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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3.09.04 16:41:15
  • 최종수정2023.09.04 16:41:15

우향경

괴산증평교육지원청 장학사

개인과 사회의 다양한 삶의 문제를 지혜롭게 해결하기 위해 인문학이 강조되고 있는 가운데, 충북도교육청에서도 인문학적 소양을 기르기 위해 인문고전을 활용한 독서의 생활화를 강조하고 있다.

인문고전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한자에 대한 이해가 중요한데, 한자 학습법의 하나인 '파자(破字)'는 글자를 깨뜨린다는 뜻으로 한자의 자획을 풀어서 맞추고 여러 가지 이야깃거리를 만드는 말놀이의 일종이다.

우리 조상들은 파자를 통해 해학과 풍자를 즐겼다고 하는데, 조선시대 파자의 대가는 방랑시인으로 유명한 김삿갓이다.

김삿갓이 어느 부부의 집에서 신세를 지게 되었는데, 식사 때가 되어도 밥을 차릴 기미가 없었다.

김삿갓이 부부의 대화를 들어보니, 부인이 "인량복일(人良卜一)" 하고 물으니 남편이 "월월산산(月月山山)"하고 답하는 것이었다.

인량복일은 '食上(식상)'을 파자한 것으로 '밥상 차릴까요?'하고 물은 것이요, 월월산산은 '朋出(붕출)'을 파자한 것으로 '이 친구가 가거든'이라는 말이었다.

비위가 상한 김삿갓은 '견자화중(犭者禾重), 정구죽요(丁口竹夭)'라고 일갈하고 그 집을 나왔다고 한다.

'견자화중, 정구죽요'는 猪種可笑(저종가소)를 파자한 것으로 '돼지들아, 가소롭도다!'라고 말한 것이니, 얼마나 통쾌한 꾸짖음인가!

그런가 하면 파자는 조상들이 점잖게 자기의 마음을 표현하는 수단이 되기도 하였다.

한 사내가 마음에 담은 여인에게 '좌사우사중언하심(左糸右糸中言下心)'이라고 편지를 써서 보냈더니, 이 여인이 '一三下口牛頭不出(일삼하구우두불출)'이라고 답장을 보냈다고 한다.

좌사우사중언하심은 연(戀)을 파자한 것이니 '사랑하오'라는 고백이고, 일삼하구우두불출은 '허(許)'를 파자한 것이니 '허락한다'는 답이다. 이 두 남녀의 사랑 고백은 얼마나 낭만적인가!

그런데 풍자와 해학, 점잖은 언어유희가 파자의 전부는 아니다. 파자는 한자의 깊은 뜻을 되새겨보는 데에도 의의가 있다.

논어 이인편에서 공자의 제자인 증자(曾子)는 공자의 일관된 삶을 충(忠)과 서(恕)라고 요약하였다. 공자의 일관된 삶의 도인 충(忠)과 서(恕)는 무엇일까?

충(忠)을 파자하면 중심(中心)이 된다.

그 뜻을 되새겨보면 어떤 일을 할 때 가장 중요하고 기본이 되는 마음을 잃지 말고 흔들림없이 끝까지 집중하라는 뜻으로, '나'를 향한 삶의 자세이다.

서(恕)를 파자하면 여심(如心)이 된다.

이는 상대와 나의 같은 마음, 즉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남을 배려하고 용서해야 한다는 뜻으로, '타인'을 향한 삶의 자세이다.

최근 BTS지민이 1억 원의 기부금을 통해 '아이사랑 책 기부제'에 동참하는 등 독서교육 활성화를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역사와 문화가 한자를 매개로 하여 발전되어 왔으며 대부분의 어휘가 한자어로 이루어져 있는 만큼, 인문고전 속에서 파자를 통해 옛 성현들의 말씀을 되새기며 독서의 재미와 의미를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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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