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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2.01.18 18:17:44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정태국

전 충주중 교장

우리 설날이 며칠 안 남았다. 한해를 보내는 때가 되면 자신이 지나온 일들을 떠올리는 것은 아주 자연스런 일이다. 특히 죽마고우 중에서도 혈족들이나 같게 지내던 친구를 먼저 떠올리게 되는 건 인지상정이라 하겠다.

세월이 참 빠르다 싶다. 절친했던 친구가 세상을 떠난 지 어느 새 4년을 맞는다. 그 벗은 일생을 상업에 종사했었는데 많은 사람들을 겪어서인지 대화 때마다 남다르게 명료하면서도 의미 깊은 말을 자주 했었다.

오가다가 가끔 점포에 들르면 차 한 잔 하고 가라며 세상사는 이야기가 끊일 줄 몰랐다. 고인과 나눈 이야기들 중에 딱 떠오르는 말이 생각난다.

"사람에게 사람이 붙게 하려면 이문(利文)을 줘야 해."

순간, 상업인이니까 그런 말을 하는가보다 했었다. 이런저런 사례가 이어지니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었다. 이해를 돕기 위해 굳이 반할 사례를 들어본다면, 세상에 어느 누가 손해를 입힌다면 나를 가까이 하려 하겠는가· 꼭 물질적인 것만 그런 건 아니겠다. 너무 추상적인 말 같지만 생각을 도와주거나 마음을 보듬어 줄 수 있는 경우도 포함되겠다. 고인과 필자의 경우도 반드시 물품을 중심으로 하는 경우만이 아니라 때로 복잡한 일로 머리가 혼란스러울 때나 가정사로 속이 편하지 못할 때도 둘이는 자리를 같이 하고 흉허물 없이 마음을 털어놓기도 했으니 말이다.

친구와 함께 나누었던 담소를 여러 차례 지인들에게 전하기도 했다. 한번은 중국 북경에서 배낭여행 중에 중국여행사 과장직책을 맡고 있는 젊은 가이드에게 많은 도움을 받은 적이 있었다. 마침 그는 우리교포로 고향이 연길이며 이 씨 성을 지녔었다. 며칠간을 이 과장과 함께하며 뭔가 도움말이라도 건네겠다는 뜻에서, 고인이 생전에 내게 했던 말을 전했었다. 그도 필자의 말에 공감이 갔던지 자신이 보았던 좋은 사례를 곧바로 들려주었다.

연길지역에서 큰 갑부가 된 사람 '갑'의 이야기였는데, 갑은 오래 전에 서울에 와서 음식점 종업원으로 취업해 몸으로 직접 겪은 뒤, 다시 연길로 돌아가 창업을 했는데 그가 크게 성공한 비결로 그 실천이 남달랐다는 요지다.

갑은 업소 출입구 안쪽 전면에 현금 상자를 비치해 놓고 그 곁에 이런 안내문을 게시해 놓았단다.

'저희 업소는 고객을 친절하게 모시겠습니다. 만약에 고객께서 저희 업소에 대해 불만을 느끼셨다면 그에 따른 보상을 해드리자는 차원에서 이 상자에 약간의 금전을 비치해 놓았으니, 고객께서는 개념 치 마시고 보상을 받는 차원으로 합당한 금액만큼 직접 가져가십시오.'

비치해놓은 돈은 여러 가지 금액이었단다. 우리 화폐로 예를 든다면 백 원, 오백 원, 천 원짜리 등으로 차곡차곡 꼽아놓았단다. 개중에 어느 고객은 자신의 잣대로 가늠해 직접 가져가기도 했단다.

한 달 후 정해진 날짜에 점검한 후 남아 있는 돈은 종업원들에게 나눠가지도록 했다는 게 요점이다. 몇 달을 지속하다보니 고객이 가져가는 돈 액수가 점점 줄어들었단다. 물론 점원들에게 돌아가는 액수는 늘어가기 마련이다. 결국 점원들은 고객들에게 마음을 다해 친절히 모셨던 것이며 그로인해 그 점포는 점차 번성해 몇 지역에 지점까지 내게 됐단다.

종업원들도 자신에게 이문도 없는 일이라면 최선을 다하려 하지 않을 것 같다. 만약에 사장이나 대표자가 감독에만 주력한다면 어느 누구라도 그 눈만 피하면 그만일 터, 자칫 숨바꼭질에 불과한 모면주의가 팽배하리라.

사람의 집에 사람이 오는 것보다 좋은 일은 없다고 했다. '사람에게 사람이 붙게 하려면 이문을 줘라.' 새겨둘 말이다. 조금 양보하고 다소 손해 본다고 생각하는 마음이면 좋으리라. 배려와 친절이 삶에 가장 큰 재산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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