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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순동

청주녹색소비자연대 공동대표

매실나무에 꽃이 피었다. 햇볕을 받아 반짝 빛이 난다. 길에서 우연히 제자를 만났다. 그는 언제나 1등이었고 매사 모범생이어서 유난히 감싸던 제자이다. 새벽기도를 가다가 깨우기도 하고 그 것도 모자라서 어떤 때는 이른 아침 불러내어 같이 산책을 하기도 했다. 간호원이 되었고 결혼도 했다는 소식을 듣긴 했었는데 오늘 해우를 했다. 10년 간호원 생활을 하면서 정말 잘 선택한 나의 길이라고 만족했다는 이야기, 앞으로는 임용고시를 준비하겠다는 각오 등을 이야기하는데 자신감이 넘쳐 보였다. 분명 경쟁력이 있는 제자이다. 실력이 있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신에게 맞는 진로를 선택하였고 또 그 것에 흡족해하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다. 내 주변에는 기세등등한 사람이 또 한 명 있다. 반장 선거에 나가지 말라는 부모님의 만류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반장이 아니더라도 부반장이든지 체육부장이든지 한 자리 차지하고야 말겠다는 의지로 나가 당당히 반장이 된 초등학생이 있다. 반장 선거에 출마하지 말라는 부모님께 콜렉트콜로 당선 소식을 알려 와서 부모님을 놀라게 했다는 아이의 행동이 신비로웠다. 28명 중 16표를 얻었다는 것은 상당한 경쟁력이다. 고등학교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했고 우리는 여행으로나 다녀올까 말까한 북유럽에서 오랫동안 거주했으며 자녀도 수재라서 대기업에서 모셔가는 입장에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세 가지 이야기 속에 공통으로 들어 있는 핵심은 경쟁력이다. 전쟁에서 이길 수 있는 힘을 경쟁력이라고 표현하면 될까·

우리는 민주주의 시대에 살고 있다. 자유를 누리고 있으며 타인의 행동에 대해 비판하기도 하고 납득이 가도록 설명해 달라고 요구할 수 있다. 나쁜 행동을 계속하는 사람은 증거를 찾아 벌을 줄 수 있다. 하지만 민주주의에서도 끊임없이 요구되는 덕목은 힘이다. 4천만 유권자는 권리와 의무 두 개의 바퀴를 돌리고 있다. 나는 수직적인 조직 사회에 익숙해진 사람이다. 나에게 마냥 자유를 주었던 상사보다는 엄격한 기준을 가지고 정확하게 일을 지시했던 상사를 더 좋아했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나는 소신이 없어서 그렇게 행동하지 않았나하는 생각이 든다. 자기 나름의 철학을 가져야만 자신감도 생기고 일의 추진도 잘 된다. 이 도전은 실력에서 나온다. 실력자가 갖추어야 할 세 가지 요건 중 첫째 요건이 자신만의 철학이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 있어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소통이다. 우는 아이에게 꼭 필요한 대처 방법은 왜 우는지를 알아서 그 문제를 해결해주면 울음을 그친다는 양육 방법이 내 머리 속에 굳게 박혀 있다. 그러나, 문제는 그 문제를 모르는 부모가 많다는 게 문제이다. 사람의 속을 알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열 길 물 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을 모른다는 말이 있다. 요즈음은 내 마음을 몰라 답답하고 가끔은 눈물이 난다. 진실 게임을 해야 하는데 모두 자신의 진심을 숨기니까 바퀴는 돌아가지 않는다.

무엇이 진실인지는 잘 모르지만 약속을 지켜 나가는 수밖에 없다는 깨달음을 가졌다. 수많은 약속을 지켜 가면서 세월을 보내고 있다. 그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나와의 약속이다. 내 수준에 맞는 원칙을 세우고 한 가지 한 가지 실천을 해나가고자 한다.

다른 집 나무들은 아직 꽃을 피울 생각도 안하는데 이웃집 앞마당에는 독불장군처럼 당당하게 꽃을 피웠다. 아주 오래전 선조께서 땅을 잘 고르고 나무의 성질에 맞게 키웠기 때문에 꽃을 피워낸 것이리라. 이 진실 앞에 머리를 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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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효진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 "멀리보고 높게 생각해야"

[충북일보] 정효진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은 "충북체육회는 더 멀리보고 높게 생각해야한다"고 조언했다. 다음달 퇴임을 앞둔 정 사무처장은 26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방체육회의 현실을 직시해보면 자율성을 바탕으로 민선체제가 출범했지만 인적자원도 부족하고 재정·재산 등 물적자원은 더욱 빈약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완전한 체육자치 구현을 통해 재정자립기반을 확충하고 공공체육시설의 운영권을 확보하는 등의 노력이 수반되어야한다는 것이 정 사무처장의 복안이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학교운동부의 위기에 대한 대비도 강조했다. 정 사무처장은 "학교운동부의 감소는 선수양성의 문제만 아니라 은퇴선수의 취업문제와도 관련되어 스포츠 생태계가 흔들릴 수 있음으로 대학운동부, 일반 실업팀도 확대 방안을 찾아 스포츠생태계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선 행사성 등 현장업무는 회원종목단체에서 치르고 체육회는 도민들을 위해 필요한 시책이나 건강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의 정책 지향적인 조직이 되어야한다는 것이다. 임기 동안의 성과로는 △조직정비 △재정자립 기반 마련 △전국체전 성적 향상 등을 꼽았다. 홍보팀을 새로 설치해 홍보부문을 강화했고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