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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식

충주시설관리공단 이사장

정들었던 40년의 공직을 내려놓고 제2의 직장에 지원하기 위해 생전 처음 자기소개서를 썼던 기억이 있다.

지금이야 취업준비생이라면 한 번쯤 써 봤을 자기소개서이지만 이력서와 면접만으로 직장을 구했던 7080세대인 우리에게는 자기소개서, 줄여서 '자소서'는 다소 생소한 문화로 여겨진다.

평생을 공직에서 많은 것을 경험했고 나름의 성과도 거두었지만, 막상 나 자신을 글로 소개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을 때 무엇을 어떻게 써야 할지 참으로 난감했던 기억이다. 무작정 나를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나라고 하는 사람을 잘 드러나게 해서 좋은 평가를 받아야 한다는 생각이 더욱 큰 압박으로 다가왔었다.

처음 자소서를 작성하는 사람이라면 모두 겪어 봤을 컴퓨터 앞에서의 막막함과 정리되지 않는 무한한 생각들…….

한참을 눈을 감고 앉아 정리해 가면서 작성한 자소서가 어딘가 부족해 보여 반복해 읽고 또 읽고, 수정하고 또 수정했지만 처음 작성해 보는 자소서는 이렇게 작성하는 것이 맞는 것인지 의구심과 불안함이 가시질 않았던 기억이 있다.

돌이켜 생각하면 그간 공직에서 경험했던 일 중 내 스스로 잘했다고 평가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중심으로 최대한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마인드가 보일 수 있도록 작성해서 좋은 평가를 받으려 했지만, 혹시 나를 아는 사람들이 내가 작성한 자소서를 보게 되었을 때 그들이 나 자신을 어떻게 평가할지를 상상하면 시간이 지난 지금도 부끄러운 마음에 얼굴이 화끈거린다.

그렇다고 없는 말을 꾸며서 쓴 건 아니지만 겸손을 미덕으로 배워 왔던 우리 세대에서는 나 자신을 스스로 홍보하듯 나의 장점을 나열하며 자랑하듯 나를 소개한다는 것은 왠지 잘난 척하는 것 같아 조금은 낯설고 어색하게 느껴진다.

요즘에는 학교를 졸업하면서 사회 구성원의 일원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자소서를 쓰는 것부터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누군가 나의 재능을 알아보고 발탁해 주면 좋겠지만 세상일이 그렇게 말처럼 되겠는가?

요즘은 남들이 알아주기 전에 내 스스로 나를 알려야 하는 자기 피알 시대라 생각되지만, 막상 자소서를 쓰기 위해 자리에 앉으면 금세 머리가 하얘지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취업준비생의 입장에서는 최대한 자신을 돋보이게 하고 회사가 어떠한 일을 시켜도 다 해낼 수 있다는 믿음을 줄 수 있도록 작성하면 된다고 하지만 힘들고 어려운 일인 것은 분명하다.

그렇다고 과대포장을 하거나 거짓으로 작성한다면 큰 낭패를 볼 수 있기에 진실되게 작성하는 것을 기본으로 해야 한다. 구인회사에서는 자소서를 통해 구직자의 성격과 가치관, 인생관 그리고 직업관은 물론이고 조직에 대한 적응력과 성실성, 책임감 등을 파악하고자 할 것이기 때문에 거기에 맞는 긍정적이고 에너지 넘치는 모습을 연상할 수 있도록 하면서 문장은 쉽고 간결하게 작성하여 그것을 읽는 사람이 끝까지 읽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고 간절한 마음으로 작성한다면 그 마음이 자소서를 통해 전달될 것으로 생각한다.

기성세대들의 걱정과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사회 초년생의 청년들은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함으로 처음 작성하는 자소서를 부여잡고 자신을 알리고자 읽고 쓰기를 반복하며 막막함을 떨쳐내기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으리라 생각된다.

좋은 결과를 얻으면 좋겠지만 좌절을 경험할 수도 분명 있을 것이다. 하지만 좌절을 좌절이라 생각하지 않고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하면서 성공을 향해 준비하고 부족함을 보완해 나간다면 반드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사회 구성원으로 나가기 위해 어렵고 힘든 취업 준비에 들어선 청년들이 좌절하지 않고 내일을 위해 도전하며 자소서 쓰기를 포기하지 않기를 바라면서 취업준비생들의 파이팅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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