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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형숙

서원대 교수

이달 초, 부산교대의 박수자 총장은 '초등교사 신규임용이 사실상 필요 없을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그런 의견을 제자에게 전달할 때, 평생을 교사교육에 헌신한 교육자는 몹시 괴로웠을 것이다.

교육백년지대계(敎育百年之大計). 이 말은 교육을 사회발전의 근본으로 보고 먼 장래를 내다보고 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의미다. 대학 입시가 바뀔 때 학부모가 이 말을 소환하는 경향이 강했다. '교육은 백년지 대계'로 운을 떼기 시작하면 입시제도가 자주 바뀌어 혼란스럽다는 불만이다. 교원양성기관의 총장, 학장, 교수는 장밋빛 미래와 '교육은 백년지 대계'를 연결 지어 국가의 지원금을 촉구할 때 흔히 활용한다. 그러나 불안한 현실에서 더 고통스러운 미래를 이야기한 박 총장은 교육자의 책무성을 보여준다.

교육을 담당하는 최고 기관도 문교부(1978~1990), 교육부(1990~2001), 교육인적자원부(2001~2008), 교육과학기술부(2008~2012)를 거쳐 2013년 교육부로 변경되었다. 국가수준의 교육과정이 바뀔 때마다 학생과 학부모들은 혼란스러워 한다. 최근만 하더라도, 2005 개정 교육과정, 2007 개정 교육과정, 2009 개정 교육과정, 2011 개정 교육과정, 2015 개정 교육과정에 이어 2022 개정 교육과정이 확정되었다. 그렇게 변화의 흐름을 읽고, 개정을 거듭하면서 코리아는 벤치마킹할 대상이 거의 없는 탑티어 선진국이 되었다. 즉, 백년지 대계가 아니라, 2~7년지 계획으로 민첩하게 대응한 결과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은 옛말이다. 사회변화와 과학기술의 진보에 맞춰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서는 5년 정도에 맞춰 업데이트가 필요하다. 교육내용을 선정하고 교수-학습방안을 마련하기 위해서 다들 전력 질주한다. 아무리 비유적 표현이라고는 하지만, 어떻게 100년 뒤를 위한 계획을 세우겠는가?

국가비전이라는 큰 틀에서 과감하게 시도하고, 민첩하게 트랜스 포메이션 되어야 하고, 오류가 생길 경우, 수정하면서 헤쳐 나아가는 수밖에 없다. 1920년대 교육 시스템을 지금껏 사용하는 사회가 있다고 하더라도 본받을 필요도 없다. OECD 회원국의 특이사례는 있으나, 정답이나 끌어올 모범사례는 별로 없다. '반드시' 참고할 만한 사례는 노령화, 저출산, 인구감소, 지방소멸과 저성장에 관한 이웃나라 일본의 20~30년간의 지표뿐이다.

10년 후의 사회를 짐작하기는 어렵다. 다만, 인구 추이와 장래인구추계를 통해 일정부분 예측이 가능하다. 1970년 출생아 숫자는 약 100만 명인데 이는 지속적으로 줄어서 2020년 27만 명, 2021년 26만 명이었고 2023년경 23만 명대로 떨어질 예정이다. 1970년에 비해 출생아 숫자는 4분의 1로 줄어든 셈이다. 박 총장의 전망은 숫자로 또렷해진다. 백년지 대계는 없다. 백년 후 한국이 사라질 전망이 있을 뿐.

현재의 경제상황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2020~2023년 출생자는 투잡이 아니라 포잡을 뛰거나, 장년층은 은퇴하지 못하고 죽을 때까지 죽도록 일해야 한다는 말이다. 매년 75만 명씩 추가적으로 외국계 노동자로 모두 메울 경우, 국가 정체성이 위협 받는다. 5세 초등학교 입학, 대학교 3학기제 3년제 졸업방식, 정년 연장 등도 '경제활동인구의 부족'이라는 맥락에서 숙의하고 양보를 얻어야 할 사안이다.

학령인구 감소 시대에 교사를 양성하는 교대와 사범대학 교육자의 마음은 어지럽다. 사범대학 졸업생이 5~10년씩 재수를 거듭하여 어려운 교원임용시험에 최종 합격했다는 소식을 들을 때면, 축하하는 마음과 고통스러운 마음이 교차한다. 가까운 미래에 대도시를 제외하고 초등학교는 한 교실에서 여러 학년의 학습자를 동시에 가르치고, 중·고등학교는 한 교사가 여러 과목을 담당하는 하는 상황이 반드시 온다. 이에 대비하여 필자는 제자들에게 주 전공 이외의 교과목 복수 전공을 권한다. 또한, 컴퓨터공학, 식품영양학 및 사회복지학 등을 이수하여 정보·컴퓨터 교사자격증, 영양 교사자격증, 교육 복지사 자격증을 취득하여 진로 다각화를 모색하라고 안내한다. 대학교육이 코리아의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하기를 바라고, 미래 산업인력 수급과 연동되도록 하는 것이 교육자의 책무라고 믿기 때문이다. 경제활동인구가 급감하는 100세 시대, 확신에 찬 이념은 걷어내고 국가의 지속가능성을 걸고 대응하고 헤쳐 나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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