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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건영

청주교대 교수·전총

존경하는 김병우 교육감님! 오랜만에 다시 지면으로 인사드립니다. 충북교육감으로 지난 7년여 동안 참 고생 많으셨습니다. 충북 도민의 한 사람으로서, 그리고 '교육 동지'의 입장에서 그동안의 노고에 경의를 표합니다.

기억하시는지 모르지만 저는 교육감님께서 지난 2014년 취임한 지 넉 달쯤 뒤에 '김병우 교육감께'(충북일보, 2014. 11. 19)를 공개편지 형식으로 쓴 적이 있습니다. 선거과정에서 나왔던 이야기들과 교육감직을 수행함에 있어의 필요한 다짐 같은 것들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크게 보자면 앞으로의 김 교육감 행보에 대한 기대 못지않게 우려와 걱정이 많다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이어 그 같은 "우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겠다"라고 말한 것처럼 김 교육감께서 초심을 잊지 말아 달라는 요지의 글이었습니다.

어느덧 그 글을 쓴 지 7년하고도 수 개월이 지났습니다. 그 사이 김 교육감님은 재선에 성공하셨고 이제 3선 도전에 나서셨더군요. 공식적인 발표만을 남겨놓고 있으니 오는 6월 선거에 출마한다고 봐야겠지요. 다시 선거에 나서신다니 첫 당선자 시절에 했던 말씀들이 생각납니다. "참 힘들다, 아마도 자연인이라면 후보자로 나서지 않았을 것이다"라고 한 대목입니다. 그만큼 선거를 치른다는 게 힘들다는 얘기겠지요. 그럼에도 다시 3선 무대에 도전하시겠다니 그 용기에 일단 박수를 보냅니다.

하지만 첫 당선자 시절 보여준 모습을 떠올리다 보면 무거운 마음을 감출 수 없습니다. 무엇보다 그때 김 교육감께서 했던 약속과 다짐이 생각나서입니다. 또한 적지 않은 분들이 당시 보여줬던 걱정과 우려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새삼스럽게 다가옵니다. 그동안 우려의 목소리에 얼마나 귀를 기울이셨는지, 후보자 시절 지적했던 충북교육의 문제점이 얼마나 바뀌었는지 김 교육감님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이런 질문에 앞서 과연 김 교육감님은 다시 충북도민들 앞에서 지지를 호소할만한 조건과 입장이 되는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두 번의 교육감 임기를 마치고도 아직 할 일이 남았다며 다시 도전에 나설 정도로 김 교육감께서 한 일이 무엇인지 잘 떠오르지 않는다는 시민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저만 듣고 있는 건지 모르지만 '특정 이해집단에 대한 편들기'가 너무 심했다는 중평이 많습니다.

혁신과 행복을 줄기차게 주창해왔음에도 지금 충북교육의 현실은 혁신과는 거리가 멀고 교육의 비전처럼 외치던 행복은 어디서 찾아야 할지 답답합니다. 오히려 학생들의 성적은 퇴보했고, 교단은 불안하고, 학생과 학부모는 실망할 뿐 이라는 불만의 목소리도 상존합니다.

사실 이 같은 상황은 첫 당선 때부터 우려됐던 것들입니다. 당선되자마자 충북교육을 '썩은 사과', '마약 교육'에 비유하고 이후 '묵정밭'으로 폄하하는 등 진단부터 지나치게 냉혹했습니다. 보편적 문제의식쯤으로 치부하기에는 학교현장을 묵묵히 지키며 사도의 길을 걷던 많은 선생님들께 깊은 상처가 됐습니다.

첫 4년 임기에서 세계와 시대의 변화에 따른 새로운 문화를 소개하고 받아들였다면 두 번째 임기 4년에서는 그것을 우리 것으로 만들어 안착시키고 앞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는 교육 동력으로 만들었어야 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이 이벤트성 보여주기식의 행사들로 채워졌고, 일선 학교도 공약 이행 강요 등 많은 행사에 지친 모습들을 보인 것이 아닌가, 하는 안타까움이 있습니다.

단재교육연수원 강사 및 프로그램 강사 등 교육 프로그램과 교직원 연수가 앞서 당선된 소위 진보교육감 지역에서 선보인 프로그램과 강사들로 대부분 채워졌고, 이것들을 이름만 충북형으로 바꿔 선전하는 모습에 큰 실망감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행복씨앗학교'(혁신학교)의 경우 도민들과 학부모 그리고 교직원, 학생들에게 공감을 얻지 못했다면 그 한계와 문제를 살펴 반성하고 이를 고민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객관적 성과 이상의 긍정적 포장을 통해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데 열을 올렸습니다. 또한 그 운영자들을 위한 승진 잡음 등 취지에 맞지 않는 결과들은 많은 교직원들에게서 분노마저 불러일으키기에 이르렀습니다.

이뿐이 아닙니다. 충북교육이 더 나아지기 위해서는 충북도 및 관계 부처와의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발전시켜야 하는데, 돌이켜보면 지난 임기 내내 갈등과 대립을 보여준 것도 충북교육계에는 상흔이 아닐 수 없습니다.

물론 일을 하다 보면 뜻대로 되지 않거나, 당초 생각에서 거리가 멀어질 수도 있습니다. 때론 옳지 못한 선택을 할 수도 있고, 처음부터 방향을 잘못 잡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만큼 이런 과정 자체보다는 이를 풀어나가는 게 중요하겠지요. 잘못을 잘못이라고 인정하고, 그릇된 방향은 그릇됐다고 말하는 데서 개선과 발전이 이뤄질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다시한번 묻겠습니다. 그동안 우려의 목소리에 대해 얼마나 귀를 기울이셨습니까, 또 앞으로 남은 임기 동안 이런 목소리에 대해 어떻게 대응하실 생각이십니까? 3선 도전의 행보를 시작하시겠다면 이에 대한 답을 주신 연후에 나서시는 게 도민에 대한 도리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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