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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3.01.15 15:53:55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정태국

전 충주중 교장

오늘따라 새삼스럽게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란 말을 되뇌어 본다.

세상 삶에는 새해로부터 새 대통령, 새 학년, 새 직장, 새 직책, 새집마련 등등 수없이 많은 시작이 있다. 자칫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다는 생각도 하기 마련이나 인간사엔 많은 시작이 있을 뿐 끝은 없다는 생각을 해본다.

새해가 밝은지도 어느 새 보름을 훌쩍 지났다. 해마다 나누어오는 새해 인사라지만 필자의 또래 세대들은 옛 정서에 자리 잡고 있어서인지 우리 설에 하는 게 올바른 새해 인사가 아닌지 하는 어정쩡한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새해라 해서 달라진 게 딱히 있는 것도 아니다. 자연은 본래대로 제 모습이지만 사람들은 새해 솟아오르는 해맞이를 가느라 북새통이다. 굳이 해맞이를 가진 않더라도 마음속으로 새해 복덕을 빌어보는 건 인지상정이겠다.

초등학교 2학년에 다니는 손자 녀석이 지난 1월 1일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오늘부터 3학년이란다. 아직 3학년이 되려면 3월이 돼야 한다니까 어찌나 서운해 하는지 봐주기조차 안쓰러웠다. 녀석이 새 학년에 새 희망을 흠씬 지니려는 말이라면 참 좋을 성싶다.

삶에서 힘들고 어려운 일이 닥칠 때에는 하루 빨리 그 업무가 끝나기를 바라는 마음이 크다. 남자들은 군복무를 할 때 제대 일을 앞두고 얼마나 기다리고 새 희망에 부풀어 했나? 그러고 보면 새로운 시작이 주는 힘도 크나 힘든 일을 끝낸다는 것 역시 기다리는 항목이 될 수도 있겠다. 어떤 끝을 기다린다는 것은 바로 새로운 시작에 부풀어 있다는 점으로 보고 싶다.

평생을 교단에 몸담아온 필자는 해마다 맞는 졸업식에서 학생들에게 강조한 말이 "끝은 없다. 오로지 새로운 시작이 있을 뿐이다."고 힘주어 일러두었다. 부연해서 끝을 생각한다는 것은 절망 그 자체가 되고 새로운 시작을 꿈꾸는 자만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했었다.

조카가 미국유학 때 졸업식 안내장에서 의미 깊은 말을 보았다. 필자는 영어에 관한 한 문외한이기에 사전을 찾아 그 뜻을 이해할 수 있었다. 만 부득 영어원문을 옮겨서 단어가 내포하고 있는 의미를 알아보련다.

대체적으로 졸업이란 낱말로 세 가지 단어가 있었다.

graduate(graduation), finish, commencement 등이다. 미국에서는 초중등 및 대학교 졸업의 단어를 구분해서 쓰고 있는 것 같다. 굳이 영어를 논하자는 것보다 세 가지 단어의 뜻을 살펴보니 특히 commencement가 지닌 뜻은 우리의 졸업이란 낱말이 지니고 있는 뜻에 비해 상당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었다. 위 단어에 대한 사전적 해석으로는 '학위 수여식' '시작' '착수' '개시'라고 적혀있다. 미국인들의 상념 적 의미가 자못 크게 느껴졌다.

사회적 각종 제도에도 새로운 희망을 주기 위한 노력을 찾아볼 수 있다. 초임으로 시작해 해마다 호봉을 한 단계씩 높여준다거나 직책도 상향조정해 주는 제도는 첫째 다음해에 거는 희망을 꿈꾸게 해줄뿐더러 나이에 따른 가족의 호구지책까지도 배려된 고도의 사회학이라고 생각된다.

취업난이 극심하다는 언론보도가 이어지고 있는데, 초임 때부터 편하고 높은 급여만을 바란다는 자기모순은 전혀 없었는지 한번쯤 되돌아봐야 한다. '한술 밥에 배부르냐?'고 한 우리 속담도 있잖나?

'사람은 내일에 속아 산다.'고도 했다. 뭔가 새로워지기를 바란다는 자체가 곧 행복이기도 하겠다. 내일에 거는 부푼 가슴을 지닐 수 있다는 건 정녕 살맛나는 일이다. 희망이란 말이 좋기에 그 말을 앞세우고 가장 선호되기에 새싹, 어린이들을 우리의 미래로 믿는 것이다.

해가 바뀌었다고 달라지는 건 없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 같다. 오늘아침이 밝았다고 어제와 달라질 것도 없다. 다만 달라지는 건 오로지 각자의 마음일 뿐이다. 우리 모두 새로운 시작에 희망이라는 부채질을 해보기로 하자.

세상은 그대로이나 내 마음이 다를 뿐이다. 일체유심조! 세상사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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