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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증 무서워 택시 못 타요" 승객·기사 한숨만

심야할증 인상 두달, 늘어난 '빈차'
요금 올라 시민들 이용 '뚝'
오후 11시부터 오전 2시까지 최대 40% 할증
심야 할증에 시민 반응 엇갈려
"할증 요금 인상이 끝나는 시간에 맞춰 타기도"

  • 웹출고시간2023.02.12 16:02:35
  • 최종수정2023.02.12 16:02:35

지난 8일 오전 12시께 청주시외버스터미널 택시 승강장에는 손님을 기다리는 택시가 늘어서 있다.

ⓒ 임성민기자
[충북일보] "택시 할증요금이 너무 비싸서 중간에 내려 걸어갈까도 생각했습니다."

청주시 흥덕구 강서동에 살고있는 김동현(26)씨는 "며칠 전 우암동에서 택시를 탔는데 평소 집까지 1만1천 원이 드는 택시비에 심야할증이 붙어 택시비가 1만6천 원이 나와 깜짝 놀랐다"며 "집에 가는 내내 택시 미터기 요금만 쳐다봤다"고 말했다.

청주시가 심야 시간에 택시가 잡히지 않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심야 택시 요금을 인상해 택시 기사들이 유입될 수 있도록 했지만 시민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현재 청주시 택시 기본요금은 3천300원이다. 지난해 12월 15일부터 시작된 택시 심야할증은 오후 10시부터 11시까지 20%가 할증돼 3천960원, 11시부터 다음날 오전 2시까지는 40%가 할증돼 기본요금이 4천620원으로 올랐다.
ⓒ 임성민기자
137m, 34초당 100원의 추가 요금도 40% 심야 할증시 140원으로 껑충 뛴다.

지속되는 경제난으로 주머니 사정이 어려워진 시민들은 높은 할증 요금에 부담을 느껴 택시를 타지 않으려 하는 추세다.

실제로 지난 9일 오후 10시 30분께 청주시외버스터미널 택시 승강장에는 손님을 태우지 못해 '빈차' 표시등을 켠 택시 20여 대가 승강장에 길게 늘어서 있었다.

지난해까지 심야 시간에 택시가 없어 타지 못했던 '택시 대란'이 다소 해소된 모습이지만 택시를 타려는 손님은 좀처럼 보이지 않았다.

손님이라곤 수십 여분마다 고속버스에서 내리는 3~4팀 승객이 전부였다.

반면 버스 정류장에는 막차를 기다리는 시민들로 붐볐다.

청주시 흥덕구 가경동 버스 정류장에서 만난 직장인 김윤지(30)씨는 "택시 할증 요금이 너무 비싸다보니 대중교통편이 끊어지기 전에 버스를 타고 일찍 집에 귀가한다"며 "회사 동료들도 난방비, 가스요금을 비롯해 온갖 물가가 다 올라 부담돼서 그런지 택시비도 아끼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시민들은 할증 최대 폭이 1천 원 단위라 앞자리 수가 바뀌다 보니 가격 차가 확연히 느껴진다고 입을 모았다.

7일 오전 10시 30분께 청주시외버스터미널 승강장에는 손님을 기다리는 택시로 가득찼다.

ⓒ 임성민기자
택시 기사들 역시 심야할증이 반가운 눈치는 아니었다.

이들은 오후 10시부터 심야할증이 적용되는 것에 대해선 긍정적인 입장이었지만 오후 11시부터 2시까지 적용되는 할증 요금을 40%까지 올릴 필요는 없다는 입장이다.

심야 할증요금이 너무 비싸다보니 손님들이 할증요금이 적용되는 시간에 택시를 이용하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택시 기사 A(72)씨는 "오후 11시만 되면 손님이 뚝 끊긴다"며 "40% 할증 요금 인상이 끝나는 2시에 맞춰 타는 손님들도 있다"고 하소연했다.

길게 늘어선 줄의 가장 마지막에 있던 택시기사 B(60)씨는 "이러다간 자신의 순서는 2~3시간 뒤에나 돌아올 것 같아 차라리 퇴근하는게 낫겠다"며 승강장 뒤쪽으로 빠져나가기도 했다.

손님이 없다 보니 택시 기사들끼리 손님을 두고 다투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한 승객이 승강장 앞에 있던 택시를 타려하자 지나가던 택시 기사가 손님을 채가려 해서다.

택시 기사 C씨(68)는 "손님이 없다보니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라며 "벌이가 어려운 시기라지만 승강장에서 손님을 기다리는 택시들이 빼곡히 차 있는데 이런 식으로 손님을 빼앗아가면 안 된다"고 토로했다. /임성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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