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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결혼 '불안한 미래'…점집 찾는 MZ세대

경제침체·취업 난 등 미래 불확실성 고조
정신과·전문가 상담보다 부담 적고 간편
전화·인터넷·앱 등 비대면 채널서도 인기

  • 웹출고시간2023.04.26 21:22:51
  • 최종수정2023.04.26 21:22:51

청주 청원구 주성동 사주카페 바르도에서 송춘호(가운데) 사장이 손님들에게 사주풀이를 설명하고 있다.

ⓒ 김민기자
[충북일보] "진로·취업·결혼… 확답을 내려주니까 마음이 편하죠."

최근 점집을 찾는 MZ세대가 늘고 있다.

경기침체와 취업난 등으로 '미래 불확실성'이 늘어가는 가운데 점괘를 통해 조금이나마 불안감을 덜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직장인 A(30·상당구 용암동)씨는 "한창 이직을 고민하고 있을 때 점집을 찾은 뒤로 기분이 한결 나아졌다"며 "정신과나 전문가 상담은 돈도 돈이지만 심리적 부담감이 큰데 점집은 상대적으로 문턱이 낮다"고 말했다.

26일 구인구직 포털사이트 알바천국이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MZ세대 10명 중 9명이 '운세를 본 적 있다'고 답했다.

이들이 운세를 보는 이유는 △막연한 호기심(42.7%) △불안한 미래에 위안을 얻기 위해(22.9%) △스트레스와 고민을 덜기 위해(13.2%) 등의 순이다.

청주 청원구 주성동 사주카페 '바르도'도 평일인 이날 오전 11시께 사주풀이를 하려는 손님들로 북적였다.

재물, 사업, 건강, 궁합 등 취급하는 주제가 다양했지만, 대부분 20·30대인 이들이 털어놓는 고민은 비슷했다.

연애와 다이어트 같은 소소한 문제보다 진로나 취업, 결혼 등 다소 무거운 고민거리가 점괘판 위로 올라왔다.

송춘호 바르도 사장은 "흔히들 사주풀이가 기성세대에게만 인기 있다고 생각하는데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다"며 "젊은 층 사이에서 입소문을 탄 뒤 카페 매출이 2년간 50% 정도 신장했다"고 밝혔다.

운세에 대한 MZ세대의 수요가 높아짐에 따라 비대면 시장도 점점 커지고 있다.

간단한 전화 상담부터 실시간 SNS 방송을 통한 상담까지 형태도 다변화하는 중이다.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한 운세 앱도 인기여서 관련 대표 앱인 '점신'의 누적 다운로드 횟수가 1천200만을 기록하고 있다.

최근 MZ세대 사이에서 경기침체가 계속되며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과 불안감 등을 해소하기 위해 '토정비결'과 '사주팔자' 등 운세를 보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청주 성안길에 설치돼 있는 동전을 사용하는 '운세 자판기'가 눈길을 끌고 있다.

ⓒ 김용수기자
네이버에 따르면 지난 3년간 온라인 상담 플랫폼 '네이버 엑스퍼트'에서 가장 많이 이용된 분야는 '운세·사주', '타로', '심리 상담'으로, 이 중 MZ세대 이용률이 80%에 달했다.

상당구 성안동에서 점집을 운영하는 B씨는 "코로나19가 한창 들끓던 2021년을 기점으로 전화 상담 요청이 크게 늘었다"며 "부산에서까지 전화가 걸려와 점집 문을 닫는 월요일에도 전화기를 붙잡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전문가들은 MZ세대가 운세를 통해 위안을 얻는 건 좋지만, 재미를 넘어서 맹신하는 건 위험하다고 경고한다.

임명호 단국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는 "사회·경제적으로 불안 요소가 많다 보니 젊은이들이 운세를 통해 미래를 점치며 위안을 얻고 있다"면서도 "살아가는 데 동력을 얻거나 긍정적인 변화로 이어지는 건 좋으나 운세는 비과학적인 점술인 만큼 맹신하는 건 위험하다"고 당부했다.

/ 김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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