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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2.08.01 15:35:29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정태국

전 충주중 교장

'한 살 차이에도 세대차가 난다.'는 우스갯말이 세상을 떠돌고 있다.

우리의 과거가 너무나 가난했기에 굶기를 밥 먹 듯 했다는 말을 요즈음 청소년들에게 들려줬더니 '쌀이 없으면 가게에 가서 라면 사다 먹으면 되잖느냐·'고 하더란다.

검정 고무신 한 켤레를 얻어 신으면 고무신이 닳을까봐 아무도 보지 않는 산모롱이를 걸을 때면 검정고무신을 벗어 손에 들고 걷기도 했다고 처절했던 가난을 들려줄 참엔 청소년들의 즉각적 답변이 '우리도 그렇게 가난하게 살란 말이냐·'고 한단다.

여기에서 꼭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말은 자칫 청소년들의 잘못된 인식을 그냥 넘겨서는 안 된다. 즉, 과거를 강요하기 위한 이야기가 아니라 과거를 직시할 줄 알아야 오늘의 행복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점을 반드시 강조해 줘야 한다는 걸 잊어서는 안 되리라.

초등학교 교단에 평생을 몸담아온 친구의 뼈아픈 사례 한 가지를 오랜 동안 기억하고 있는데 바로 이 사례를 모두가 기억하여야 한다는 생각이다.

친구가 교사시절 어느 두메산골 학교에서 육상선수를 지도하고 있었단다. 군내 선수로 선발돼 도 대회에 출전하게 됐단다. 소규모 학교다보니 선수 한 사람만 데리고 도 대회에 출전했다는데 마침 오후 시간이 시합시간이라 점심기간이 됐더란다. 선수관리 차원에서 인솔교사로서는 보다 맛있고 경기에 도움이 될 성싶어 비교적 비싼 돈을 들여 고기를 많이 넣은 특별 식사를 주문했단다. 음식점 주인도 마음먹고 음식을 가져왔는데 5학년이었던 학생은 아예 먹을 생각도 않고 우두커니 음식을 쳐다보고만 있더란다. 먹지 않는 이유를 물어보니 냄새도 싫고 고기를 전혀 먹을 수 없다고 하더란다.

시합을 앞두고 보통 문제가 아니란 생각에 황급히 중국음식점으로 가서 이번에는 아이들이 좋아할 짜장면 곱빼기를 시켜줬다는데 이 역시 고개를 좌우로 흔들더란다. 그제야 학생에게 먹고 싶은 걸 물어보았다는데 학생은 '라면'을 먹겠다고 했단다. 결국 라면 한 그릇을 아주 맛있게 먹고 경기에 나갔었단다.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먹는다.'고 한 우리 속담이 떠오르는 대목이다.

우리의 가난이 얼마나 심했으면 고기를 먹어본 일조차 없었을까 싶다만 그리 오래된 이야기가 아니라 약 30년 안팎의 일이다보니 한편 서글픈 생각도 듬직하다. 두메산골 농촌에서는 '80년대 초반까지도 가난을 벗어날 수 없었던 것이다. 물론 지금 이 시간에도 당장 조석끼니를 걱정해야 하는 사람들도 없지 않다는 걸 간과해서는 안 될 일이다.

더군다나 산골에서 짜장면은 구경조차 못한 처지로 결국 그 학생에게는 라면이 특별 식이었던 셈이다.

음식이야기가 나왔으니 한 가지 반드시 짚고 가야하겠다. 사실상 근간 우리음식들이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주목을 받고 있다. 웰 빙 음식이란 말을 앞세워 각종 한류를 타고 서구식 음식보다 건강식품으로 주목 받고 있다니 세상에 영원히 절대적인 건 없나보다.

근간 우리의 근대사를 두고 비판도 못되는 지나치게 편협한 비난이 끊이지 않고 있다. 당시의 시대적 배경은 아랑곳 하지 않은 채 현실의 시각으로 왈가왈부 한다는 건 또 다른 우를 범하게 되리라.

후손들에게 역사를 전수하는 근간은 민족의 미래를 더욱 발전시켜 나가자는 게 목적이어야 한다. 물론 잘못된 점도 간과하거나 덮어버려서는 결코 발전은 기대하기 어렵겠다. 다만 좀 더 긍정적 측면에서 좋은 점을 더 많이 배우게 하는 것은 우리 민족의 향배를 제시하는 것과 다르지 않으리라.

다시 말해 나쁜 역사를 지나치게 부각시킨다면 하지 말아야 한다는 부정적인 걸 강조할 뿐이겠으니 기왕이면 가능한 한 우리 민족과 국가를 더욱 빛나게 한 일이나 성공한 일들을 가르친다는 건 긍정적이고 진취적인 일이 될 것이니 우리민족이라면 후자를 소망하리라.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는 과거의 시대상을 간과하지 말아야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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