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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2.07.11 15:47:57
  • 최종수정2022.08.08 14:00:12

김원식

충주시설관리공단 이사장

충주에 가면 백두대간을 넘는 우리나라 최초의 고갯길이 있다.

신라 아달라왕 3년(서기 156)에 개통되어 지금까지 옛길의 형태로 잘 보존되어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하늘재가 그곳이다.

현재 충북 충주와 경북 문경을 이어주는 작은 고갯길이지만 자연과 잘 어우러지고 주변에 이름난 산이 있어 등산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는 길이다.

하늘재라는 명칭은 하늘에 닿을 듯이 높은 고개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전해 지지만 실제 고갯마루의 높이는 해발 525m로 높은 고개는 아니다.

하늘재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주변 지명도 재미있다. 고갯마루에서 문경쪽의 지명이 관음리이고 충주쪽의 지명은 미륵리다. 보살의 마을인 관음리에서 하늘재를 넘으면 미래에 발현하는 미래 부처의 마을인 미륵리에 도달하는 것일까?

아무튼 하늘에 닿는 재를 넘어 미래에 발현한다는 미륵불의 세상인 불국토를 염원하는 마음이 지명으로 나타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하늘재의 고갯길은 완만한 경사이기 때문에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오를 수 있고 정감이 넘치는 자연스러운 매력이 있다.

현재는 충주시 구간만 옛길의 형태로 보존되어 있어 트레킹을 하려면 미륵리에서 시작해서 원점회귀 하는 것이 좋다.

미륵리 공원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하늘재로 가다 보면 중원미륵사지가 나타나는데 그곳은 중원미륵리석불입상(보물 제96호)과 중원미륵리오층석탑(보물 제95호) 등 다수의 문화재가 있어 문화재를 감상하는 재미도 함께 느낄 수 있다.

세수하는 부처님이라는 별명이 붙은 중원미륵리석불입상은 아침 세안을 한 것처럼 얼굴 부위만 뽀얀 상태로 관광객을 맞이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오층석탑과 석등 그리고 석조귀부와 당간지주 등은 세련된 멋은 없지만 볼수록 정감이 가고 왠지 친숙한 느낌이 들기도 하며 특히 거대한 석조귀부의 어깨 부분에 기어 올라가는 작은 거북이의 모습은 여느 석조귀부에선 볼 수 없는 가족의 정과 같은 묘한 감정을 느끼게 한다.

중원미륵사지를 지나면 초석만 남아있는 미륵리원터가 있고 원터의 동쪽 둔덕에는 삼층석탑이 마을을 지키듯 서 있다. 둔덕 위에 서 있는 미륵리삼층석탑이 있는 곳에 올라가 보면 서북 방면 암릉의 경관이 장관이다.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탑과 암릉의 경치를 보고 있노라면 나도 모르게 사진에 담고 싶은 욕망이 생기게 된다.

본래 석탑은 석가모니의 사리나 경전 등을 봉안하여 부처님을 모신 법당 앞에 세우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곳의 미륵리삼층석탑은 법당과는 관련이 없는 곳에 세워 풍수를 보완하고 마을의 액운은 막아 주는 비보탑의 용도인 것으로 생각된다.

우리나라 고갯마루에는 예전부터 마을로 들어가는 길목에 액운을 막아 주는 서낭 풍습이 있는 곳이 많았다. 하지만 이곳 미륵리는 하늘재를 통해 외부에서 들어오는 액운을 불심의 힘으로 막기 위해 이곳에 석탑을 세우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역사의 숨결을 간직한 하늘재'라는 표지석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하늘재 탐방이 시작된다.

하늘재는 오래된 옛길이지만 우마차를 끌고 오를 수 있을 정도로 넓고 완만한 경사를 이루고 있으며 자연생태 관찰을 할 수 있도록 잘 관리되어 있고 오르는 중간에 도자기를 굽던 가마터와 김연아가 스케이팅하는 모습의 연아 닮은 나무 등이 있어 중간중간 쉬어 갈 수도 있어 지루하지 않게 오를 수 있다.

고갯마루에는 화장실과 해설사 초소가 있고 문경 쪽으로는 포장도로로 되어있어 승용차로도 올라 올 수 있다. 고갯마루에 올라 시원한 조망을 기대한다면 다소 실망할 수 있겠지만 하늘재 옆 능선 쪽으로 올려다 보면 시원하고 웅장하게 보이는 포암산의 암릉은 나름 멋진 경관을 보여주고 있다.

하늘재는 정감 있는 옛길을 걸어 보는 것에 의미를 두고 수많은 세월 속에서 알려지지 않았거나 잊혀진 수많은 사건을 간직하고, 새로운 문화가 이 길을 통해 서로 왕래하면서 발전시켜 왔음을 되새기며 역사의 숨결을 느껴보는 것도 의미 있는 시간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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