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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국

전 충주중 교장

근간 마트에서 채소를 구입해 손질하는 중 채소 속이 상해 있었다. 늦은 밤이라 어쩔 수 없어 이튿날 구입처 고객 상담소를 찾아 현물을 보여주자 즉시 정중하게 사과하며 '해당 상품을 다른 것으로 바꿔드리고 싶으나 고객께서 꺼림직 하실 테니 차라리 불편하시더라도 다른 상점을 이용하시는 게 낫겠다'며 곧바로 환불해준다. 그리고 '적지만 보상 차원으로 드린다'며 5천 원짜리 상품권을 건넨다.

보상이란 말이 마음에 와 닿는다. 사실 소비자는 구입처와 집을 오가는 불필요한 불편함과 차량을 이용하는 기름 소비, 그리고 시간허비도 감수해야 하는 입장이다. 자칫 하찮은 작은 일로 묵살해 버리기 쉬운 일일 수도 없지 않으나 결국 누구라도 속내는 불쾌감까지 일게 마련일 것이다.

과거 우리국민 정서는 어지간한 일은 참아내고 양보하거나 그냥 마음속으로 삭히는 경우가 허다했다.

필자의 기억 속에 불만이 팽배했던 일이 떠오른다. 80년대 초반 어느 여고에 근무할 때 학생 십여 명을 인솔하고 대구에 소재하는 대학의 행사에 다녀오는데 하필 청주 버스정류장에서 충주행 막차를 간신히 탈 수 있었다. 버스정류장 사무실 직원들이 거드름을 피우며 승차 전에 요금을 먼저 받는데 규정상 당시 학생들에게는 버스요금 50%할인혜택이 주어졌었는데 느닷없이 콩나물시루 같은 억지 승차는 물론 할인을 해줄 수 없다며 전액을 받는다. 사실상 막차를 탄 것만 다행으로 여겼으나 목적지가 다가오자 규정을 어겨가며 학생들 푼돈까지 탈취하는 정류장 직원의 소행이 좀처럼 지울 수 없었다. 더군다나 좌석은커녕 학생들을 모두 태운 뒤 마지막으로 필자가 탑승해서 충주까지 꼬박 서왔으니 그 불쾌함은 이루 비할 데 없었다. 마침 버스 출입구 위에 불편신고 쪽지가 눈에 들어왔다. 곧바로 한 장 꺼내 가지고 내렸다.

이튿날 자초지종을 촘촘히 적어 우편으로 보냈는데 며칠 뒤 대상 업체를 벌금형으로 징계했다는 회신이다. 그 결과통보를 받고 나니 더 황당한 느낌이었다. 무슨 법이 이런가? 손해를 당한 당사자에게 불법으로 징수해간 금액을 돌려받도록 해야지 엉뚱하게 벌금으로 국고 환수라니 어안이 없었다.

요즈음 해킹에 의한 은행사고가 적잖다. 자동이체 역시 편리함보다 불법한 일로 엉뚱한 지출사고가 발생해 노심초사 걱정이 크다.

한 번은 유선방송사가 이중으로 이체를 했는가 하면 이번엔 내로라하는 굴지의 통신사가 전혀 관계도 없는 전화기 사용료를 제멋대로 인출해갔다. 항의하자 돌려주면 그만이라는 오만한 자세다. 물론 돌려받았으나 그 일로 은행을 오가며 확인 및 수차례 전화 항의로 꽤 긴 시간동안 속상함을 겪었다. 양 업체에 재발방지를 요구조건으로 상위 책임자 확인을 간청했으나 두 곳 다 거절당했다. 허비한 시간, 전화통화료 등은 왜 아랑곳하지 않나? 오만의 극치다.

정부의 관리·감독 기관의 처신도 문제다. 규정을 엄히 정해서라도 힘없는 국민들이 오직 당하기만 한다. 이러고도 진정 국민을 위해 일한다고 할 수 있나?

앞서 언급한 '소비자를 대응한 마트의 사례'는 칭찬받아 마땅하다. 우수사례로 표창은 물론 모든 기관이나 기업이 도입 실행하면 밝은 사회가 앞당겨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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