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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3.02.02 17:30:52
  • 최종수정2023.02.02 17:30:52

김종숙

충북도 보건환경연구원장·이학박사

코로나19 팬데믹 3년만에 정부는 실내마스크 착용 의무를 대부분 권고로 전환하였고, 작년 추석에 이어 거리 두기 없는 설 명절을 보냈다. 조금씩 일상을 회복하고 있는 걸음이 반갑기만 하다. 그간의 3년은 지루하고도 참으로 격정적이었다. 감염병의 위력으로 전 세계가 혼돈의 시간이었다.

홍역은 고대 그리스문명을 쇠퇴시켰으며, 흑사병은 14세기 유럽 인구의 30%이상을 죽음으로 내몰았고, 20세기 초 스페인독감으로 최대 5천만 명이 희생되었다. 코로나19는 세 번째 코로나바이러스 유행으로, 2002년 급성호흡기증후군(SARS, SARS-CoV-1) 유행 시 774명의 사망자, 확진자 8천98명을, 2012년 중동호흡기증후군(MERS-CoV)에 의한 사망자는 858명, 확진자 2천499명이었다. 코로나19바이러스(COVID-19, SARS-CoV-2)에 의한 누적 사망자는 전세계적으로 총 673만3천 명, 확진자는 6억7천183만 명에 육박하여 전염성이 매우 높고 가장 공포스러웠던 바이러스 중 하나로 남을 것으로 예상된다.

2020년 1월 이후 2023년 1월인 지금까지도 전 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는 코로나19 바이러스와 같은 미래 팬데믹에 대비한 국가 감염병 대응체계 고도화 전략으로 "하수(下水)기반 감염병 감시체계 구축"이 국정과제로 포함되었다. 이는 2020년 9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서 국가 하수감시체계 구축으로 시작되었다. 생활하수로부터 코로나19 감시를 통한 증상 및 무증상자의 조기 인지로 2주 전에 감염병 유행을 감지하여 시간·비용적 효과가 큰 감시 기법으로 보고되었다. 2022년 6월 영국 보건안전청(UKHSA)에서 런던 하수에서 폴리오바이러스가 검출되어, 10월 런던 외 21개 지역으로 하수 기반 폴리오바이러스 감시 확대 및 추가 예방접종 계획을 수립한 바 있다. 국내에서는 2022년 국정과제에 포함되면서 지난 10월부터 본격적으로 포스트 코로나19 대비 "지역기반 하수를 이용한 감염병 감시체계"를 구축하여 16개 보건환경연구원이 하수 감시를 수행하고 있다. 하수처리장 유입 하수에서 검출된 코로나19 농도가 확진 환자의 증가율과 상관 관계를 보이는 수행 결과가 지속적으로 보고되고 있는 바 코로나19 바이러스 등 감염병 확산을 사전에 대응할 수 있는 매력적이고 강력한 도구라고 확신 할 수 있다고 본다.

충북보건환경연구원은 작년 10월부터 하수기반 호흡기바이러스 역학 감시 체계 운영에 따른 도내 3개 하수처리장(청주, 진천, 덕산)을 선정하여 코로나19, 인플루엔자 등 10종 병원체를 확인하고 있다. 이는 감염병 원인병원체 발생 감시 및 증감 경향 파악으로 감염병 유행예측의 지표로 활용할 예정이다. 그 결과 1월에는 노로바이러스와 코로나바이러스 지표가 높아져서 도민을 대상으로 감염 주의 보도를 하였다.

앞으로도 하수 기반 감염병 감시사업을 집중 추진할 것이며, 공공하수처리장 외 학교를 대상으로 학생들에게 유행하는 호흡기바이러스 감시체계를 구축하여 바이러스 종류도 확대시행 할 예정이다.

하수 감염병 감시는 무증상감염에 대한 조기인지 및 임상검사대비 20분의 1배 비용절감 등 감염병에 대한 효과적인 감시가 가능하며, 확진자 보고 약 2주 전부터 감염병 바이러스 유행을 사전예측할 수 있다. 지역사회 감염병 유행 및 신·변종 바이러스 출현을 조기 감지하고 예측함으로써 충북도내 감염병 확산 차단 및 예방에 기여해 나가겠다.

상하수도 시설의 등장으로 전 세계는 쉴새 없이 몰아치는 감염병 세례로부터 한발 자유로워질 수 있었으며, 21세기의 오늘날 우리는 하수를 도구 삼아 다시 한번 다가올 감염병을, X-Disease를 준비하고자 한다. 우리 젊은 직원이 무심코 "3년의 시간이 순삭한 것 같다"라고 한 말이 머리 속에 남는다. 감염병으로 인한 시간의 순삭을 다시 경험하지 않기 위해 우리는 하수를 기반으로 새로운 무기로 다가올 미래의 팬데믹을 막아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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