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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지점장 퇴직 고향서 로컬푸드 사업 '눈길'

보은 김규백 우정농원 대표

  • 웹출고시간2023.05.25 15:39:22
  • 최종수정2023.05.25 15:39:22

24일 보은군 보은읍 풍취리 우정농원 로컬푸드 직매장에서 함께한 김규백(왼쪽) 대표와 직원들.(가운데 홍다윤 책임, 오른쪽 김성옥 씨)

ⓒ 김기준기자
[충북일보] 은행 지점장 출신의 50대 시골뜨기가 직장에서 퇴직한 뒤 고향으로 돌아와 로컬푸드 사업에 뛰어들어 눈길을 끈다.

보은군 보은읍에서 남쪽인 원남면을 가다 보면 오른쪽에 '우정농원 보은 로컬푸드 직매장'이라는 간판이 보인다. 보은읍에서 동쪽인 장안면으로 가는 풍취리 국도변에도 로컬푸드 직매장이 눈에 들어온다.

두 곳 모두 옆에는 편의점이 들어서 있다. 로컬푸드 매장 진열대에는 싱싱한 농산물과 가공품들이 나란히 올라와 손님을 기다린다.

이 직매장의 대표는 우리은행 지점장을 지낸 김규백 씨다. 그는 보은읍 성족리 출신으로 종곡초·보은중·청주농고·충북대학교 농업경제학과를 나와 줄곧 은행원으로 근무했다.

직장을 퇴직하고 지난해 '우정농원'이라는 법인을 설립한 뒤 올해 3월과 4월 이곳에 로컬푸드 직매장을 잇달아 개설했다.

농업회사 법인 우정농원의 김규백 대표가 24일 보은군 보은읍 풍취리 로컬푸드 직매장에 진열한 물건을 살펴보고 있다.

ⓒ 김기준기자
그가 수입농산물이 우리의 식탁을 점령하는 시대에 홀연히 작은 시골에 로컬푸드 직매장을 개설한 건 우리 농산물에 관한 가치를 높이고, 농민을 생각하는 그의 인생철학을 실현하고 싶어서였다.

"큰 수익 창출을 기대했다면 로컬푸드 직매장을 개설하지 않았을 겁니다. 농촌에서 자라다 보니 농민들의 어려움을 눈으로 직접 보아왔고, 농민들을 위해 해야 할 일을 찾다가 농산물을 팔아줄 로컬푸드 직매장을 생각한 겁니다"

김 대표의 이런 뜻을 반영한 듯 '우정농원'의 우정은 '도울 우(佑)'와 '뜰 정(庭)'한자를 쓴다. 수익을 남기는 것이 아니라 농민을 돕고, 어려운 농촌을 살려 고향에 이바지하겠다는 취지를 담고 있다. 또 생산자와 소비자가 서로 돕고, 도시와 농촌이 서로 돕는다는 뜻을 담았다.

현재 이 지역에서는 보은농협의 하나로마트 매장에 들어선 로컬푸드점 한 곳이 3년여 전부터 문을 열고 운영 중이다. 또 로컬푸드 사업은 최재형 군수의 민선 8기 공약이다.

김 대표는 운영방식을 다른 지역의 로컬푸드점과 달리하고 있다. 바로 옆에 편의점을 붙여 운영한다.

일부 지역농산물과 가공품만 판매하는 로컬푸드 직매장으로는 단기간 수익 창출이 어렵기 때문에 매장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때까진 편의점 수익으로 경영 손실을 줄이면서 버텨내야 해서다. 은행원 출신인 김 대표의 경제 흐름 파악 능력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덕분에 편의점을 찾은 손님이 로컬푸드 직매장에 들러 농산물을 구매하고, 직매장을 찾은 구매자가 편의점에서 생필품을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 처음엔 구경삼아 이곳을 찾았던 손님들이 이젠 단골손님으로 변하기도 했다. 그만큼 이 직매장에서 판매하는 제품의 상품성에 관한 신뢰도가 높다는 얘기다.

2일 동안 팔리지 않는 채소류는 모두 농가에서 회수하도록 한 경영 원칙이 소비자에게 통했다.

이 직매장에는 현재 58개 농가와 23개 가공업체에서 생산한 오미자 농축액, 들기름, 참기름, 껍질을 벗긴 들깻가루, 고춧가루, 호박 꼬지, 두부, 유정란, 사과말랭이, 옥수수, 무말랭이, 마른 대추, 사과즙, 대추즙, 쌀, 무, 잡곡 등 즐비하다.

수제 쿠키, 빵, 뜨개 수세미, 지갑, 모자, 에코백, 원피스, 화분 등도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김 대표는 곧 로컬푸드 직매장 바로 옆에 한식 뷔페 집을 오픈할 생각이다. 농민의 피땀으로 재배한 농산물을 직매장에서 다 팔지 못하더라도 식당 재료로 활용해 유통을 돕기 위해서다.

이것이 사람을 최고로 삼고 활력있는 농촌을 만들겠다는 농업회사법인 우정농원과 김규백 대표의 모습이다. 보은 / 김기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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