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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식

충주시설관리공단 이사장

한동안 산이 좋아 쉬는 날이면 배낭을 둘러매고 산으로 향하던 때가 있었다.

지금은 이곳저곳 몸에 이상이 나타나기 시작하면서 건강상의 이유로 무리한 산행을 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고 예전에 다녔던 산행 사진을 보며 나 자신을 위로하곤 한다.

추석이 되면 생각나는 산행의 기억이 있다. 추석 명절 전날 단양에 있는 도락산을 올랐던 옛 기억을 소환해 본다.

도락산(964m)은 소백산과 월악산의 중간쯤에 형성된 바위산으로 현재 일부가 월악산 국립공원에 포함되어 있다. 사인암과 상선암, 중선암, 하선암 등 이른바 단양팔경의 4경이 인접해 있어 주변 경관으로도 유명한 산이다.

도락산이라는 산 이름은 우암 송시열 선생이 "깨달음을 얻는 데는 나름대로 길이 있어야 하고 거기에는 필수적으로 즐거움이 있어야 한다"는 뜻의 일화가 전해온다.

버섯이 많이 나는 산으로 특히 송이가 날 때쯤이면 송이 채취를 위한 산꾼들이 줄을 잇는 곳으로 기억된다. 그래서인지 그날도 산행 입구에는 등산로 이외의 출입을 금지한다는 문구의 알림판들이 여러 곳에서 보였던 것 같다.

사전에 자료를 먼저 찾아보고 등산계획을 세웠지만 등산로 입구에서 방향을 잡지 못하고 갈림길에서 두리번거리다 옆에 가든으로 들어가 등산로 입구가 어디냐고 물어보니까 등산용 손수건을 건네주며 친절하게 길을 안내받았던 기억이 있다.

등산용 손수건은 도락산 등산 개략도가 그려진 것으로 가든에서 홍보용으로 제작하여 도락산을 방문하는 산객들에게 나누어 주는 것 같았다. 도락산 등산길을 알기 쉽게 작성한 개략도가 그려져 있어 산행길잡이에 큰 도움을 줄 뿐아니라 땀을 닦는 용도로도 유용하게 쓰이는 손수건이어서 고마운 인사를 하고 산행의 길을 잡았었다.

산행의 시작부터 풍요로운 추석의 인심을 오롯이 느끼며 왠지 좋은 느낌의 산행이 될 것 같아 기분 좋게 산행을 시작했던 기억이다. 요즘처럼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어서 정보를 저장하던 때가 아니어서 그 가든의 상호는 알 수 없으나 지금도 그 가든이 운영되고 있는지 그리고 산행객들에게 아직도 길잡이 역할을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도락산은 우리나라 100대 인기명산 중의 하나로 도락산을 찾는 산객들이 항상 붐비는 곳으로 알고 있었지만 명절 밑이라 산행하는 사람이 간혹 한두명 보일 뿐 이곳이 100대 인기명산이 맞나 싶을 정도로 한적한 산행을 즐겼었다.

당시 산행은 가든에서 얻은 손수건의 개략도를 보며 등산로 주변 나뭇가지에 걸려있는 리본을 길잡이 삼아 어렵지 않게 산행을 하였었다.

힘든 오르막 산행이 끝나고 완만한 능선길이 이어지면서 인기명산의 이름에 걸맞는 경관이 펼쳐지기 시작한 것으로 기억된다. 도락산 바로 아래 있는 암반에서 탁 트인 시야와 함께 들어 왔던 아름다운 경관의 사진을 보며 그날을 회상해 본다. 정상은 아니지만 발아래 펼쳐지는 경관은 그곳이 마치 정상과 같은 시원함을 느끼게 해준 것 같았다.

넓은 암반을 뒤로하고 조금 더 진행하고 나서야 정상을 알리는 정상 표지석이 나타났지만 추석 전날이라서 그런지 정상에는 인기 명산의 이름에 걸맞지 않게 아무도 없이 한가롭게 도락산 표지석만이 덩그러니 놓여있었다.

10분여 동안 정상에서 주변 경치를 만끽하며 이곳저곳의 풍경을 눈에 담아 보지만 명절 전날이라 아무도 오지 않았고 우리나라 100대 인기명산도 이렇게 인기 없는 날도 있다는 것을 몸소 느끼며 오롯이 나만의 시간으로 즐기고 누군가 쌓아 놓은 작은 돌탑 위에 작은 돌하나 올려놓고 가족들의 건강과 편안함을 기원하며 하산했던 것 같다.

하산할 때는 올라올 때와는 다른 능선으로 하산하면서 올라 왔던 능선을 바라보며 아름다운 경치를 감탄하며 사진에 담아 보려 애써 보지만 실제 보고 느끼는 감정보다 부족한 사진기술이 내 자신을 초라하게 만든다. 지금도 눈에 선할 정도로 인기 명산으로서 부족함이 없지만 이렇듯 한적한 인기명산의 여유로운 산행은 추석만 되면 기억나는 나만의 추억이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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