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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국

전 충주중 교장

지난겨울 쯤 방송에서 산자락 마을에 사는 어느 분이 눈 덮인 겨울에 먹이를 찾는 새들에게 먹이를 주는 장면이 나왔었다. 그 분은 얼마 동안 새들과 친숙해졌었던지 그분의 손바닥에 새들이 날아와 낟알을 쪼아 먹는 광경은 시청자들 모두를 감동케 하고도 남음이 있었다.

유사한 사례로 어느 분은 심지어 자신의 입에 물고 있는 낟알을 새들이 받아먹는 기인한 모습도 있었다.

필자의 집에 비교적 큰 나무 몇 그루가 있어 도심지에 위치해 있지만 늘 새들이 모여와 놀곤 한다. 눈이 내리면 먹이 찾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염려한 나머지 앞 베란다에 즐비하게 놓여 있는 분재들 사이 공간에 눈을 헤치고 먹잇감을 주어왔더니 서너 종류의 새들이 날아와 먹이를 먹곤 해왔다. 뒤울안 나무와 건물이 어우러진 곳에도 새 먹이를 자주 놓아두었더니 똑같은 일이 목격됐다. 물론 처음엔 경계하느라 먹이를 냉큼 먹지 않더니 며칠이 지난 후 드디어 먹이를 먹기 시작했다. 그리고 한두 마리가 오더니 점차 새들 숫자가 늘어났다.

새들끼리도 인간이 알 수 없는 대화를 하나· 개체 수가 늘고 있는 걸보면 분명 새들 간에 정보를 알려줬기 때문일 것 같다.

새들이 날아와 먹이를 쪼아 먹는 모습을 보면서 필자는 마음속으로 이런 말을 전하고 싶어 날마다 자주 새들이 보는 중에 "나는 너희들을 해롭게 하지 않는 사람이란다. 이것 봐라. 오늘도 너희들 먹이를 주고 있잖니. 맛있게 많이 먹어라. 참 예쁘기도 하지/" 나 역시 말로 한 것은 아니고 그저 마음속으로 그런 뜻을 전하려고 무던 애를 썼을 뿐이다.

얼마 후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다. 때로 내가 나가 있어도 새들은 경계를 하면서도 날아가지 않는다. 다만 그것도 내가 움직이기라도 할 땐 이내 후루룩 날아가 버리기도 하더니 점차 경계심이 줄어들었던지, 내가 바라는 마음을 알기라도 한 것처럼 나를 의식하는 점이 날로 덜해졌고, 찾아오는 새들은 눈에 보이게 하나둘 늘어났다.

반면 녀석들 때문에 골치 아픈 일이 생겼다. 새똥이 베란다 경계 벽에나 바닥에 너부러졌다. 아내가 자주 청소하려고 하는 걸, 나는 새들이 편안한 마음으로 먹이를 먹을 수 있게 그냥 두면 눈비가 올 때 자연스레 청소가 되리라고 만류했다. 아무튼 우리 집엔 사시사철 새들의 놀이터가 된 셈이다.

2년 전 새 차를 구입했는데, 서울 친구가 내려와 내 차를 이용했다. 친구는 차량이 참 좋다며 떠날 때 내 차에게 '수고 많이 했네.'라고 차량을 손으로 보듬는다. 그러면서 차량을 이용한 후 꼭 그런 말이라도 건네란다.

미물들도 감으로 어느 정도 인지한다는 건 의심할 여지가 없겠다. 심지어 일상생활에서 활용하고 있는 각종도구나 옷가지들까지, 우리는 수많은 이용물들에게 실제 얼마나 고마움을 느끼고 그런 마음을 건네고 있을까.

생활 주변에서 만나고 목격하는 매사에 고마운 마음을 갖는다면 그는 이미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 것이 된다. 더군다나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간을 대함에 있어 허투루 얕잡아 보거나 감사를 저버린다면 상대가 불행해 지는 게 아니라, 나 자신이 더 비참해 진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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