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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순

수필가

앞뜰 담장 앞에 분홍미선이 따뜻한 날씨에 환하게 피었다. 연분홍 아가 볼 같은 보드라운 빛깔이 봄볕과 더불어 잘 어울린다. 담장을 넘어 휘늘어져 핀 분홍미선나무는 아주 오래전 우리 집으로 와서 오늘까지 긴 나날을 함께 했다. 매우 작았던 분홍미선나무는 지금은 내 작은 키보다 훨씬 크게 자랐다. 모처럼 그 꽃그늘 아래서 달콤한 냄새와 함께 화사한 연분홍꽃을 바라본다.

옥상 화분에 살던 어린 분홍미선을 이곳 뜰로 옮기면서 그 자람이 얼마나 빠른지 지금은 위로 쳐다보게 자랐다. 회색빛 담벼락을 화사하게 밝혀준다. 이웃집 어르신은 담 밖으로 뻗은 줄기의 그 꽃을 바라보며 하얀 개나리라고 부르신다. 꽃이 개나리꽃과 비슷하게 생겼기에 그렇게 부르시는지. 이 집에서 거의 40여 년을 가까이 살다 보니 작은 꽃들이 자라서 큰 나무가 되기도 했다. 세월의 흐름을 보면서 나도 나이가 많이 들어감을 은연중 느낀다.

분홍미선 앞에는 하얀 미선이 화분에서 꽃을 피웠다. 그 꽃을 보면 모처럼 10여 년 전 잠깐 귀국했던 맏이가 생각난다. 이맘때 괴산 칠성면에서 열렸던 미선나무 축제에 간 일이 있었다. 그때 백미선을 구입해서 화분에 심었다. 화분과 땅은 다르기에 화분에 심은 것은 지금도 많이 자라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모처럼 아들과 함께 전시회를 참석했던 기억이 새로워 가만히 들여다본다. 봄이 되어 꽃이 필 때마다 태평양 바다 건너 먼 곳에 사는 맏이를 생각한다

울타리 밖으로 늘어진 미선나무 꽃의 고운 모습을 이웃집에 친정 다니러 온 딸이 폰에 담는다. 담장 밖으로 늘어지어 핀 미선나무꽃을 사진을 폰에서 찾아 분홍미선이라고 명명했다. 개나리꽃보다는 좀 작지만 이른 봄에 화사하게 핀 모습이 단아하다. 오래 피어있지는 않지만 따뜻한 날씨에 봄을 알리는 것이 계절의 전령사 같다.

미선나무꽃은 흰색 꽃을 피우는 백미선과 연분홍꽃을 피우는 분홍미선, 상아색을 닮은 상아미선이 있다. 우리 집에 핀 것은 분홍미선과 백미선이다. 지금은 내 곁에서 볼 수 있는 미선나무를 초등학교에서 배울 때는 매우 궁금했다. 미선나무꽃은 어떻게 생겼을까. 그 궁금하던 꽃은 성인이 되어서 보았고 알게 되었다. 막상 곁에서 보니 지난 시간들이 참 소중했다.

미선나무는 우리나라 특산종으로 충북 괴산과 진천에서 자생한다, 충북진천의 미선나무 자생지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서 보호를 받고 있다고 한다. 지금은 전국곳곳에서 즐겨 심고 있고 다른 나라에도 가서 아름다운 꽃으로 피어나고 있단다.

우리 집 분홍미선은 오래전에 몇 분에게 분양을 했다. 몇 년 전에 분양한 집에 이맘때 갔을 때 내가 나누어준 분홍미선이 제법 잘 자라서 꽃도 피고 있음을 보았다. 그 꽃을 바라보는 마음이 얼마나 흐뭇한지…. 작은 뜰은 내게 계절을 선물로 주었다. 작지만 땅이기에 새 생명을 품고 있다 새봄에는 꼭 겨울잠에서 깨어나 고운 모습으로 내게 기쁨을 주니 삶의 새 기운을 감사함으로 받는다.

자연은 누가 말하지 않아도 때가 되면 꽃을 피우고 사계절에 맞게 그 순서대로 그들의 삶을 연출한다. 이처럼 사람들이 살면 얼마나 좋을까. 계절은 좋은 계절인데 요즈음은 계절에 맞지 않게 우리 사회에는 찬기운이 감돈다. 봄햇살처럼 곱게 사람들이 살아가면 좋으련만.

분홍미선나무 향기와 연분홍 꽃잎에 한나절 봄볕이 따사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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