음을 다잡는 게 교사들의 평상심이라 해도 과언은 아닐 성싶다.

한때 공식적 행사에 교원들을 우대하는 차원에서 좌석배치를 우선하라는 정부의 공문이 내려졌던 시절도 있었다. 상석에 앉는다고 무엇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일시적일지라도 정치권에서도 나름 뭔가 생각은 있었나보다.

과거 각 기관의 직인 크기가 각각이었던 시절이 있었다. 교장 직인이 유별나게 컸다. 직인이 크다고 교장이 특별한 권한을 부렸다는 말은 들어 본 적 없다. 그러나 법령으로 정해진 규정에는 뭔가 명예가 내재됐던 것 같다.

시류에 따라 학생들의 진학 때 선교 선과 성향은 직종별 연봉과 승진에 대한 매력이 좌우한다. 작금의 현상에서 분명한 것은 사범계 선호도가 과거에 비해 무척 낮아졌다는 점이다. 단언컨대 교원의 길이 학생들 눈에도 매력이 적다는 반증임은 두말 할 나위가 없다. 전망이 적은 직종에 우수자들이 그저 오기만을 기다린다면 크나큰 오산일 수밖에 없다.

교원들의 생명과 같은 명예를 지켜주는 풍조가 아쉽다. 명예를 지켜주기는커녕 교원들이 동네북이 된지 오래인 것 같아 너무나 안타깝다. 무엇보다 정치권이 교육계를 재단한다는 것부터 자성해야 교육이 바로 설 수 있다. 무력하다고 말 없다고 흔들어대면서 후손들 교육을 들먹여서야 되나·

옛 선현들께서 '스승의 그림자도 안 밟는다.'고 한 고언을 짐짓 되뇌어보며 교원들에게 생명과 같은 명예를 지켜주는 풍토조성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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