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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名醫)를 찾아서 - 모태안산부인과 안치석 원장

"어려운 환자 회복되면 감동"

  • 웹출고시간2015.12.22 19:28:32
  • 최종수정2015.12.22 19:29:12
[충북일보] "환자의 마음까지 치료하는 따뜻한 분"

모태안산부인과 입구에서 만난 간호사가 원장실을 안내하며 건넨 말이었다. 그 말의 의미는 병원을 찾는 환자의 그늘진 마음을 밝혀주는 크리스마스트리처럼 환하게 다가왔다.

산부인과 의사의 가장 숭고한 사명은 생명의 탄생을 이끌어내는 것이다. 생각만 해도 신비하고 가슴 뛰는 일이다. 그 순간을 함께 하는 산부인과 의사는 산모와 아이, 두 생명을 지켜내는 파수꾼이기도 하다. 세상 모든 첫 숨결을 보듬는 산부인과 의사. 그러나 갈수록 수가 줄어드는 전문의이기도 하다. 하나의 생명에서 둘의 생명이 분리되는 그 순간, 산부인과 의사는 오로지 외로움과 책임을 동시에 안게 된다. 요즘은 여성들의 결혼적령기가 늦어짐에 따라 고령 산모들이 늘고 있어 분만 환경은 더 어려워졌다. 그럼에도 출산 현장은 언제나 생명 탄생의 경이로움이 상존한다.
모태안산부인과 안치석(56) 원장은 10년 동안 충북대 교수로 여성 종양과 유방암 진단 및 수술 전문가로 이름이 높았다. 그 후 10년은 개인병원을 개업, 출산전문가로 명성을 이어갔다. 이후 모태안산부인과에서 부인병과 여성 암 조기진단 전문가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충북대학교 병원에서는 주로 부인 암 전문가였다. 진단과 수술 그리고 출산을 병행했다. 모태안산부인과에서는 주로 자궁암 검진, 생리불순, 비정상출혈, 폐경기, 골반염 등을 전문으로 본다. 이제 출산은 모태안산부인과 산부인과 전문의들이 주로 한다."

여성암의 전문가에게 듣는 암 예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여성암 검진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조기진단이다. 암들이 무증상일 때 체크되면 간단하면서 경제적으로도 도움이 된다. 어떤 증상을 통해 진단되었을 때, 암으로 진행된 경우가 많다. 매년 자궁경부암, 초음파 검사를 통해 자궁, 난소의 상태를 확인해야 진행 암을 차단할 수 있다. 통상적으로 2년 간격으로 하면 된다. 그런데 만약 위험인자(성적접촉이 많은 여성의 경우)가 있는 분은 1년에 한번 해야 한다. 보통 자궁초음파를 보면 80~90%는 알 수 있다. 자궁경부암의 경우 이미 백신이 나와 있다. 9~12살 사이 소녀들의 경우 백신을 맞으면 자궁경부암에 걸릴 확률이 거의 없다. 내년부터 국가 예방접종사업의 일환으로 결핵예방접종처럼 필수예방접종으로 넣는다. 앞으로 여학생들에게 의무적으로 접종을 해야 한다."
불임은 아기를 갖고자 하는 부부에게 커다란 상처가 된다. 오늘날 현대 사회에서 불임은 갈수록 늘고 있는 추세다.

"우선 불임은 임신이 불가능한 상태를 뜻하는 것이고, 난임은 치료를 통해 임신할 수 있는 경우를 말한다.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난임은 피임하지 않고 정상적인 부부관계를 갖는데도 1년 이내에 아기가 생기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난임과 불임은 큰 차이가 있다. 그 중 35세 이상 여성이 6개월 안에 임신이 안 된다면 난임을 의심해 보아야 한다. 난임이 과거에 비해 많이 나타나는 이유는 사회활동을 하는 여성이 늘어나면서 결혼 시기가 늦어지기 때문이다. 여성은 나이가 들수록 임신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임신 성공률이 떨어지게 된다. 우선 초음파 검사를 통해 난소, 나팔관, 자궁의 상태를 관찰하고 호르몬검사, 유전적 요인 등을 파악해 치료 대책을 수립한다. 치료방법으로는 배란유도, 인공수정, 시험관 아기 등 다양한 방법이 있다."

불임인 환자들이 의례히 서울로 가는 경우가 빈번하다. 충북의 의료장비나 전문의 수준은 어떠한가. 향후, 원격진료 제도가 도입되면 지방의료계가 고사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사실 서울과 지방의 의료장비 수준 차이는 거의 없다. 특히 의료진의 실력차이도 이미 표준화되어 균형을 이뤘다고 판단된다. 집과 가까운 병원을 외면하고 서울로 간다는 것은 시간과 경제적인 손실이 크다. 이런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지방 의료의 질을 높여야 한다. 언급한 그대로 최근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원격진료제도는 지방의료계를 더욱 힘들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원격진료제도가 도입되면 환자들의 인식에 이미 브랜드화 되어 있는 서울대, 아산병원, 삼성병원과 같은 대형병원으로 쏠림현상이 극대화 될 것이다. 세계최고 수준의 IT 기술과 의료가 결합한 환자 중심의 원격진료제도는 당면한 과제지만, 기술과 의료의 중심에 인간과 환자를 두지 않고 오로지 경제적 이득만 추구하는 정책은 옳지 않다."

아직까지도 과거로부터 내려오는 전통 산후조리법이 여전히 존재한다. 예를 들면 아기 낳고 찬바람을 쏘이거나 출산 후 바로 머리를 감으면 산후풍이 생긴다고 생각한다.

"과거의 이야기다. 출산 후, 목욕을 하지 않으면 감염의 위험이 크다. 머리도 깨끗하게 감아주는 것이 중요하다. 전통적 산후조리법은 무엇보다 출산 과정을 이겨낸 산모를 보듬어주는 어른들의 마음이라고 생각한다. 적절한 온도에서라면 출산 후 바로 샤워하는 것은 문제없다. 하지만 힘든 분만 과정을 통해 출산을 한 산모는 더운 곳에서 샤워를 하는 것은 위험하다. 산모의 상황과 몸 컨디션에 따라 대처해야 한다."

산부인과 의사로 기억에 잊지 못할 일이 많았을 것이다.
"치료가 힘들다고 판단된 환자가 회복이 되면 감동이다. 진천의 한 여자 목사님은 아직도 안부를 전하면서 지낸다. 3기의 난소암 환자였는데 기적적으로 회복됐다. 보람이 있다면 개인병원을 운영할 때, 전국에서 자연분만을 가장 많이 하는 산부인과로 알려져 뿌듯했다. 당시 제왕절개 수술률이 보통 35%였을 때, 우리 병원은 27%로 전국최저를 기록하기도 했다."

의과대학시절 산부인과를 택한 이유를 묻자, "여성암에 관심이 많았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산부인과를 택하게 됐다."라고 싱긋 웃었다.

안 원장은 지금까지 꾸준히 진료와 연구를 병행해 지난 5월 26일에는 대한주산의학회에 '산후우울증' 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치료는 결국 한 사람이 해야 하는 것이다. 그만큼의 소양을 갖춰야 한다. 여러 사람이 토론하고 협업해도 한 환자에 대한 치료는 위임할 수 없다. 반드시 한 환자에 한 의사가 집중해서 치료해야 한다."

안 원장은 '한 환자에 한 의사가 집중해서 치료'해야 한다는 소신을 피력했다. 결코 누군가에게 환자를 위임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양수가 모두 쏟아진 것 같아 차라리 수술해 달라고 나도, 친정 엄마도 졸랐다. 하지만 선생님이 내일 아침까지만 기다려보자고 했다. 그리고 정말 다음 날 아침 기적처럼 자연 분만으로 큰 아이를 낳았다."

주변 지인은 이십여 년 전 충북대에 입원하여 첫 출산을 했던 당시, 안 원장에 대한 고마움을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다.

/ 윤기윤 기자

△안치석 원장 프로필

-청주고, 서울대의대, 서울대 대학원 의학박사(산부인과)

-(전)충북대 교수, 충북도의사회 총무이사, 청주지방검찰청 피해자지원센터 의료분과위원, 대한의사협회 사회협력위원

-여성종양과 유방암 등 부인병 질환 조기진단 전문가

-대한부인종양콜포스코피학회 학술상, 대한의사협회장상, 충북도지사 표창, AHP 최우수상, 검찰총장 표창 수상

-(현)제30대 청주시의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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