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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6.02.21 15:18:15
  • 최종수정2016.02.21 15:18:18

정태국

전 충주중 교장

어린사람들을 가리켜 국가의 미래 주인이란 말을 흔히들 한다. 이 말을 부정할 사람은 결코 없다. 하지만 말만 앞세울 게 아니라 그들에게 자긍심을 심어주어야 할뿐더러 기성들이 그들에게 그러한 생각이 들도록 역할을 해야 한다. 모범을 보여줘야 하고 관심은 물론 그들도 먼 훗날에 어른들을 보며 배운 점을 다시 후세에 그대로 전수해 주려고 애쓰도록 우리 사회에 좋은 본보기가 되기 위해 마음을 모아야 한다는 제안이다.

보시(布施)란 말이 있다. 보시를 행함에 있어 법시, 재시, 무외시 세 가지를 들고 있다. 간단히 말해보면 법시란 알지 못함을 일깨워 줌이고, 재시는 가장 평의하게 우리가 흔히 접하고 있는 물질적 도움이오, 마지막 무외시란 덕담을 통한 마음의 안정을 돕거나 불안을 덜어줌을 일컫는다.

필자가 운동을 하러 오가는 길에 신호등 거리와 작은 공원을 가로질러 다니고 있다. 엄동설한엔 정막하기만 하던 공원에 입춘을 지나자 어린 아기들이 하나둘 놀이기구에 모여 시끌벅적 공원에 온기를 가득 채우고 있다. 언제 보아도 귀엽고 활기찬 아기들이 곧 천사란 생각을 한다.

노느라 시선도 주지 않는 녀석들에게 한 마디 말을 건넨다.

'아가, 조심해서 타야해.' '친구들과 사이좋게 노는 모습이 정말로 예쁘구나.' '어휴, 친구를 돕는 모습이 무척 멋지구나.' '너희들 둘이 아주 친한가봐?' '오늘은 더 재미나게 노네?' 등등 그때그때 떠오르는 칭찬 말로 천사들에게 아주 짧게나마 인사를 건네고 지난다. 천사들이 점점 나를 보기만 하면 밝은 미소를 보내주며 인사를 하니 나도 더 없이 즐겁게 운동을 한다.

신호등을 기다리자면 자주 어린 학생들을 만난다. 짧게는 1분 정도고 길어봤자 3분이지만 옷깃을 스쳐도 인연이라 했듯이 무심하게 그냥 지나칠 게 아니라 간단하게나마 말을 건네서 상대 기분을 좋게 할 수 있다.

'아가, 3학년?' '네.' '아주 숙성했구나. 키가 훌쩍 커서 4학년은 돼보였지만 예쁜 얼굴에 어린 티가 나서 내가 딱 맞췄지?' '학생, 추운데 장갑을 왜 안 꼈어? 미끄러운 길에 손을 주머니에 넣었다가 넘어지기라도 하면 큰 일 나. 꼭 장갑 끼고 다녀.' 이런 말을 건네면 환한 얼굴로 거개 다소곳이 긍정적으로 머리를 조금 숙여 보인다. 건네는 말 속에 걱정이나 칭찬의 뜻을 둔다면 어느 누구일지라도 싫어할 리 만무하겠다.

비를 맞고 가는 학생을 내가 쓰고 가는 우산으로 같이 가는 곳까지라도 우산을 받쳐주는데 싫어할 사람은 없다. 때로 차를 타고 가는 도중에 목적지까지 동승시켜 주는 게 얼마나 좋은가· 싸움하는 학생들을 채근해 주는 어른이라야 기성의 몫을 다한 셈이다.

세상이 아무리 험악하다지만 상대에게 따뜻한 표정과 덕담을 건네주거나 손길을 준다면 오해나 의구심은 사지 않는다. 자칫 왜 오해소지를 받을 짓을 하냐는 말은 세상을 강박하게만 보는 시각이라고 생각한다.

내 마음이 따뜻하거나 정감을 갖는다면 결코 상대방 역시 그 마음을 함께 느낀다고 믿고 낯선 사람일지라도 마음으로 다가가면 밝은 세상이 되리라.

굳이 물질적인 측면만 앞세운다면 나는 이미 세상과 벽을 둔 셈이 된다. 법시, 무외시만으로도 얼마든지 어른다움을 다할 수 있는 게 세상 이치가 아닐까 싶은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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