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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정

세명대 교양대학 부교수

얼마 전부터 주위에 다큐멘터리 <짜장면 랩소디>에 대해 이야기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보고 나니 짜장면을 몹시 먹고 싶어져서 당장 동네 중식당에 배달시켜 먹었다거나, 시청하면서 짜장면을 먹으면 소스와 면의 다양한 결을 느낄 수가 있어 새로운 맛을 깨닫게 되었다는 등의 후기가 여기저기서 전해졌다. 후기와 함께 먹음직스러운 짜장면 인증샷도 심심치 않게 날아들었다. 대체 어떤 내용일까 궁금해졌다. 탐스러운 짜장면 인증샷의 물결에 동참하고 싶기도 했다. 그런데 막상 시청하고 보니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남는 이야기는 다큐멘터리에 등장한 사람들이 전해준 짜장면의 추억이었다. 어릴 때 그토록 먹고 싶었던, 그러나 자주 먹을 수 없었던, 그렇기에 더욱 특별하고 짜릿했던 짜장면에 관한 각자의 아련한 기억.

짜장면은 오랜 시간 동안 한국인의 사랑을 받아온 음식이기에 드라마나 영화, 그리고 대중음악 가사에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 그중에서도 특히 '짜장면' 하면 자동으로 떠오르는 가사가 있다. "어머님은 짜장면이 싫다고 하셨어." 가수 지오디의 데뷔곡이었던 <어머님께>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구절이다. 이렇게 떼어놓고 보면 그저 화자 어머니 취향에 짜장면이 맞지 않았다고 오해할 수도 있으니 앞뒤 가사를 함께 살펴보자. "어려서부터 우리 집은 가난했었고 (중략) 어머님이 마지못해 꺼내신/ 숨겨두신 비상금으로 시켜주신/ 짜장면 하나에 너무나 행복했었어/ 하지만 어머님은 왠지 드시질 않았어/ 어머님은 짜장면이 싫다고 하셨어." 비상금으로 자식에게 짜장면 한 그릇 시켜주고서 그마저도 먹는 아이 마음 불편할까봐 '짜장면이 싫다'며 양보하신 어머니. 특별한 날 온 가족이 함께 먹는 짜장면의 추억조차 허락되지 못했던 화자의 회한(悔恨)이다.

반대의 경우에는 어떨까? 재벌과 서민이 우연히 만나 연애하는 로맨틱코미디 장르에서 재벌 캐릭터가 떡볶이로 대표되는 '길거리 음식'을 생전 처음 먹어보는 경험을 하는 장면은 장르적 클리셰로 흔히 등장한다. 짜장면에 대해서도 계층에 따른 차이가 있을까? 현대사회에서 먹고, 마시는 등의 음식 소비 행위와 이를 둘러싼 의례는 과거 전통사회와 비교하였을 때 훨씬 더 문화적이고 상징적인 성격을 가지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 음식 소비 행위는 단순히 음식물에 담긴 영양 요소를 섭취하는 것을 넘어 어떤 음식을 소비하는지, 어떤 식당에 방문하는지, 혹은 어떤 음식을 접해왔는지 등과 같은 음식의 상징적 의미까지 편입시킨다. 이는 결국 음식 소비 행위가 개인의 주체성 형성은 물론, 그를 특정 집단이나 문화에 포함, 또는 배제시키는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매우 유복한 성장기를 보냈던 지인 몇 명에게 짜장면과 관련하여 어떤 추억이 있는지 물어봤다. 놀랍게도 질문을 받은 사람 모두 짜장면과 관련한 어떠한 추억도 없다고 답변했다. 드라마의 재벌 캐릭터처럼 서민층의 연애 상대를 만나기 전까지는 입에도 대보지 못했다는 의미가 아니었다. 오히려 짜장면은 어떤 추억을 이야기할 정도로 특별한 음식이 아니었다는 뜻이었다. 특별한 날이 아니라도 먹고 싶으면 언제든 먹을 수 있는, 그렇기에 딱히 기억에 남을 만한 스토리도 없는 그런 음식 말이다. 짜장면처럼 대중적인 음식조차도 계층의 경험 차이는 완전히 지우기 어려운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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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세종충북지회장 인터뷰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