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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1.08.09 16:21:52
  • 최종수정2021.08.09 16:21:52

임양기

충북도 감사관

우리 속담에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말이 있다. 소를 도둑맞은 다음에서야 빈 외양간의 허물어진 데를 고치느라 수선을 떤다는 뜻으로, 일이 이미 잘못된 뒤에는 손을 써도 소용이 없음을 비꼬는 말로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면서 어떤 일을 함에 있어 추진해야 하는 시기가 있으며 그 시기를 놓치면 일을 성사시킬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비록 성사가 됐다 하더라도 완벽하게 추진될 수 없다는 속뜻으로 유추해 볼 수 있다.

필자가 갑자기 누구나 아는 쉬운 속담을 꺼내어 그 속뜻을 설명하는 이유는 지난 15년여 간 전국 지방자치단체 등 행정기관에 대한 감사를 수행하면서 누군가가 업무 절차 등을 조언하고 그에 따라 업무를 추진하기만 했어도 발생하지 않았을 업무로 지적을 받아 징계 등 신분상 처분을 받는 안타까운 사례가 심심치 않게 있었기 때문이다.

감사(監査)는 사전적 의미로 '사무나 업무의 집행 또는 재산의 상황·회계의 진실성을 검사해, 그 정당성 여부를 조사하는 일', '감독하고 검사하다' 등으로 정의돼 있다. 그 의미 그대로 그동안은 대부분 위법사항을 사후 지적하는 방향으로 감사가 실시돼 공무원들이 행정업무를 수행함에 있어 지나치게 적법성에 치중하고, 법에 규정돼 있지 않거나 해석에 있어 애매모호한 경우에는 향후 감사에서 지적될 것을 우려해 업무를 소극적으로 추진하는 사례가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언제부턴가 우리는 '적극행정' 이란 단어를 귀가 아프게 듣고 있다. 감사를 의식하는 행정은 문제해결을 위해 노력하지 않고 '소극행정'을 양산해 불합리한 업무관행을 답습하는 탁상행정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21년 감사원이 제시한 비전은 '공직사회에 활력을 불어넣는 국민에게 힘이 되는 감사원'이다. 공직사회에 활력을 불어넣는다는 의미는 공직자로 하여금 적극적으로 행정을 추진하도록 힘을 실어 준다는 의미일 것이다.

이와 궤를 같이해 충북도 감사관실에서도 2019부터 현재까지 감사운영 방향을 '도민이 감동하고 도정 성과와 연계해 능동적으로 일하는 공무원을 우대하는 공직 분위기를 조성', '적극행정 공무원에 대해서는 면책과 표창을 실시하되 소극행정 공무원은 엄벌하기'로 감사의 방향과 목표를 대폭 전환해 운영하고 있다.

그 결과 감사의 방향이 지적하고 문책하는 양적 징벌주의보다는 불합리한 제도를 개선하고 예방해 부패를 사전에 방지하는 차원으로 변화하고 있으며 선례답습, 소극행정, 불공정 관행 등 도민과 기업이 겪는 불편사항을 개선하는 감사, 도민 편익과 행정능률을 높이는 감사에 중점을 두는 '좋은 감사'로, 도정발전에 도움이 되는 감사행정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최근 2년간 실시한 시·군 및 출자출연기관 등 감사추진 결과를 보더라도 이전보다 처분요구 사항이 대폭 감소하고 있으며 경미한 행정적 착오 등에 대한 현지조치 건수는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시군 종합감사 현장에 창구를 개설해 문제 해결방안을 제시해주는 원스톱 방식의 사전컨설팅 감사 건수는 대폭 증가했다.

충북도의 예방적 감사방향의 전환과 사전컨설팅감사 활성화 시책의 효과는 2019~2020년도 사전컨설팅감사 우수사례에 선정돼 대통령상 수상과 행정안전부 장관 표창으로 이어졌다.

감사행정을 수행하는 궁극적 목적은 행정행위가 투명하게 작용해 국민의 삶의 질이 향상되는데 있다고 할 것이므로 앞으로도 감사 지적에 따른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뒷북 행정이 아닌 예방에 초점을 둔 문제해결형 감사로 행정 발전을 견인해 나가야 할 것이며, 더 나아가 '감사(監査) 해줘서 감사(感謝) 합니다' 라는 말을 듣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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