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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식

충주시설관리공단 이사장

어린 시절 놀이터처럼 즐겨가던 산이 있다.

충주 시내에서 바라 봤을 때 북동쪽에 위치하고 있는 계명산이 그 곳이다.

어린 시절에 계명산 산기슭에서 산딸기도 따먹고, 토끼사료로 쓸 아카시아나뭇잎을 채취하고, 바구니 같은 것을 만들 때 쓸 싸리나무도 베어오는 심부름도 하고, 도랑에서 가재를 잡기도 하고, 학교를 마치면 산기슭 산딸기를 도시락에 한가득 따먹던 어린 시절 놀이터였던 그 곳이다. 지금 생각하면 살던 동네에서 다소 먼 거리였지만 꽤나 자주 갔었던 것 같다.

어떤 날에는 친구들과 정상까지 올라가 보기로 하고 등산로도 아닌 나무꾼이 다니던 길로 무작정 오르다 길을 잃어 그냥 위쪽으로 만 올라가면서 힘들어 했던 기억도 있다.

그 때는 정상이 왜 그렇게 멀고 힘들었는지 지금 생각해 보면 어린나이에 무리한 도전을 했던 것 같다. 올라갔다 와서는 다른 친구들에게 계명산 꼭대기까지 올라갔다 왔다며 자랑하며 스스로를 대견하게 생각하기도 했었다.

충주의 진산은 대림산 이라고 하지만 필자는 어린 시절에 가장 높고 친숙하며 타지에 갔다 고향인 충주에 오면 가장 먼저 보이는 계명산이 마음속의 진산이었던 것 같다.

어린 시절 추억의 장소였던 계명산을 성인되어 초등학생이던 아들과 함께 신년 해맞이 산행을 갔었는데 아무투정 없이 올랐던 아들이 성인이 되어 그때의 기억을 떠올리며 어린 시절 가장 힘들었던, 죽는 줄 알았던 기억이라며 웃으며 그때를 추억하곤 한다. 이렇듯 계명산은 나와 가족의 추억이 담겨 있다.

이제 직장에서 퇴직을 하고 인생의 새로운 출발점에 선 지금 문득 계명산이 생각난다.

언제나 같은 자리에서 충주를 감싸고 내려다보고 있는 산!

충주의 여명을 알리는 산!

보고 싶으면 언제나 볼 수 있고, 오르고 싶으면 언제나 오를 수 있는 산이다.

그 계명산(鷄鳴山)은 닭의 울움이 여명을 알린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전통 문양에서 닭은 팔괘의 손(巽)에 해당하는 동물로 희망찬 출발을 상징한다고 한다. 또한 닭은 문(文), 무(武), 용(勇), 인(仁), 신(信)의 오덕을 갖추고 있다고 하여 전통 문양에 자주 나타나고 있다. 이는 머리에 관을 쓰고 있어 문(文)이요, 발에는 날카로운 발톱이 있어 무(武)요, 적을 맞아 물러서지 않고 죽을 때까지 싸우니 용(勇)이요, 음식을 보면 혼자 먹지 않고 함께 먹으니 인(仁)이요, 밤을 지키되 그 때를 잃지 않으니 신(信)이라 했다고 한다.

예부터 닭이 울면 새벽을 암시하고 이는 곧 어두움과 사악함이 물러나는 것인 만큼 계명산은 광명이 임한다는 뜻의 이름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남동쪽의 남산과 함께 충주를 병풍처럼 감싸고 있고, 언제부터 인가 백패킹을 하는 산객들이 즐겨 찾는 명소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고 한다. 산의 정상 부근에 있는 헬기장은 백패킹하기 좋은 곳으로 소문이 났고, 도심의 야경과 충주호의 아름다운 경관을 동시에 볼 수 있고, 아침에는 아름다운 일출도 감상할 수 있어 인기가 좋다고 한다.

언젠가는 필자도 계명산 백패킹에 한번 도전해서 추억이 아닌 현재 진행형으로 계명산의 진가를 느끼고 싶어진다.

이제 공포와 두려움을 몰고 왔던 코로나19도 살며시 일상의 삶 속으로 녹아들어 가는 듯 한풀 꺽인 기세로 상황 종료의 희망을 조금씩 보여 주고 있고, 저물어 가는 임인년을 뒤로 하고 새로운 희망을 품은 계묘년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희망을 보인 임인년을 보내며 새해에는 계명산의 이름처럼 희망찬 출발로 어두움과 사악함이 물러나고 모두가 광명에 임하는 계묘년이 되기를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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