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한강이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되었다. 아시아 여성 작가로는 처음이다. 이 소식에 출판, 서점, 인쇄, 유통과 문화가 활성화되고 있다는 뉴스가 전해지고 있다. 중요한 것은 한민족 정신사 흐름까지 바꿔놓고 있다는 점이다. 문과가 홀대받고 있는 시기에 경사가 아닐 수 없다. 평생 문학 공부만 한 필자도 공부를 잘못 선택한 것일까 상심이 늘어갈 때, 날아든 낭보는 내면세계에 큰 충격을 주었다. 한동안 잠자고 있던 치열성과 투지가 살아났으며, 문학에 대한 자긍심을 불러내 터닝하여 근원부터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작품 위대성은 훌륭한 번역자를 만나야 가능하다. 한강은 데보라 스미스라는 번역가를 만나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스미스는 『채식주의자』, 『소년이 온다』 등을 영문 번역하였다. 그녀는 『채식주의자』를 읽고 매료돼 첫 20페이지를 번역, 출판사 그란타 포르토벨로에 보냈다. 이는 영문 출간으로 이어졌고, 이후 책은 대대적인 주목을 받았다. 번역가 스미스는 36세로 앞으로 많은 활동을 할 것이다. 그리고 스미스와 같은 번역자가 많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우리는 세계적으로 대접 받지도 못했을 뿐 아니라 한국 문화 범주에
지난 10일 청주예술의전당에서는 홍은주 감독이 이끄는 청주시립무용단의 50회 정기공연 '붉은 경계-in & out'이 열렸다. 한마디로 한국 전통춤을 기반으로 한 현대(Contemporary) 무용극의 진수를 보여주는 자리였다. 공간, 몸짓언어, 조명, 음악 등 종합예술의 모든 요소에 있어서 제목처럼 연극적인 융합과 다원성을 담아 경계를 넘나드는 작품이었고 시립단원들의 에너지는 객석 끝까지 흘러넘치고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나중에 만나 뵙고서야 과거 오태석 연출 등 연극인들과도 작품에서 공동작업을 많이 했다고 하며 독일에 1년 반 머물 때에도 피나 바우쉬의 부퍼탈 시립무용단(Tanztheater Wuppertal)의 모든 공연을 보며 드라마적 구상에 큰 영향을 받았다는 말씀을 들을 수 있었다. 형식뿐 아니라 내용에 있어서도 홍 감독은 오랜 리서치를 기반으로 대본을 쓰고 조명 디자인까지도 직접 하는 작업 스타일을 가지고 있다. 그러기에 이번 붉은 경계 작품에서는 그녀 자신이 살아온 삶의 굴곡을 가득 담되 부조리, 욕망, 트라우마 등 삶의 고뇌와 경계선에서 갈등하는 군상의 모습들은 공간과 시간의 경계를 넘나들며 인류애적 보편성을 시적 미학으로 확장하는 모
100세 시대를 논하는 현대 사회는 슬로우 에이징 '천천히 건강하게 늙는다는 것'에 대한 관심과 요구도가 한층 높아졌다. 오래오래 건강하게 잘 살고 싶은 건 인간이라면 누구나 갖는 바람이지만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나이가 들면서 우리 몸은 시나브로 '노화'라는 겪고 싶지 않은 변화를 맞는다. 시야는 흐려지고 피부의 탄력은 떨어지며 기억력은 흐려지고 체력도 예전만 못하다. 남의 일이려니 했던 신체적 정신적 변화가 당혹스럽고 서글프기도 하지만 나뿐 아니라 누구에게나 찾아오고 누구도 피할 수 없기에 노화는 어쩌면 공평하다는 사실만이 위로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각자의 노력과 관리 여부에 따라 얼마든지 그 모습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건강한 어르신 들을 만나 뵈며 다시 한번 실감했다. 나이 들어서는 무엇보다도 돈과 명예를 지닌 노인보다 건강한 노인을 최고로 부러워한다고 한다. 어차피 노화를 피할 수 없는 것이라면 봄이 오면 어김없이 겨울이 오듯 자연의 섭리대로 자연스럽게 겸손하게 받아들여 봄이 어떨지 싶다. 지난해 이맘때 추천되신 건강한 어르신을 만나 인터뷰를 하면서 잘 늙는다는 것에 대한 깊은 생각과 반성. 삶을 대하는 태도, 인간에 대한 따뜻
흔한 것은 희소가치가 없다. 밤새 밀폐된 집안 공기는 매우 탁하다. 잠을 자며 내 쉰 이산화탄소 등도 혼탁한 공기에 일조를 한다. 이 때 창문으로 들어오는 아침 공기는 얼마나 상쾌한가. 그럼에도 필자 역시 이것의 소중함을 모르고 지나치기 일쑤였다. 이밖에도 주변을 둘러보면 흔한 탓에 무심히 지나치는 게 많다. 그럼에도 때론 주위에 지천이라 여겨온 것들도 세상사에 의하여 이 또한 귀한 몸으로 둔갑하곤 한다. 그중에 하나가 소금이기도 하다. 얼마 전 일본 원전사고로 바닷물에 방사능이 유출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그러자 소금 사재기로 한 때 그 값이 천정부지로 올랐었다. 수 년 전 가족과 함께 떠난 남도 여행지인 바닷가에서 일이다. 그곳에 근접한 마치 평야처럼 끝없이 펼쳐진 염전을 대하자 경이로움에 넋을 잃고 말았다. 여행 첫날은 흐린 날씨 탓에 그곳의 진가를 미처 몰랐다. 잠시 후 먹장구름이 걷히고 한 여름의 강한 태양빛이 염전 위에 작열했다. 이 때 소금이 그 자태를 드러내자 마치 보석처럼 반짝여 눈이 부셨다. 이것의 용도와 효용 가치는 다양하잖은가. 요즘엔 겨울철 눈이 쌓이면 길바닥에 소금을 뿌릴 정도로 이것의 값어치가 떨어졌다. 하지만 한
'김치의 나라' 한국에서 김치도 마음 편히 먹지 못하는 요즘이다. 음식점에 가서 김치 조금 더 달라고 말하려면 용기가 필요하다. 지난 7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한 여당 의원이 배추 한 포기를 들고 나와 보여주며 정부의 수급 예측과 가격 관리의 문제를 지적하는 장면이 있었다. 해당 의원의 "배추가 추석 때보다 2천 원이나 더 비싼 건 시장 대책에 문제가 있다"는 질의에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너무 이례적인 고온 때문"이라고 답변했다. ***한계에 달한 정부 무능 이에 대해 다른 여당 의원도 이미 8월부터 언론에서 금배추를 예상하고 대책을 촉구했으나 정부는 9월 배추 가격은 8월보다 하락하고 평년 9월보다 낮을 것이라고 전망했었다며 "국회도 언론도 다 걱정하는데 농식품부만 걱정하지 말라고 해 놓고, 걱정한대로 일이 벌어지면 유례없는 폭염 때문이라고 핑계대고 중국산 배추를 수입한다"고 비판했다. 정부의 물가 관리 실패를 야당 의원만 비판하는 게 아니라 여당 의원도 배추 실물을 등장시켜 호되게 비판하지 않을 수 없는 시장 상황이다. 배추를 비롯한 채소류는 비싼 물가가 소비자들에게 문제이고, 쌀값과 한우 값은 지나치게 하락한다고 농민들이 하소연 하
기후 변화는 오늘날 인류가 직면한 가장 중대한 과제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자연재해와 생태계 파괴가 나날이 인류의 삶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지금, 유독 강조되고 있는 목표가 바로 탄소중립이다. '탄소중립'이라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 나는 '대체 무슨 탄소를 어떻게 중립하겠다는 건가' 하며 속으로 의아해했다. 인터넷 검색으로 탄소중립이란 온실가스 농도 증가를 막기 위해 대기 중 인간 활동에 의한 탄소 배출량을 감소시키고, 반대로 흡수량은 증가시켜 순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것임을 알게 된 후에도 어쩐지 나에게는 그 말이 낯설기만 했다. 그러다 몇 달 전 행정복지센터에서 환경 업무를 맡게 되자 탄소중립은 나에게 떼려야 뗄 수 없는 개념이 되었다. 탄소중립 실천을 위한 특수 시책, 탄소중립 교육 신청 등 환경 업무 담당자로서 꽤 많은 탄소중립 관련 업무들을 처리하며 점차 탄소중립의 필요성을 현실적으로 깨닫게 되었고, 업무적으로 탄소중립을 위한 실질적인 방안을 직접 찾아내 실천해야만 했다. 일례로 우리 행정복지센터에서는 '맑고 깨끗한 금천동 만들기'의 일환으로 관내 어린이집들과 협약을 체결해 원아들과 함께 화단에 꽃을 심고, 재활용품 교환 사
청주시 서원구의 모충동(慕忠洞)은 본래 청주군(淸州郡) 남주내면(南州內面)에 속해 있던 지역이다. 조선 영조 때 남주내면 빙고리(氷庫里), 1789년 빙고리, 이현리(梨峴里), 1896년 화청리, 화동리라 했는데 1914년 일제(日帝)의 행정구역 통폐합 정책에 따라 월교리(越橋里), 화청리(華淸里), 화동리(華東里), 수곡리(秀谷里), 보십리(甫十里) 일부 및 서주내면(西州內面)의 화여리(華與里)를 병합하여 화여리(華與里)라 하여 사주면(四州面)에 속하였다. 여기에서 화여리를 화흥리(華興里)라 표기가 된 곳이 있는데 아마도 '與와 興'의 한자가 유사하여 오기한 것으로 짐작된다. 1935년 청주읍에 편입하였다가 1947년 일본식 동명을 폐지할 때 이곳에 있는 모충사(慕忠祠)에 근거하여 모충동(慕忠洞)으로 바꾸었다. 모충사는 원래부터 이곳에 있던 것이 아니었다. 1894년 10월3일 동학군을 진압하기 위해 영관(領官) 염도희(廉道希)가 이끄는 관군이 출병하였는데 강외면에서 전멸하였다. 그래서 11월에 청주목사 임택호(任澤鎬)가 남석교 밖에 단을 만들고 장충단이라 하였는데, 1903년 조정에서 모충단(慕忠壇)이라는 단호(壇號)를 내려주어 당산에 단을 다시 세
유년 시절에 살던 ㄷ자로 된 기와집에는 안채와 사랑채 그리고 행랑채가 있었다. 방마다 손잡이를 꽃으로 장식한 격자문이 있었는데 바람이 불 때마다 문 창호지에서 통통 북소리가 났다. 바람이 북채가 되어 문종이를 두드렸기 때문이다. 친정어머니는 계절마다 새 문종이를 바르기 위해 문을 떼어냈다. 먼저 문살에 물을 품어 불린 후 먼지 묻은 헌 문종이를 떼어냈다. 문살마다 작은 수건으로 깨끗이 닦아내고, 닥나무로 삶아 만든 새로운 문종이를 붙여 그늘에 말렸다. 그늘에 말리는 이유는 젖은 문살이 뒤틀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어머니는 문종이가 마르는 순서대로 방에 다시 문을 달았다. 문종이를 새로 바르고 나면 방마다 닥나무 냄새가 풍겨 정겨웠다. 나는, 문종이를 바르는 날, 내 방 문짝은 방에 들여놓았다가 제일 나중에 달아 달라고 부탁했다. 밋밋한 문종이에 그림을 그리고 장식하기 위해서였다. 벼루에 먹을 갈아 문종이에 나무와 나뭇가지를 그렸다. 나뭇가지를 섬세하게 표현하기 위해 오빠 파이롯트 이로시 주크 청색 잉크를 솔가지에 찍어 툭툭 뿌리면 나뭇가지가 바람에 흔들리는 것처럼 보였다. 어머니는 명절 때마다 치마저고리 끝동과 옷고름에 금박을 예쁘게 찍어 만들
5년 전 뇌경색으로 편마비가 발생하게 되면서 몸이 불편해지고 동작에 제한이 왔다. 이런 변화가 우울과 불안감을 가져왔고, 나의 자존감에도 영향을 끼쳐 많은 어려움과 고통을 겪었다. 여러 병원을 전전하며 재활치료를 받았지만, 나의 몸과 마음은 더욱 어두워졌다. 그러던 중 충주시보건소 재활센터를 알게 됐다. 충주시보건소 재활센터를 이용하고 나서부터 일상생활조차 힘들었던 내가 새로운 희망을 찾게 됐다. 처음 재활센터에 방문했을 때, 몸이 제대로 움직이지 않아 회복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됐다. 또 그때 당시 코로나19가 확산하던 시기라 재활 운동은 더디게 이뤄졌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주위 사람들과의 접촉이 줄어들며 나의 외로움은 더 커졌고, 사회적 고립으로 운동능력은 더욱 떨어져 기본적인 동작조차 수행하기 힘들어졌다. 의욕은 도미노 쓰러지듯 넘어갔고, 계속되는 통증은 신체와 정신을 괴롭혔다. 하지만 재활센터 물리치료사 선생님들의 전문적인 지도와 격려, 꾸준한 훈련 덕분에 나의 몸에 조금씩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몸에 긍정적인 변화가 생기자 자신감이 붙었다. 지속적인 훈련에 대한 의지를 다지며 매일 운동량을 늘렸다. 첫 번째 목표
임금님에게 진상하던 '보은대추'를 홍보하고 판매하는 보은대추축제가 열흘간의 대장정을 시작하였습니다. '보은대추축제'는 지난 11일 금요일부터 시작해 20일 일요일까지 보은 뱃들공원과 보은읍 중심부를 흐르는 보청천에서 진행됩니다. '대추에 설레, 보은에 올래'라는 주제로 진행되는 축제 현장은 발 디딜 틈조차 없는 인산인해(人山人海)입니다. 대추에 관한 고문서 기록은 '고려 문종 33년(1079) 때 송나라에서 보내온 일백 가지 약재 품목 중 산조인(酸棗人)이 있으며, 재배 관련해서는 고려 명종 18년(1188) 때 대추나무 등 과실수 심기를 독려했다.'는 내용이 고려사에 있습니다. 동의보감에서는 '대추는 성질이 따뜻하여 속을 편하게 하고 오장을 보호하며 여러 가지 약초와 조화를 이룬다.'고 설명합니다. 이처럼 중요한 대추는 보은에서 약제를 넘어서 과일로 재탄생했습니다. 붉은빛이 도는 보은대추는 아삭하고 상큼한 질감과 가을을 머금은 최상의 당도를 자랑하며 방문객들의 입맛을 자극합니다. 그러니 '보은대추를 보고도 먹지 않으면 쉬이 늙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또한 제사상에는 대추가 제일 첫머리에 올라 갑니다. 대추는 5월 말에서 7월 중하순까지가 꽃피는
'쪽'은 마디풀과의 한해살이 풀이다. 인디고를 지니고 있는 잎을 남빛 염료로 이용했는데, 청색계통의 옷감을 염색할 때는 모두 쪽을 썼다. 염색 횟수에 따라 쪽빛은 감(紺)색, 남(藍)색, 청(靑)색, 표(縹)색 등으로 나뉜다. 가장 짙 푸른색이 감색이다. 쪽빛염색법은 쪽잎을 갈아 물에 담가서 얼음으로 온도를 낮춘 뒤 천을 넣어 푸른색으로 물들이는 염색법이다. 쪽을 짓찧어 물에 담가 놓으면 푸른 물이 우러난다. 이렇게 우러난 푸른색이 원래 쪽빛보다 한층 더 푸르니 신비로운 현상이다. 그래서 '청출어람청어람(靑出於藍靑於藍)'이란 말이 생겼다. "쪽 풀에서 우러난 푸른색이 본래 쪽빛보다 푸르다"라는 뜻이다. 이를 줄여 청출어람이라고 하는데, 간략하게 출람(出藍)이라고도 한다. 성악설(性惡說)을 주장한 순자(荀子)는 쪽보다 더 푸른 쪽물을 이렇게 비유했다. 푸른색은 쪽 풀에서 나왔으나 쪽 풀보다 더 푸르고(靑出於藍而靑於藍) 얼음은 물이 얼어서 만들어졌지만 물보다 더 차다(氷水爲之而寒於水) 본래 쪽 풀에서 나온 푸른빛이 쪽 풀색보다 푸르다는 말인 '청출어람'은 그러므로 배우는 것을 멈춰선 안 된다(學不可以已)라는 간곡한 당부가 더해져 스승보다 더 나은
올여름은 참으로 무덥고 지루했다. 7, 8월 내내 비는 거의 오지 않았고 태양은 숨이 턱턱 막히는 열기를 쏟아 냈다. 그 기세는 9월 중순까지 이어졌으니 이제 한반도도 봄과 가을은 짧고 여름과 겨울이 길어지면서 습하고 더운 아열대기후로 가는 것 같다. 화석연료에 기초해 발달한 인류문명이 이런 기후변화를 자초한 것으로 생각하면 엄정한 업보가 아닐 수 없다. 세계는 이러한 지구온난화에 의한 기후변화, 특히 지구 온도 상승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탄소중립 등 여러 가지 대책을 세우고 있지만 이미 오랜 시간에 걸쳐 거대한 변화의 소용돌이에 들어선지라 쉽사리 해결되지는 않을 것 같아 답답하다. 그래도 인류는 온갖 재난을 극복하며 발달해온 지혜가 있기에 절망하기보다는 반드시 극복해 나가리라 믿는다. 그렇게 힘들었던 여름도 해는 자꾸 뜨고 져 어느덧 간간이 서늘한 냄새를 싣고 불어오는 가을바람에 풀이 죽어간다. 이른 아침마다 나팔꽃은 진한 하늘색 나팔을 들어 부지런히 가을이 오고 있는 소리를 불어 대고 이에 뒤질세라 아침저녁 귀뚜라미 소리가 애잔하게 들려온다. 여름 뙤약볕에 그렇게 무성했던 감잎은 선선한 가을 기운에 윤기를 잃어가며 감잎 사이로 탐스러운 빨간 감을 드
[충북일보] 식사 시간이 한참 지났지만 손님이 연이어 들어선다. 혼자서 따뜻한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기는 손님이 있는가 하면 오늘 저녁을 위해 포장하는 손님, 선물용으로 예쁘게 포장해달라는 손님, 내일 점심 포장을 예약하는 손님도 있다. 포장하는 메뉴도 다양하다. 진열장에 보이는 빵 메뉴부터 6가지 종류의 샌드위치, 라자냐, 샐러드, 잠봉뵈르 등 신중한 선택이 이어진다. 스피카 카페에서는 청주 흥덕초등학교 정문이 바로 보인다. 통창 너머로 재잘대는 아이들의 모습부터 아기자기한 소품들과 환하게 들어오는 채광이 따스한 공간을 연출한다. 오전 10시부터 7시까지 문을 열고 있는 이곳에서는 재료가 떨어지기 전까지 맛있는 냄새가 새어 나온다. 스피카의 이선영 대표는 10년 넘게 일본어를 가르쳤다. 어릴 적부터 좋아하던 음악과 영상 등을 통해 자연스럽게 습득한 언어는 성인이 된 후 일본으로 떠날 용기를 줬다. 일본의 베이커리나 카페 등에서 일하고 공부하며 보낸 시간은 돌이켜 생각해도 만족스러운 기억이다. 한국으로 돌아와 좋아하는 언어를 가르치는 일을 계속하며 성취감이 있었지만 마흔이라는 나이가 다가오면서 다른 일을 생각하게 됐다. 40살이 되면 뭔가 달라
[충북일보]경기침체와 고물가 영향으로 설 선물의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충북도내 유통업계에 따르면 백화점의 경우 물가 상승 영향으로 10만 원 미만 선물 물량은 지난해 설 보다 5%가량 줄어든 반면, 대형마트들은 5만 원 미만 선물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을 보이는 백화점 선물세트는 물가 상승 영향으로 구성 상품들의 시세가 전반적으로 오른 영향이 크다. 설 성수품인 배 가격은 최근 강세를 보이고 있다. 6일 청주지역 기준 배(신고) 평균 소매 가격은 10개에 4만2천900원 이다. 지난해 보다 27.37% 비싸다. 지난해 배 생산량 감소와 저장단계에서 고온 피해로 인해 유통 가능 물량이 줄어들면서 가격 상승에 여파를 미쳤다. 이에 기존 사과·배에 더해 샤인머스캣이나 애플망고를 섞은 혼합세트가 증가했다. 명절 주요 선물 상품인 한우의 경우 포장 중량을 줄여 가격 부담을 낮추는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대형마트는 '가성비'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잡고 있다. 지난해 설 보다 '5만 원 미만' 상품의 비중을 확대하거나, 커피·차 세트, 김·양말 등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선물 세트가 인기를 끈다. '1
[충북일보] 청주시가 여름철 폭우와 홍수에 대비하기 위해 다양한 대책을 세웠다. 17일 시에 따르면 올 여름 청주지역 무심천 범람에 대비해 시민들의 통행을 자동으로 차단할 수 있는 시설을 조성한다. 이 자동차단시설은 갑작스러운 폭우나 장마기간 무심천의 수위가 위험수준에 달했을 때 시민들의 세월교 보행을 자동으로 차단하는 시설로, 시는 지난해 운천동 세월교 1곳에 양방향으로 이 시설을 설치해 시범운영했다. 시는 이달 내로 무심천 19곳 세월교 전체에 자동차단시설을 설치한다는 방침이다. 자동차단시설 1기를 설치하는데 소요되는 예산은 1천만원 수준으로, 모두 38개 시설에 3억8천여만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지금까지는 국지성 폭우가 쏟아지면 직원들이 세월교를 일일이 방문해 차단선을 설치했다. 그러나 올해부턴 원격으로 작동하는 이 시설을 무심천 전 구역에 설치해 재난대비에 만전을 기할 계획이다. 또 이 시설은 한번 설치하면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 예산투입 대비 사업효과가 큰 것으로 평가된다. 이와함께 시는 재난 예보·경보시설도 개선한다. 시는 노후화된 예보·경보시설을 점검해 혹시나 발생할지 모를 재난상황에 대비할 방침이다. 총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