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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2.12.05 15:48:00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정태국

전 충주중 교장

요즈음 청소년들의 언어 중에 '잡수세요.'란 존댓말을 듣기 어렵다. 대체적으로 '드세요'로 말을 건넨다. 혹시 청소년층들이 '잡수세요'란 말 자체를 모르고 사는 것은 아닐지 싶다. 우리사회에 만연되고 있는 영어에 의해 가뜩이나 우리말 훼손이 걱정되는데 우리말의 특성도 막무가내라면 앞으로 어떻게 변천돼 갈지 자못 의심스럽고 걱정이 앞서기도 한다.

언어란 대단히 커다란 영향력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된다. 이를테면 개개인이 지니고 있는 정서나 감정 및 그 사람의 인격까지 내포한다. 뿐만 아니라 말의 힘은 그 민족 특유의 정서는 물론 가치관을 비롯해 삶의 질까지도 좌우할 수 있다고 했으니 말이다.

'함께(같이)먹자', '먹어보게나', '들어보시게', '드세요', '잡수세요' 정감어린 우리말이 얼마나 다양한데 말마다 각기 지니고 있는 말뜻을 간과한 채 조심성 없이 말을 한다면 얼마 안가서 우리 정서마저도 겉잡기 어렵지 싶다.

외국인들이 우리나라말을 무척 배우기 어려워한다는데 우스갯말 중에 오래 전에 어느 외국인 선교사가 우리나라에 들어와 우리말을 배워보려고 길가 나무 밑에 누워있는 사람 곁에 서서, 지나가는 사람들이 무엇이라 말 하는가를 지켜보노라니 '자는 군' '한 잔 했구먼?' '팔자 좋네' 심지어 차마 입에 담기조차 조심스런 막말까지 지나가는 사람마다 제각각 말을 하니, 정말 어려워 배울 수 없다고 했단다.

우리말의 다양한 표현은 우리 자신이 생각해봐도 그 표현이 참 다양하다. 특히 존댓말, 평어, 하대말 등등 같은 뜻을 전할 때도 상대가 누구냐에 따라 변화무쌍한 게 우리말이란 생각이 든다.

말뿐만이 아니라 편지 한 장을 보낼 때도 받는 이에 따라 성함 뒤에 상대방을 존대하는 존칭을 써야 했다. 그 예로 지금은 거개 '귀하'로 가름하지만 과거에는 '옥안하' '좌하' 등 지금 청소년들로서는 전혀 알지 못할 낱말들도 많았다. 뿐만 아니라 보내는 사람의 이름 뒤에는 올림, 드림, 보냄, 씀 등등 다양한 말을 쓰기도 해야 하는데 굳이 부연하자면 자신의 직계 부모나 조부모의 경우에는 아예 받는 이의 성함을 쓰지 않고 '본가입납'이라 쓰기만 해도 집배원들이 보낸 사람의 이름을 보고 그의 집에 배달했다. 수신자가 부모나 스승일 경우 발신자 이름 뒤에는 '올림' '배상' 등 역시 많은 서술방법이 있지만, '올림'으로 하면 무난하겠다. '드림'은 선배 또는 친구 간에도 존대한다는 의미에서 무난하겠다. '씀' '보냄'이란 말은 아우나 조카 등 한참 나이가 적은 상대에게 사용한다.

우리말은 이와 같이 대단히 다양하고 변화가 많다. 그렇다고 편리위주로 단순화만 주장해서는 자칫 많은 것을 잃을 수도 없지 않겠다. 우리말의 특유한 장점이 곧 우리정서를 빚었고 우리 문화를 창출해 냈다고 봐야 옳겠다.

우리말에 비해 영어에서 호칭을 비롯한 어법이 무척 단순한 걸로 알고 있다. 현대문명에 영향한 영어의 풍조를 따라 우리말까지 무조건 변화한다면 그로서 우리말체계가 무너질 수도 없지 않다고 단언할 수 없겠다. 특히 말을 조심해야 한다는 건 선조들로부터 누누이 강조돼온 점이란 걸 잊지 말아야 한다. 즉, 말 자체를 조심한다는 자체가 행동거지를 가지런히 할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끊임없이 많은 사람들이 강조해 오는 '밥상머리교육'을 통해 존댓말을 가르쳐야 하겠다. 존댓말만이 아니라 공대말도 주지시켜야 한다.

말이란 하는 사람의 인격은 물론 듣는 이로 하여금 듣기 좋아야 마음을 열게 된다. '말 한 마디가 천 냥 빚을 갚는다'고 했다. 언어가 곧 삶을 바르고 행복하게 헤쳐 나가는 필수 도구가 될진대, 우리말의 장점을 더욱 살려 청소년들에게 두루 가르쳐 나가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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