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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시의회, 폭염 대비 무인 냉장고 운영비 전액 삭감

"시원한 생수 한 병으로 세금 낸 보람 느꼈는데"
일부 시민의 일탈 핑계로 다수 시민의 혜택 줄여

  • 웹출고시간2023.04.24 13:51:06
  • 최종수정2023.04.24 13:51:06

제천시가 시민 폭염 저감 대책의 하나로 삼한의 초록길, 용두산 등산로 입구, 장평천 산책로 등에 생수를 공급하기 위해 설치한 냉장고.

ⓒ 이형수기자
[충북일보] "그동안 내가 낸 세금으로 어떤 혜택을 받고 있는지 느낄 수 없었는데 산책하며 꺼내 마신 시원한 생수 한 병으로 세금 낸 보람을 느꼈다."

제천시가 시민들이 주로 이용하는 산책로에 무료 공급하던 생수 지원이 중단될 위기다.

제천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는 현재 심의 중인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 예비 심사에서 시가 제출한 '폭염 대비 무인 냉장고' 운영비 3천140만 원을 전액 삭감했다.

이 사업은 시가 시민 폭염 저감 대책의 하나로 삼한의 초록길, 용두산 등산로 입구, 장평천 산책로 등에 냉장고를 설치해 생수를 공급하기 위해 2021년 시작했다.

시의회는 일부 시민들이 생수를 무더기로 가져가는 등 사업의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를 들고 있으나 시민들은 '현실과 동떨어진 시각'이라며 곱지 않은 반응이다.

산업건설위원회 소속의 한 의원은 "1인당 한 개만 가져가야 하는데 심지어 10병을 가져가는 주민도 있다"며 "사업 취지에 어긋나기 때문에 삭감 처리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산책로를 자주 이용하는 시민들은 시의회의 심사 결과에 "제대로 된 현실 파악도 없이 일부 시민의 일탈을 두고 많은 시민의 혜택을 없애는 '침소봉대'하는 꼴"이라며 "다수의 시민을 위한 올바른 결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민 A씨는 "무더위 속에 장시간 산책을 하다 보면 시원한 생수 한 병이 큰 역할을 하곤 한다"며 "시의원 자신들과 관련한 예산은 주저 없이 처리하며 주민 편의 예산은 의견 청취나 현실 파악도 없이 깎고 있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또 시민 B씨는 "삭감에 앞서 주민 반응이나 여건을 들어봤는지 궁금하다"며 "야외 냉장고 주변의 빈 병 수거량을 보면 공급량과 거의 일치하는 데 이는 결국 산책하는 시민들이 마신다는 뜻이다. 계속 공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 관계자는 "종전 공급지 중 관리상 문제가 있던 시내 권역은 제외하더라도 주요 산책로 공급은 계속돼야 한다는 생각"이라며 "하지만 전액 삭감이 확정되면 생수 공급은 전면 중단될 수밖에 없다"고 아쉬운 속내를 밝혔다.

이외에도 산업건설위원회는 남천초등학교 앞 급경사 도로 열선 설치 사업비 4억 원과 제천한방바이오진흥재단 출연금 5천500여만 원 등을 삭감했다.

또 자치행정위원회는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운영비 10억 원과 제천어린이합창단 창작공연 지원비 2천만 원, 해외 자매결연국 방문과 국제교류 추진 사업비 2천만 원 등을 삭감했다.

제천 / 이형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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