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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정

세명대 교양대학 부교수

1990년대 이후 현재에 이르기까지 드라마와 영화에서 끊임없이 만들어졌던 이른바 '신데렐라 스토리'는 공통적으로 현대사회의 '백마 탄 왕자' 격인 부유한 남자와 평범하거나 어려운 형편의 여주인공이 우연히 만나 사랑의 감정을 느끼고 결국 결혼에 이르는 '해피엔딩' 구조를 가진다. 이런 구조에서는 대개 계급 차이로 인한 주변의 모진 반대는 오히려 그들의 사랑을 더욱 불타게 만드는 장치로 활용된다. 그 세계에서 계급 차이로 인해 생길 수 있는 어려움은 거의 없거나 혹은 극복 가능한 것일 뿐이다.

"조선시대의 계급은 신분이 정했고 2022년 대한민국의 계급은 돈이 정한다. 은행을 찾는 사람들에게도 은행에서 일하는 우리들에게도 계급이 있다. 그리고 나와 그녀 사이에도." JTBC 드라마 <사랑의 이해>에서는 현대사회에도 계급이 존재한다고 말한다. 1화 첫 장면부터 돈으로 결정되는 계급이 존재한다는 주인공의 내레이션으로 시작하는 이 드라마는 사랑과 계급의 관계를 기존 '신데렐라 스토리'와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엮는다. 드라마는 4명의 주인공을 최상류층, 중산층, 서민층 등 각기 다른 계급적 상황에 있는 것으로 설정하고, 이들의 패션스타일, 인간관계, 거주지에서부터 휴일에 마시는 커피 종류에 이르기까지 계급 차이가 일상에서 어떻게 드러나는지를 섬세하게 보여준다. 아직 결말은 방영되지 않았지만, 중반부에 이른 현재까지 사랑의 감정이 피어나고 관계가 맺어지는 결정적 순간에 계급은 그 감정을 억누르거나 어긋난 선택을 하도록 로맨스를 훼방 놓는 장해물로써 작동한다.

'계급'은 공통된 경제적 자원을 공유하는 사람들의 대규모 집단을 의미한다. 계급이라는 개념 안에 경제적 상태가 차지하는 비중은 꽤 크다. 그렇기에'사랑'이라는 단어 옆에 계급을 붙이면 불편한 감정이 먼저 든다. 사랑은 거부할 수 없을 만큼 압도적이며 순수한 감정의 결정체라는, 혹은 그래야 한다고 여겨져 온 생각 때문이다. 그러나 현대사회에서 사랑이라는 '감정'은 결혼이라는 '제도'와 연결되는 주류 문화적 라이프스타일로 도식화되어 왔다. 이처럼 사랑이 행복한 결혼 생활을 충족시키는 필요조건이며 연애의 종착점을 결혼이라고 전제했을 때, 사랑은 더 이상 감정적 문제에 머물지 않는다. 사랑으로 인한 선택은 일상과 직결되는 문제이고 따라서 '사랑'은 이후 결혼을 통해 자신의 사회적 계급을 결정하게 할 수도 있는, 중요한 가능성을 지닌 일련의 행위로 바라볼 수 있다.

드라마 <사랑의 이해>는 2023년 현재 한국 사회를 살아가는 청년들이 마주한 사랑과 연애, 그리고 결혼의 풍경이 상당히 계급적이고 계층화되어있음을 잘 보여준다. '신데렐라 스토리'에서는 등장시키지 않는 '현실'이 여기에 있다. 이 드라마는 거창하지만 두루뭉술한 '계급 격차'라는 개념이 어떻게 일상의 얼굴을 하고 나타나 어느 날 갑자기 가슴을 파고드는 비수가 될 수 있는지 보여준다. 그것은 쉽게 극복될 수 있는 것 같지 않으며, 아주 오래 지속되면서 자신을 찌를 것처럼 보인다.

드라마를 포함한 대중문화는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실에 대한 나름의 통찰을 보여주는 동시대성을 지닌다. 이처럼 사랑과 계급을 연결지어 이야기하면서 계급 차로 인해 발생될 수 있는 일상에서의 불편함을 이야기하는 드라마의 등장은 현실 사회에서 펼쳐지는 실제 사회상을 반영한 것이다. 빠른 속도의 계층화와 함께 계급의 세습화가 진행되면서 사회 전체의 계층 간 이동 가능성이 상당히 낮아져 있는 지금 2023년의 한국 사회를 살아가는 청년들이 '사랑'이라는 감정적 소용돌이를 맞아 어떤 '선택'을 하는지, 그 과정을 보여주면서 우리가 발 딛고 있는 현 상황을 각자의 시선으로 바라보게 한다는 점에서 커다란 미덕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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