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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7.04.23 16:18:40
  • 최종수정2017.04.23 16:18:43
[충북일보=세종] 봄꽃이 만발하는 계절을 맞아 세종시에서는 각종 문화행사가 한창이다.

이 도시는 축제나 행사 등에 대한 주민들의 기대 수준이 전국 어느 도시보다도 높다고 볼 수 있다. 2012년 7월 시 출범 이후 인구 증가율은 전국에서 가장 높은 반면 신생도시이다 보니 아직 문화시설은 수요에 비해 크게 부족한 것이 주원인이다.

게다가 이 도시에는 기자처럼 서울,대전 등 문화 기반시설이 우수한 대도시에 살다 온 외지 출신이 많다.

통계청이 최근 '2015 인구주택총조사 표본 집계결과'에 따르면 세종은 경기와 함께 '토박이(자신이 태어난 시군구에 사는 사람)' 비율이 26.4%로, 전국 17개 시·도 중 가장 낮았다.

따라서 세종시민 '약 4명 중 3명'은 지역에서 열리는 축제나 행사를 객관적 시각으로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고도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도시에서 열리고 있는 문화행사 중 일부는 주민, 특히 외지 출신들의 눈높이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토요일인 22일 세종시에서는 △야생화 전시회(도담동 로컬푸드매장) △유채꽃마당 잔치(연동면 미호천면) △도화랑 이화랑 어울림한마당(연서면 고복마을) 등 3가지 주요 문화행사가 열렸다.

이에 기자는 가족들과 함께 야생화 전시회→유채꽃마당 잔치→도화랑 이화랑 어울림한마당 순으로 관람하기로 동선을 짰다.

점심 식사를 한 뒤 대중교통 사정이 좋은 야생화 전시회에는 버스를 타고 갔다. 그 곳은 주차 공간이 넉넉했고, 야생화연구회원들이 기른 500여점의 아름다운 꽃이 잘 정돈돼 있었다.

한종구 박사 등 관계 공무원들의 알기 쉬운 해설까지 곁들여져 금상첨화였다.

대중교통 사정이 불편한 두 번째 행선지(유채꽃마당 잔치)에는 승용차를 몰고 갔다.

그런데 행사장 인근 미꾸지삼거리 부근은 신도시와 청주쪽에서 몰려드는 차량들로 이미 도로가 주차장을 방불케 했다. 하지만 길에서는 교통정리하는 경찰관은 물론 그 흔한 자원봉사자 한 명도 구경할 수 없었다.

차에 탄 일행 5명 중에는 3살짜리 아기도 포함돼 있어 "이러다 꼼짝달싹 하지 못한 채 낭패를 당하는 게 아닌가"하는 불안한 생각이 들었다.

결국 구경을 포기했다. 오송역쪽으로 장거리를 우회,제 3의 목적지인 '도화랑 이화랑(복숭아꽃과 배꽃)' 행사장으로 갔다.

유채꽃마당 가는 길과는 대조적으로 차가 전혀 막히지 않는 왕복 2차로를 따라 행사장에 도착한 시각은 오후 3시쯤이었다.

하지만 현수막에 행사가 끝나는 시각이 '오후 7시'라고 돼 있었는데도 일반 관람객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2015년부터 3회 연속 농림축산식품부의 농촌축제 공모사업에 선정돼 사업비를 지원받았다"라는, 전날 나온 보도자료가 무색할 정도였다.

행사장에서는 마을 주민들끼리 음식 잔치를 벌이느라 여념이 없었다.

축제장에서 '불청객'이란 느낌을 갖기는 난생 처음이었다. 결국 아기를 구실로 주최측에 간곡히 사정, '트랙터 타고 동네 한 바퀴 돌기'를 체험한 뒤 도망치듯 축제장을 빠져 나왔다.

세종시는 아직 규모는 작지만 서울과 같은 '전국구 도시'다. 따라서 각종 문화 행사를 주최·후원하는 민간단체나 세종시청 공무원들은 주민들 '눈 높이'에 맞추도록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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