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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5.04.03 15:28:45
  • 최종수정2025.04.03 15:28:45

오혜린

단양군 대강면 방곡리

어릴 적 꿈이 뭐였냐고 묻는다면 "한 가지 직업을 가져야지"라고 대답했을까·

하지만 인생은 동화 속 주인공처럼 한 방향으로만 흘러가는 것이 아니었다. 마치 여러 갈래 길이 있는 모험 같은 삶을 살다 보니 어느새 나는 N잡러가 돼 있었다.

대학을 졸업한 2021년 나는 단양에서도 손꼽히는 오지, 대강면 방곡리로 내려왔다. 시골 생활과는 전혀 인연이 없을 줄 알았으나 부모님께서 2013년부터 5도 2촌 생활을 해오셨기에 자연스럽게 단양이라는 곳을 알게 됐다.

그리고 2023년 마을에서 오래된 폐가였던 펜션을 임대하며 모아둔 전 재산 3천만원과 2천만원의 대출을 보태 첫 사업을 시작했다.

한참 일을 하다가 거울을 보니 어느새 나는 건축 노동자이자 디자이너, 청소부, 인테리어 전문가가 돼 있었다.

SNS 마케팅도 직접 하면서 온라인 홍보까지 도맡다 보니 나는 펜션 사장님이자 농부, 온라인 마케터, 정원 관리사까지 총 다섯 개의 직업을 가지게 됐다.

어느새 내 삶은 '9 to 6'가 아니라 '끝없는 도전과 자유로운 시간 관리'가 돼 있었고 이 삶이 무척이나 만족스러워졌다.

그러던 중 2023년 마을에 있는 한 주택을 매입했다. 집을 둘러보던 중 발견한 것은 낡은 도자기 가마였다.

"이건 뭐지· 과거의 보물인가·", 알고 보니 이곳은 방곡도예촌으로 17세기부터 생활 자기를 만들어 한양까지 팔았던 유서 깊은 마을이었다.

하지만 계승자가 없어 점점 쇠퇴했고 수입 도자기와의 경쟁에서 밀려 잊혀 가고 있었다.

나는 가마를 살릴 방법을 고민하다가 찜질방을 만들어 보면 어떨지 생각했고 "그렇다면 땅을 파서 높이를 올리면 되겠군!" 마치 판타지 세계의 던전을 개척하는 모험가처럼 직접 삽을 들고 땅을 팠다.

운이 좋게도 지자체의 지원으로 1천만원의 보조금을 받았고 드디어 전통 가마 찜질방을 완성할 수 있었다.

"작은 도전들이 모여 커다란 변화를 만든다." 다만 마지막에 자금이 부족해 문이 허술해진 탓에 열기가 새어나갔지만 그래도 의미 있는 도전이었다.

2024년 6월 예상치 못한 손님이 찾아왔다. 바로 임신한 길고양이 한 마리. 나는 강아지만 좋아했기에 처음엔 어쩔 줄 몰랐다. 하지만 고양이는 내게서 떠나지 않았다.

시골 생활과 펜션 운영을 기록하던 인스타그램(@bang.gok)과 유튜브(오리녜)에 이 사연을 편집해 올렸는데 놀랍게도 6개월 만에 1.7만 명의 팔로워가 생겨났다.

"진심을 담으면 사람들은 공감한다." 예상치 못한 인기에 놀랐으나 그 덕분에 나는 꾸준히 고양이 이야기를 연재하게 됐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PD, 기획 작가, 영상 편집자까지 새로운 직업이 추가됐다. "뜻밖의 행운은 노력하는 자에게 찾아온다."

그렇게 살아남은 두 마리의 새끼 고양이와 함께 나는 또 다른 모험을 시작했고 도시 생활이 좋다고 생각했던 나는 어느새 '시골 러버'가 돼 있었다.

2024년 12월 부모님의 카페 임대 계약이 종료되며 우리 가족은 위기에 처했다. 2023년 7월, 아버지께서 암 진단을 받으며 도시에서 하던 경제 활동이 중단됐고 카페 운영을 위해 진 빚까지 감당해야 했다.

나는 고민 끝에 직접 카페 운영을 맡기로 했다. "위기가 곧 기회다!" 지출을 줄이기 위해 한 달간 셀프 리모델링을 하면서 하나씩 준비해 나갔다.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일이지만 그만큼 설렘과 기대가 컸다.

"인생은 한 권의 책과 같다. 바보는 대충 읽고 넘기지만, 현명한 사람은 한 줄 한 줄을 곱씹으며 의미를 찾는다."

나는 지금 단양에서 한 페이지, 한 페이지를 정성껏 채워가고 있다. 앞으로 어떤 이야기들이 펼쳐질지 모르지만, 매 순간 최선을 다해 살아가고 싶다. 내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단양의 카페 돌, 방곡숲펜션, 토석상펜션을 찾아오면 나를 만날 수 있다.

그리고 그때, 새로운 모험을 이야기해 줄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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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을 넘어 협력으로" 성장 네트워크 구축하는 충북이노비즈

[충북일보] "충북 이노비즈 기업들이 연결을 통해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기술 우위를 바탕으로 경쟁력을 확보한 기술혁신형 중소기업은 지역 내 탄탄한 경제 기반으로 핵심역할을 하고 있다. 30일 취임한 안준식(55) 신임 이노비즈협회 충북지회장은 회원사와 '함께 성장하는 기술혁신 플랫폼'으로서 이노비즈협회 충북지회 역할을 강화한다는 것에 방점을 찍었다. 안 신임 회장은 "취임 후 가장 먼저 해야할 부분은 이노비즈기업 협회와 회원사 위상 강화"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대외협력위원회(위원장 노근호 전 충북테크노파크 원장) △경영혁신위원회(위원장 이미연 ㈜유진테크놀로지 대표) △회원사 협력위원회(위원장 한연수 ㈜마루온 대표) △봉사위원회(위원장 함경태 ㈜미래이앤지 대표) △창립 20주년 추진위원회(위원장 신의수 ㈜제이비컴 대표)로 5개 위원회를 구성했다. 안준식 회장은 도내 회원사들이 가진 특징으로 빠른 적응력과 협력네트워크를 꼽았다. 그는 "충북 이노비즈 기업은 제조 기반 기술력과 신사업으로의 적응력이 뛰어나다. 첨단산업 핵심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들이 다수 분포해 있고, 산업단지 중심 클러스터화도 잘 이뤄져 있어 협력 네트워크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