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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순

수필가

시민체육공원에서 허리 잡아 등 펴는 운동을 할 때였다. 후투티 한 마리가 등나무 앞 잔디밭에 날개를 접고 앉았다. 후투티는 이따금 이곳에 나타나는 귀한 새다. 운동을 하며 그 모습을 지켜봤다. 잔디밭에서 날지 않고 계속 부리로 땅을 쪼아 먹이만 찾아 먹는다.

나는 운동기구에서 운동을 하는 동안 틈틈이 후투티만 바라보았다. 후투티는 날아가지 않고 계속 풀밭에서 먹이를 찾고 있었다. 얼핏 보니 후투티가 다리를 약간 절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인기척에도 아랑곳없다. 거의 한 시간 동안 날지 않고 모둠발 뛰기를 하며 주변 잔디밭에서 먹이를 찾는다. 후투티는 다리가 아픈 것 같았다. 한 시간 이상을 날지 않고 그렇게 하는 모습에 의문이 생겼다.

운동을 멈추고 후투티에게 걸어갔다. 가까이 갔는데도 다른 곳으로 날아갈 생각을 하지 않는다. 내가 새 쫓는 동작을 하자 그곳에서 조금 날아 잔디밭에 다시 앉는다. 그 모습을 지켜보면서 평생을 소아마비로 고생하며 사셨던 이모님이 생각났다. 이모부는 오 남매를 두고 먼저 세상을 떠나셨다. 이모님은 그 불편한 몸으로 조카들 다섯을 잘 길러 내셨다. 불편한 것은 말할 것도 없고 평생 살면서 얼마나 괴로웠을까. 하지만, 그것은 내 편견이었다.

이모님은 어릴 때부터 걷는 것이 불편하셨다. 신앙 하나로 평생을 긍정적으로 사셨다. 이모님은 몸이 불편하다고 기죽지 않고 성격도 적극적이며 긍정적이셨다. 시골 동네 마실도 잘 다니셨다. 어머니는 그런 이모가 못마땅하여 함께 우리 집에서 살 때 많이 혼내 주셨다. 혼나면서도 밝게 웃으시던 이모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후투티의 모습을 보며 이모 생각이 난 것은 단 한 분인 이모님이 내 마음에 자리했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외할머니와 함께 회인에 사는 이모네 집을 갔었다. 이모네 집에 가면서 이모를 중신했던 사람 집에 들러서 저녁을 먹었다. 처음 가는 낯선 그 집에서 저녁을 먹는데 이상하게 기분이 좋지 않았다. 나는 먹기 싫은 밥을 조금 먹고 이모네 집으로 돌아왔다.

어릴 때는 몸이 불편한 이모가 다른 사람들 보기에 창피했다. 왜 우리 이모는 저런 모습으로 살아야 하는지 원망스러웠다. 우리 이모도 다른 사람들처럼 건강한 모습으로 걸어 다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이모의 모습을 이해하게 된 것은 사춘기가 지나고 직장생활을 하면서였다. 내가 담임하는 아이 중에도 이모처럼 불편한 다리를 가진 학생이 있었다. 나는 이모를 생각하며 그 아이에게 더 친절하게 보살펴 주었다. 그만큼 내 마음속에는 이모님이 크게 자리하고 있었다.

다리가 불편한 후투티는 어떻게 됐을까. 그날 운동하고 돌아와서도 머릿속에는 온통 후투티 생각뿐이었다. 그 가엾은 후투티가 날지 못하면 동물병원에 데리고 가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한편으로는 한동안 잊고 지냈던 이모님이 새가 되어 내 앞에 나타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사월의 초록이 싱그럽다.

후투티가 하루빨리 건강해져서 하늘을 마음껏 날았으면 좋겠다. 후투티, 가엾은 왕자새야, 빨리 나아서 날아다니려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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