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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3.04.06 17:09:35
  • 최종수정2023.04.06 17:09:35

김종숙

충북도 보건환경연구원장·이학박사

지난 주말 오랜만에 온 아들과 함께 청남대 꽃구경을 갔다. 인파가 사상 최대라할 만큼 많았다. 그만큼 볼거리가 풍부하다는 증거 아닐까 싶다. 호수와 꽃과 나무 그리고 하늘의 조화는 멋진 오케스트라였다. 카메라 렌즈가 어디를 향해도 모두 그림과 작품이 되었다. 코로나19라는 긴 터널을 지나온 터라 모두들 들떠있는 표정들이다. 봄이 되어 우리가 살기 좋은 계절이라면, 식물도 동물도 모두 잠에서 깨어나 기지개를 펴개 된다. 유해 해충도 같이 꿈틀거린다. 미래의 새로운 감염병은 설치류나 절지동물(진드기, 모기등)에서 오지 않을까 하고 예측하는 사람들이 많다. 연구원에서는 모기와 진드기 관련 모니터링 조사·연구 사업을 하고 있어서 그런지, 푸릇해지는 숲을 보면 저긴 진드기가 많이 잡힐까? 이쪽 이 더 많이 잡힐까? 하고 반갑지 않은 손님을 생각하게 된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는 작년보다 벚꽃 개화 시기가 9일 빨랐다고 한다. 기후온난화로 점점 봄이 앞당겨지는 것이다. 이러한 기후변화는 진드기와 같이 생육온도에 영향을 많이 받는 절지동물의 생태에 큰 영향을 미친다. 기온이 상승할수록 서식지가 확대되고 활동기간도 길어지며 번식 속도가 빨라지기 때문에 개체수도 증가한다. 그 증거로 우리나라의 진드기 매개 감염병 환자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진드기는 거미강에 속하는 외부 기생성 생물로 전국적으로 광범위하게 분포하고 있으며 바이러스, 세균 및 원충 등 다양한 병원체를 전파하는 매개체이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과 쯔쯔가무시증 등을 전파하는 매개체로 널리 알려져 있다.

물론 진드기에 물렸다고 무조건 감염되는 것은 아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진드기의 바이러스 보유율은 0.5%로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SFTS의 경우 치료제와 예방 백신이 없고 18.7%의 높은 치명률을 보이는 무서운 감염병으로 진드기에 물리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예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SFTS는 '작은소피참진드기'에 의해 매개되는 감염병으로 2013년 국내 첫 환자가 보고된 이후 지속적으로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충북에서도 2022년에 15명의 환자가 발생하였고 그중 1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작은 진드기 하나가 사람의 생명까지 위협한다고 하니 '살인진드기'라는 표현이 결코 과언이 아니다.

우리 연구원에서는 기후변화 대비와 관련하여 충북지역 참진드기의 서식 분포 조사사업을 한 결과, 야산과 풀밭, 묘지, 밭에서 참진드기 밀도가 높게 나타났으며 사람이 잘 오가고 관리가 된 주거지, 공원 등에서는 상대적으로 참진드기 밀도가 낮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2022년 SFTS 환자 역학조사에 따르면 위험요인으로 농작업 중 노출이 46.7%로 가장 많았고 야외활동(등산, 임산물 채취, 성묘 등)이 19.2%로 보고되었다. 따라서 진드기 밀도가 높은 환경에서는 적극적으로 예방수칙을 지켜야 하며 시기적으로는 진드기 개체수가 급격히 증가하는 4∼5월 및 9∼10월에 더욱 조심해야 한다.

그렇다면 진드기와의 접촉은 어떻게 예방할 수 있을까? 진드기 물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농작업이나 산책 등 야외활동을 하기 전에 안전하게 옷을 갖춰 입고(밝은 색 긴 옷, 긴 양말, 장갑 등) 활동 중에는 풀숲에 옷을 벗어 놓지 않아야 한다. 앉아서 쉴 때는 돗자리 등을 사용하여 직접적인 접촉을 피하고 작업복에 기피제를 뿌려 진드기와의 접촉을 예방한다.

귀가 후에는 즉시 환복하고 평상복과 분리 세탁, 목욕을 해야 하며 벌레에 물린 상처나 진드기가 붙어 있지는 않은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만약 고열 등 임상증상을 보이는 경우 반드시 의료기관을 방문해야 한다.

이번 봄에는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의 온전한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어서 화려한 외출을 시도할 것이다. 우리가 나들이하기 좋은 날씨면, 덩달아 감염병을 옮기는 진드기의 활동도 활발해지는 계절이다. 우리 모두 개개인이 실천할 수 있는 예방수칙을 잘 준수하여 안전하고 즐거운 봄 나들이를 즐길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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