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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생의 그림과 이야기 - 그림은 그리지 않는 것이 그림이다

  • 웹출고시간2013.03.07 18:06:15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3편 : 그림은 그리지 않는 것이 그림이다
ⓒ 강호생
여백의 사전적 의미를 살펴보면 '종이 따위에, 글씨를 쓰거나 그림을 그리고 남은 빈자리'라고 나와 있다. 지난 시간에 부분적으로 여백에 대하여 논했지만 오늘의 그림이야기에서는 이보다 훨씬 더 폭 넓고, 깊이 있게 그 의미에 대해 이야기 해 본다.

동양사상에 합치되는 독특한 공간미 설정을 위한 여백이란 '텅 빈 충만', '채워진 빈자리', '가벼운 중량감', '숨 쉬는 공간' 등으로 말 할 수도 있다. 가만히 살펴보면 텅 빔과 가득함, 채워짐과 빔, 가볍고 무거움 등은 전 시간이 논했던 유(有)와 무(無)의 관계구조로도 되어있다. 오늘의 이야기는 그림을 그리는 사람 또는 일반인들도 반드시 여백의 개념을 인지하고 공부할 필요가 있다. 더구나 오늘날에 있어서 여백의 의미는 그 어느 때 보다도 중요성을 갖는다. 여백의 관계구조는 대립관계가 아닌 둘은 떼려 해도 뗄 수 없는 상호 보완적 관계를 갖고 있음을 알 필요가 있다.

전 시간에 여백의 사상적 배경을 살펴보았듯이 도교에서는 여백을 무(無)로 보고 있으며, 유교에서는 여백을 소(素)로 보고 있고, 불교에서는 여백을 공(空)으로 이야기 한다. 이 세 가지는 이미 하나라는 것을 바로 알아차릴 것이다. 없음, 흼, 빔은 하나다.

'도덕경'을 살펴보면 가령 '흙으로 만든 그릇 내면에 빈 부분의 공간인 비워짐(無,素,空)이 있어야 그릇으로써의 본래 구실을 할 수 있다.'라는 대목이 있다. 꽉 채워졌다면 모양은 그릇이나 비워있지 않기에 쓸모가 없게 되는 것이다. 사람 역시 비어 있지 않고 이기심으로 가득 채워져 있다면 겉모양은 사람 같지만 사람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없음에 쓸모없는 그릇과 다를 바가 없다고 하겠다. 이 세상은 스스로 인간인체 하는 사람들이 많다. 익히 이야기 했듯이 열매는 허(虛)에 이르러 비로소 완성되는 것처럼 사람 됨, 그릇 됨, 그림 됨은 채움 아닌 비울 때에 충만해진다. 그림은 그리지 않는 것이 그림이다. 시각적 아름다움과 모양닮음을 쫒아가거나 그리는 것 자체에 의미를 갖는다면 본의는 황급히 도망갈 것이다.

화가의 작품! 그것은 '겉으로 드러난 작가의 심장!' 이다. 작품과 일과 삶의 본질을 망각하고 위선적 행위 자체에 의미를 둔다면 모양만 그릇과 같은 이치이며, 감추어진 자신의 심장 생김새를 고스란히 노출 당하는 것과 같다.

'도덕경'에 나오는 예 하나를 더 반복 해 보자. '서른 가락 바퀴살은 한 둘레 바퀴통에 모이나니 그 바퀴통이 비어야만 수레구실은 한다.' 여기서 수레의 텅 빈 바퀴구멍은 무(無)이고, 수레 자체는 유(有)인 것이다. 바퀴의 중심이 비어있지 못하면 바퀴 자체로써의 쓰임은 없다. 즉 수레를 지탱하고 굴러가게 할 빈 축이 없다는 것 인고로, 비어 있을 때 마침내 쓰임의 완성이 되는 유(有)를 가능케 하는 것이다. 때문에 無는 有의 근원이고 有를 산출하는 모체임을 말하면서 無의 가치를 더욱 크게 하는 것이다.

이처럼 유와 무를 포함하는 여백은 상대적이면서도 일체적 개념으로 불가분의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결국 無는 有와 흑(黑)은 실(實)과 뚜렷하게 구별되는 것이 아니라 동일한 것으로 보아 통틀어 '하나'라고도 한다. 그림에서의 흑(黑)은 실(實)이요, 백(白)은 허(虛)이다. 그러나 어떤 상황에서는 白이 實이 될 수도 있으니, "단지 물고기만 그리고 물은 그리지 않았으나 이 중에 또한 절로 파도가 있네·" 라는 것은 그림에서 보듯 연꽃아래 노니는 물고기를 보면 알 수 있으리라. 그리지 않은 파도는 그 이상의 그림이었기에 그림인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채우기에 앞서 비우기를 우선하고 말하기에 앞서 듣기를 우선하여 제대로 된 소통의 예술문화를 만듦이 어떨까· 이정도면 내가 왜 여백 예찬을 지속하고 있는지 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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