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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2.12.20 16:50:27
  • 최종수정2022.12.20 16:50:30
[충북일보] 산부인과 부족 문제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의사를 구하지 못해 진료과를 폐쇄하는 병원도 있다. 진료 차질은 부지기수다. 농촌지역의 경우 임산부의 건강한 임신유지 및 출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도시와 달리 의료 환경이 열악하기 때문이다. 때론 주거지 밖에서 출산해야 한다. 아이를 낳아 기르는데도 장애가 많다. 출산을 앞둔 임산부들의 걱정이 클 수밖에 없다.

산부인과 소멸 현상은 지방을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 곳도 없는 지역이 늘고 있다. 저출산 문제와 겹쳐 인구감소 사태를 심각하게 만들고 있다. 충북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제천시의 경우 심각하다. 출산이 가능한 병·의원이 줄어들고 있다. 출산을 위해 다른 지역으로 원정을 떠나야 하는 지경이다. 제천지역 전체 7개 산부인과 가운데 분만이 가능한 의료시설은 두 곳이었다. 하지만 이 중 한 곳이 지난 15일부터 분만 환자를 받지 않고 있다. 분만 가능 의료기관이 한 곳으로 준 셈이다. 분만 일정이 맞지 않거나 갑작스럽게 출산 징후를 보이면 큰 문제다. 부득이 인근 원주시 등으로 출산원정을 할 수밖에 없다. 당연히 아이를 낳을 의료기관에 대한 선택권도 없어졌다. 이 같은 산부인과 부족 사태는 비단 제천지역만의 일이 아니다. 충북 11개 시·군 중 산부인과가 없거나 1개뿐인 지역은 8곳이나 된다. 산부인과가 1곳뿐인 지역은 보은군, 옥천군, 증평군, 진천군, 음성군 등 5곳이다. 그나마 시단위 지역은 형편이 나은 편이다. 청주시에 20곳, 충주시·제천시에 각 7곳이 산부인과 진료를 하고 있다. 하지만 분만 가능 의료기관은 여전히 제한적이다.

사실 산부인과 등 필수의료 위기에 대한 경고는 수없이 나왔다. 정부는 그때마다 대책을 내놨다. 그러나 번번이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최근에도 필수의료 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역시 근본 대책으론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정부는 2011년부터 중소도시의 분만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나서고 있다. 지역 산부인과 개소 시 최고 10억 원의 시설·장비 구매비를 지원하고 운영비를 보조하는 '분만취약지 지원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산부인과 전문의는 계속 줄고 있다. 전문 의료인력 수급을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방증이다. 정부는 지난 9일에도 중증·응급질환 진료와 산부인과·소아과 등 필수의료 확충에 애쓰겠다고 했다. 재원은 건강보험 적용 기준 강화와 '의료 쇼핑' 제한 등을 통해 아낀 돈에서 마련키로 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지난 13일 이런 방침을 재확인했다. 맞다. 올바른 방향이다. 필수의료 분야의 의료수가를 높이는 등 보상을 확대해야 한다. 필수의료 분야는 소위 '꼭 필요하지만 돈벌이는 안 되는' 분야다. 전공·전문의 충원을 유도할 수 있도록 유인책을 강구해야 한다. 부족한 의료 인력 충원도 서둘러야 한다.

의사 부족의 핵심 원인은 동결된 의대 정원이다. 2006년 이후 17년째 3천58명이다. 국내 의사 수는 인구 1천 명당 2.5명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3.7명보다 적다. 당연히 의사들의 반발이 컸다. 하지만 정원 확대는 번번이 무산됐다. 산부인과 등에 대한 의료수가가 개선되지 않은 점도 기피 원인이 됐다. 대신 피부과·안과·성형외과 등으로 의사들을 몰리게 했다. 앞서 밝힌 대로 정부가 필수·응급의료 지원대책을 내놨다. 하지만 반응은 냉담했다. 공공정책수가 도입, 전문인력 확보 방안 등이 원론적인 수준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필수의료를 활성화하는데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얘기다. 정부는 비정상적인 수가 현실화로 보상체계를 서둘러 합리화해야 한다. 의대 정원 증원 논의도 더 이상 미뤄선 안 될 정책과제다. 전국 의대 총정원을 늘려야 한다. 지방은 상대적으로 의료시스템이 취약하다. 지방에서 근무할 의료 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공공 의대 설립도 적극 추진해야 한다. 전체 의사 수가 지금보다 더 많아져야 한다. 그래야 필수의료 전공의와 개업의가 늘어날 가능성이 커진다. 산부인과 등의 붕괴 도미노도 막을 수 있다.

문제가 터지고 나서 수습에 나서는 일은 그만해야 한다.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해 스러지는 생명이 있어선 안 된다. 사명감으로 진료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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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황 충북바이오산학융합원장 인터뷰

[충북일보] 충북바이오산학융합원이 올해 창립 10주년을 맞았다. 우리나라 바이오산업의 메카인 충북 오송에 둥지를 튼 충북바이오산학융합원은 지난 10년간 산업단지 기업지원과 R&D, 인력 양성이라는 목표달성을 위해 쉼없이 달려왔다. 지금까지의 성과를 토대로 제2의 도약을 앞둔 충북바이오산학융합원이 구상하는 미래를 정재황(54) 원장을 통해 들어봤다. 지난 2월 취임한 정 원장은 충북대 수의학 석사와 박사 출신으로 한국화학시험연구원 선임연구원, 충북도립대 기획협력처장을 역임했고, 현재 바이오국제협력연구소장, 충북도립대 바이오생명의약과 교수로 재직하는 등 충북의 대표적인 바이오 분야 전문가다. -먼저 바이오융합원에 대한 소개와 함께 창립 10주년 소감을 말씀해 달라. "충북바이오산학융합원(이하 바이오융합원)은 산업단지 기업지원과 R&D, 인력양성이융합된 산학협력 수행을 위해 2012년 6월에 설립된 비영리 사단법인이다. 바이오헬스 분야 산·학·연 간 긴밀한 협력을 바탕으로 혁신적인 창업 생태계 조성과 기업성장 지원, 현장 맞춤형 전문인력 양성 등의 다양한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그동안 충북 바이오헬스산업 발전을 위한 다양한 정부 재정지원 사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