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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3.05.03 17:25:15
  • 최종수정2023.05.03 17:25:15

심의보

충북아동보호전문기관 운영위원·교육학박사

안톤 슈나크의 시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의 첫 구절이다. 부모의 학대와 폭력으로 상처받고 죽어가는 아이들, 친구들의 폭력과 따돌림으로 학교 밖으로 쫓겨나는 청소년들, 성폭행부터 강제추행까지의 희생자가 되는 미성년자들, 아이들이 울고있는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는 슬프다. 학대 없는 가정, 폭력 없는 학교, 안전한 사회를 위한 학대와 폭력으로부터의 '아동·청소년 보호'를 외치는 심정은 착잡하다.

중세시대만 해도 아동은 독립적인 인격체로 인식되지 못했다. 그저 '축소된 인간', '작은 어른'이었다. 보호받아야 할 대상으로서 아동의 개념은 17세기 이후 근대에 들어서야 성립했다. 어른사회에서 아동이 분리되기 시작한 것은 산업혁명과 자본주의의 발전, 학교교육이 확립되기 시작한 18세기 후반이다. 근대 유럽국가들에서 10대 초중반 아이들이 군에 입대하여 전장에 투입되는 일도 흔했다. 아직도 아동노동이나 아동 성폭력 등의 문제는 근절되지 않고 있다.

지난 4월 30일엔 생후 40일 된 아들을 방바닥에 떨어뜨려 다치게하고 방치하여 숨지게 한 20대 친모가 구속됐다. 남편의 신고를 받고 경찰이 출동했지만 늦었다. 지난 2월 인천에서는 사흘 동안 혼자 방치된 2살짜리 아기가 숨진 채 발견됐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장시간 음식물이 공급되지 않아 사망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초등학교 5학년 아동이 계모와 친부의 폭행으로 숨지기도 했다. 장기결석으로 학교의 집중관리대상이었지만 몸에 여러 개의 멍이 발견됐다.

한국 사회의 내면이 더욱 더 심하게 곪아가고 있는가? 사회 안전망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가족 안전망'이 무너지면서 아동학대가 크게 늘었다. 세계 안전의 날인 4월 28일을 맞아 발표한 '한국의 안전보고서 2022'를 보면 인구 10만 명당 아동학대 경험률이 2020년 401.6건에서 2021년 502.2건으로 큰 폭으로 증가했다. 10년 전(2011년, 61.6건)보다 8배 이상 급증한 수치다. '아동학대 통계'에 따르면 학대로 인해 사망한 아동은 2020년에 43명, 2021년 40명이다.

아동학대 사망 아동은 0세부터 만 3세까지 영유아가 26명으로, 65.0%를 차지했고, 학대 행위자의 절대다수는 부모(3만1,486건, 83.7%)였다. 사망사례 학대 행위자도 친부모인 경우가 37명(68.5%)으로 가장 많았다. 특히 홈스쿨링 때문에 학대가 드러나지 않는 '미등교 아동'의 경우 학대 피해를 당할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21년 학대로 사망한 아동 40명 중 절반에 가까운 19명(47.5%)이 교육기관을 다니지 않는 '미등교 아동'이었다.

아동학대의 예방과 보호의 문제도 좀 더 서둘러야 한다. 가정 내에만 있어 외부 노출이 어려운 영유아들이 사망하는 사례에서 보듯 아동학대의 예방과 조기 발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따라서 외부에서 아이가 잘 크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 실시하는 임산부·영유아 대상 생애초기 가정방문 사업을 아동학대 예방과 연계해 양육과 관련한 전반적인 상황을 확인하도록 하는 제도가 전국적으로 확대될 필요가 있다.

또한 지난해부터 아동학대 후유증 회복과 재학대 예방을 목적으로 하는 '방문형 가정회복 프로그램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있는데 이를 더욱 확대하여 예방과 조기발견을 위한 체제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

가정의 달 오월을 맞아 우리는 아동학대 범죄의 심각성을 재인식해야 한다. 심리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발달상태에 있는 미완의 아동과 청소년이 신체적 정신적 건강이 침해되면 향후 성장과 발달에 치명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또한 그들은 성장하면서 학교와 사회에서 잘못된 폭력의 전달자가 될 수도 있다. 아동학대 사망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사회적 관심이 쏠리고 대책 마련 논의도 이어지지만, 관련 인프라 구축이나 실질적인 예방 대책은 여전히 부족하다.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지는 않지만 우리 사회에 아동학대의 사례가 상당히 많고 목숨까지 잃는 일이 증가 추세에 있음은 슬픈 일이다. 아동학대 문제에 대한 우리 사회 전반의 관심이 절실하다. 이 땅의 모든 아동과 청소년들이 매를 맞거나 학대나 폭력이 아닌 '행복한 가정', '즐거운 학교', '건강한 사회'에서 사랑과 격려와 칭찬으로 자라났으면 좋겠다. 슬프게 우는 아이가 없는, 안전하고 행복하며 마음껏 웃는 '아동과 청소년이 행복한 나라'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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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세종충북지회장 인터뷰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