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정태국

전 충주중 교장

신록의 계절 5월은 가정의 달로서 여러 기념의 날이 많았다. 지난 5월18일은 성년의 날이었다. 여러 곳에서 성년식이 자못 풍성하게 이루어졌다.

인간은 자라면서 대단히 많은 계급의 게단을 밟는다. 태어나서 백일을 기념하고 돌잔치를 거쳐 유치원을 다니게 되면서부터 해마다 급을 달리한다. 몇 년 전 유치원에 다니던 손자가 유치원 2년차에 들면서 반 명칭이 달라진 우주 반이 되었다고 으쓱해 했던 기억이 난다. 뿐만 아니라 초등학교에 입학하자 자신도 학생이 되었다고 제법 당당하게 자랑하던 모습도 생생하다.

기성들의 눈에는 어린아이들이 늘 안쓰럽고 불완전한 모습으로만 여겨지기 일쑤지만 그들 나름대로는 육체적으로의 성장보다는 정신적으로 자존심을 위시해 일취월장 하고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될 일이다. 어른들이 지나칠 정도로 걱정이 돼 자잔 한 잔소리라도 할라치면 학년 수치를 내세우는 경우를 자주 목격하게 되는데 이점역시 어른의 눈으로만 볼 게 아니라 어린이들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고 달라졌음을 인정해주고 그에 상응한 대우를 해줘야 의젓한 정신세계로 성장토록 배려함이 되리라고 본다.

초등학교를 거쳐 중등학교로 또 대학교로, 나아가 군 입대를 위시해 사회 초년생을 발을 들여놓으면 또 수많은 계급 단계가 기다리고 있는 셈이다. 뿐만 아니라 굳이 공직이나 대기업이 아닐지라도 나이에 따른 회갑이나 정년, 경로우대 단계, 칠순을 맞으면 사회적으로 어르신이라는 호칭으로 그에 상응한 대우가 뒤따르는 것이 우리사회의 상례다.

때로 계급을 달리한다는 것은 단체를 원활하게 운용하기 위한 규율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지휘자나 경영자의 수단 방편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급별을 달리하는 요인이라면 사람마다 자기의 위상에 따라 적의한 구실을 다하게 하는 자극제로서의 역할이 가장 큰 의미가 아닐까 생각한다. 이를테면 중학생이 초등학생 앞에서는 자연 자신의 위상쯤은 한 번 더 생각하게 될 것이고, 기업의 과장이 사원 앞에서 체면을 간과할 수 없으리라. 그만큼 급을 달리하면 어느 누구라도 생각이 바뀔 수밖에 없는 것이다.

성년의 날을 두고 기려온 것 역시 우리민족의 오래된 전통의식의 하나로서 그만큼 뛰어난 우리 선조들의 지혜가 빚어낸 행사임을 잊지 말아야 하겠다. 나이를 먹었다고 무조건 대우만 해주자는 건 아니리라. 당신도 어른이 되었으니 그에 상응한 도리를 다하라는 인간사회의 지엄한 명령임을 뇌리에 각인해 두어야 할 것이다.

인간보다 변화를 추구하는 동물도 흔치 않으리라. 하지만 인간은 때로 어느 시점에 안주하려는 구태도 지닌 지극히 이중적인 점도 없지 않다. 오죽하면 '철들자 망령'란 속담이 생겨났겠나? 이 말은 사람들이 나이를 먹어도 나잇값을 못하다가 다 늙어서야 철이 드는 경우를 지적한 말 같다.

성년식도 결혼식도 공직에서의 승진 승급도 축하해주는 의미는 고작 축하 그 자체보다 급을 달리한 이후부터 책임감은 물론 더 큰 마음으로 가정과 사회, 더 나아가 국가와 인류를 위해서 그 직분에 따른 올바른 책무를 다하라는 큰 뜻을 내포하고 있음을 꼭 잊지 말아야 하겠다. 반면 축하잔치는 함께한 모든 사람들과의 굳은 언약임도 반드시 기억하고 소임을 다해 당해 계급의 구실을 다해야 하겠다.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정효진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 "멀리보고 높게 생각해야"

[충북일보] 정효진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은 "충북체육회는 더 멀리보고 높게 생각해야한다"고 조언했다. 다음달 퇴임을 앞둔 정 사무처장은 26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방체육회의 현실을 직시해보면 자율성을 바탕으로 민선체제가 출범했지만 인적자원도 부족하고 재정·재산 등 물적자원은 더욱 빈약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완전한 체육자치 구현을 통해 재정자립기반을 확충하고 공공체육시설의 운영권을 확보하는 등의 노력이 수반되어야한다는 것이 정 사무처장의 복안이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학교운동부의 위기에 대한 대비도 강조했다. 정 사무처장은 "학교운동부의 감소는 선수양성의 문제만 아니라 은퇴선수의 취업문제와도 관련되어 스포츠 생태계가 흔들릴 수 있음으로 대학운동부, 일반 실업팀도 확대 방안을 찾아 스포츠생태계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선 행사성 등 현장업무는 회원종목단체에서 치르고 체육회는 도민들을 위해 필요한 시책이나 건강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의 정책 지향적인 조직이 되어야한다는 것이다. 임기 동안의 성과로는 △조직정비 △재정자립 기반 마련 △전국체전 성적 향상 등을 꼽았다. 홍보팀을 새로 설치해 홍보부문을 강화했고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