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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2.03.28 17:03:14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정태국

전 충주중 교장

근간 언론마다 고령사회에 관한 보도가 끊이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가 고령사회에 접어들었다는 말을 모두가 공감하고 있다. 그에 따른 국가적 대응책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드높다. TV방송국마다 장수비결, 장수마을, 장수와 식생활 등 바람직한 방송도 줄을 잇고 있다.

어느 날 TV방영에서 검도시범을 방영했다. 시범을 다 보인 후 마스크를 벗은 분은 뜻밖에도 노인이었다. 대담 중 그분이 하시는 말씀이 93세에 배우기 시작했단다. 향년 96세란 말씀에 나는 정녕 크나큰 충격을 받았다.

몇 달 후 세계의 장수노인 다섯 분의 생활을 소개하는 방영을 보게 되었는데 어디서 낯익은 얼굴이었다. 그분의 성함을 소개하니까 기억이 되살아났다. 바로 검도 시범을 보여주셨던 이 상 윤 옹이었다.

이어서 소개된 여자노인 호주 분은 평생을 발레이너로 살아왔다는데 향년 93세로서 고관절 수술까지 했지만 하루도 발레를 멈추지 않고 있단다.

신장이 대단히 큰 영국의 남자 노인은 올해 94세라는데 아직까지도 직접 그림을 그린다며 TV에 방영됐다. 전문가다운 그림만이 아니라 피아노 연주까지 프로급이었다. 더군다나 약 2년 전부터 새로 배우기 시작했다며 발레 연습 동작을 해보여 줬다.

다섯 노인들의 공통점은 내일 무엇을 할 것인가를 서슴없이 말하는 지극히 긍정적이었다는 점이다. 자칫 나이나 탓하며 움츠러들 판인데 내일만을 내다보는 그분들의 넘쳐나는 의욕은 또 한 번 엄청난 자극제가 됐었다. 때마침 늘 전화로 잔소리를 퍼붓는 친구가 헬스장에 등록했다며 권장한 말이 내게는 결정적인 힘이 된 셈이다.

불현듯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집에서 2분 거리에 있는 헬스장으로 갔다. 망설임 없이 들어섰는데 나이 지긋한 관장이 반가이 맞아준다. 거개 헬스장에 선뜻 들어서기를 꺼려하는 편인데 이렇게 용단을 내렸다며 치켜세워주니 용기가 더했다. 약 한 시간가량 담소를 나누다가 각 운동기구를 둘러보며 자신감을 갖게 된 점은 특정인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란 점이었다. 며칠 간 운동을 하면서 각 기구마다 우리 몸의 다양한 근육들을 골고루 강화시켜준다는 생각에 이르자 단언하기를 '헬스장 운동기구들은 곧 과학이다.'라 했다.

초보자에 대한 관장의 관심 또한 내게는 큰 힘이 되었지만, 운동하는 중에 함께하던 비교적 경륜도 높고 젊은 분들의 다정한 조언은 상당한 도움이 되었다. 얼마 안 가서 많은 회원들이 모두 친숙해졌기도 하다. 회원 층 역시 다양했다. 퇴직 교원들을 비롯해 사제 간의 연을 맺은 사람, 동기동창 내외가 함께 다닌다며 반갑게 맞아주기도 했다. 연령별로도 대학생으로부터 무려 80세를 넘은 분까지 만나게 되니 용기가 더욱 커졌다.

약 30여 종의 기구들 중에 최소한 10여 가지만 만져 봐도 운동량을 느끼게 된다. 오랜 동안 운동을 해온 분들이 중량급 기구들을 다루는 모습에 엄두조차 낼 수 없다는 생각도 나지만 보는 것만으로도 절로 의욕이 생기고 자극제로 충분하다.

필자도 어느새 고희를 맞고 보니 건강에 대한 관심이 크다. 주위사람들도 건강을 위한 염려에서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한 3년 전 어느 제자가 내게 헬스장을 다녀보라고 했었으나, 선입견에 필경 헬스장을 다니려면 적잖은 금전도 필요하리라 여겨져 주변 산야가 운동할 수 있는 좋은 운동장인데 돈 들여가며 굳이 그런 곳을 다녀야 할 필요가 없다고 했었다. 전혀 아니었다. 모든 게 기우였다. 오히려 현대인들에게 헬스장은 좋은 공헌을 하는 편이란 생각이 든다. 어쨌든 헬스장에 등록하기를 참 잘 했다는 생각뿐이다.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사람은·'이란 바로 건강한 사람이다. 건강하면 당장 내 자신의 행복이다. 진료비도 절감할 수 있지 싶다. 자녀들에게 부담을 덜어주는 것일진대 이야말로 일석이조를 뛰어넘는 유일무이한 답이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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