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구름조금충주 17.0℃
  • 맑음서산 18.6℃
  • 맑음청주 18.1℃
  • 맑음대전 18.5℃
  • 구름조금추풍령 19.0℃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홍성(예) 18.0℃
  • 맑음제주 21.3℃
  • 맑음고산 18.8℃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제천 17.2℃
  • 구름조금보은 17.3℃
  • 구름조금천안 17.8℃
  • 맑음보령 18.9℃
  • 맑음부여 18.7℃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웹출고시간2021.06.03 16:51:10
  • 최종수정2021.06.03 16:51:09

최유라

청주 청원초 교사

사람은 모두 다르다. 그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우리는 자주 그 사실을 잊어버리고, 그로 인해 오해가 생기고 다툼이 일어나기도 한다. 어른에게도 힘든 '모든 사람은 다르다'라는 명제를 아이들이라고 이해하기 쉬울까. 발달 시기상 자기중심성이 강하기에 교실에서 함께 지내기 위해 꼭 가르쳐야 하는 내용이 바로 '다름'이다. 이해를 위해서는 설명보다 경험이 빠르다. 어떻게 하면 마음으로 느끼는 경험을 하게 할 수 있을까.

그림책 <근데 그 얘기 들었어?, 밤코, 바둑이 하우스>는 소문에 관한 책이다. 마을에 이사 온 정체불명의 누군가와 마주친 두더지는 이에 관해 소문을 내게 되고,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과정에서 소문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보여준다. 처음 읽어줄 때는 그림을 보여주지 않고 이야기만 들려주며 '그림 받아쓰기' 활동을 진행한다. 선생님의 이야기를 듣고 떠오른 것을 그림으로 그리면 된다. (혹시 주변에 펜과 종이가 있다면 함께 그려 보자) 무당벌레가 다람쥐에게 이사 온 동물에 관해 이렇게 말한다. "누가 이사 왔는데, 네모난 몸에 둥근 얼굴에 가시가 뾰족뾰족 돋았대!" 그 말을 듣고 다람쥐의 머릿속에 어떤 모습이 떠올랐을지 그림으로 표현한다. 다 그리면 주변 친구들과 그림을 비교해보도록 한다. 어떤 아이는 얼굴 가득 가시를 그리기도 하고, 다른 아이는 고슴도치처럼 몸통에 가시를 그리기도 했다. 가시의 개수도 모양도 다르고, 누구의 그림에는 다리가, 누구의 그림에는 꼬리가 그려져 있다. 무슨 동물인지 알 것 같다며 장수풍뎅이를 그리기도 했다. 그림을 보며 자연스럽게 아이들은 왜 그렇게 그렸는지 물었다. "너는 왜 얼굴에다 가시를 그렸어?" "나는 가시가 얼굴에 났다는 뜻인 줄 알았어. 너는?" "아! 나는 가시가 뾰족뾰족 난 동물은 고슴도치인 것 같았어. 네모난 몸이 되도록 하려고 살찐 고슴도치처럼 그렸어." 한참 웃으며 이야기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아이들의 마음속에는 '우리가 그린 그림이 다 다르구나' 하는 배움이 일어난다. 분명 같은 공간에서 같은 이야기를 듣고 그렸는데 모두가 다르게 그렸다. 선생님이 늘 말씀하시던 '사람은 다 다르다.'는 것을 경험하게 된 것이다. 경험하고 나면 자연스럽게 궁금하다. "도대체 왜 다른 거예요?" 들을 준비가 된 아이들에게 찬찬히 설명을 시작한다. 수업 이후 아이들은 서로가 다르다는 것이 신기하고 재밌었는지, 자주 서로에게 물었다. "너는 어떻게 생각해?" "너는 이게 어떻게 보여?" 다르다는 것은 갈등을 일으키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재미있고 풍요롭게 만드는 것이라는 것을 아는 듯했다.

학교에는 법정 의무 교육으로 반드시 해야 하는 교육이 많이 있다. '장애인식개선교육', '성교육', '학교폭력예방교육', '다문화 이해 교육', …. 가만히 들여다보다 문득, 이 모든 교육의 뿌리는 같은 것이 아닌가 싶었다. '사람은 모두 다르다. 그러니 서로 존중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을 배운다면 서로 성별이 다르다고 미워하지 않고, 생각이 다르다고 폭력을 쓰지 않으며, 생김새, 피부색, 언어가 다르다고 해서 틀렸다고 말하지 않게 되지 않을까. 모두가 다른 세상에서는 차별이 없을 테고, 그 다름을 존중할 수만 있다면 폭력도 사라지지 않을까. 그래서 우리 반 학급 교육과정의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다름'이다. '네모난 몸에 둥근 얼굴에 뾰족뾰족 돋은 가시'. 가끔 짧은 하나의 문장이 긴 설명보다 효과적일 때가 있다. 설명보다는 경험할 수 있도록, 그래서 진짜 이해를 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어른의 몫이 아닐까 생각하며 오늘도 고민 중이다.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매거진 in 충북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세종충북지회장 인터뷰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