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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풍명월 산경탐사Ⅰ- 한남금북정맥을 가다 ⑧

것대산·상당산성 등 친근한 코스…‘마음 느긋’

  • 웹출고시간2008.09.04 09:57:13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한남금북정맥 7구간 가운데 청주시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것대산 정상. 멀리 부모산 저편에 청원군 옥산면 일대가 보인다.


5월 신록의 계절에 시작한 청풍명월산경탐사가 어느덧 여름을 지나 가을로 접어들었다. 산경탐사 회차도 벌써 7차. 이렇게 계절의 변화를 절감하면서 한남금북정맥 산경탐사 7차는 출발점인 청주시 월오동과 청원군 낭성면 경계인 현암삼거리에서 힘차게 시작됐다. 따갑게 내리쬐는 햇볕은 아직 여름의 기운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지만 코 끝에 묻어나는 바람은 가을이 다가옴을 오롯이 느끼게 한다.

아스팔트길을 따라 가다 선답자의 표식기가 매달린 곳으로 접어든 숲속, 흐릿한 등로를 따라 훠이적 거리며 오르자 나타난 목련공원. 추석을 앞두고 깨끗하게 벌초가 이뤄진 묘역은 단아한 느낌을 들게 한다. 묘역 뒤편으로 바라보이는 선도산 일대도 한 손에 쥐일 만큼 성큼 다가와 있다.

목련공원을 뒤로 하고 다시 숲속길을 재촉해 한시간여만에 403.6m봉을 지나쳤고 30여분여를 더 진행하자 것대산 활공장과 봉수대가 연이어 나타난다. 한남금북정맥 구간가운데 유일하게 청주시를 관통하는 이 구간은 말그대로 청주시 전경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구간이기도 하다. 멀리 청주의 진산인 우암산이 눈아래 펼쳐지고 그너머에는 부모산과 옥산뜰이 아른거린다.

봉수대를 지나 산성옛길과 정맥 구간이 교차하는 상봉재에 다다르면 길은 마치 산책코스를 연상할만큼 푹신하다. 청주시민들이 즐겨찾는 탓이겠지만 넉넉한 자연의 품에 나를 그대로 맡겨둔채 걷는 즐거움은 색다른 묘미를 선사한다. 콧노래 나오는 길을 따라 가다보면 최근 청주시에서 설치한 산성고개 출렁다리를 지나게 되고 10여분 더 가면 상당산성이 눈에 들어온다. 한남금북정맥은 상당산성 성곽 왼쪽길을 따라 이어진다. 청주시민들이 가장 많아 찾는 등산로임을 입증하 듯 평일인데도 상당산성에는 등산객들이 무척 많다. 아마도 정맥구간중에 등산객을 이렇게 많이 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일게다.

산성길을 따라 청주시를 조망하며 30여분을 더 진행하면 상당산 정상(491m)에 이른다. 표지석이 있지만 대다수 청주시민들은 성곽를 도는데만 신경을 쓰는지 정상표지석이 있는지는 잘 모르는 것 같다. 아무튼 청주시내와 상당산성을 눈요기 삼아 2시간 가까운 ‘널럴한 산행’은 상당산성 정상 표지석 밑 성곽까지가 끝이다.

이곳부터 이번 구간의 종착점인 이티재까지는 조망이 시원치 않다. 숨을 헐떡거리를 정도로 심한 된비알은 없지만 400m 봉우리를 오르내리며 다소 지루한 산행이 이어진다. 어느덧 산행시작 4시간이 가까워 진다. 배꼽시계는 어김없이 작동하고 적당한 곳에 짐을 풀고 점심을 먹는다. 한줄기 바람이 뒷덜미에 흐른 땀을 식혀준다. 다시 팍팍한 다리를 일으켜 길을 재촉한다. 이름모를 꽃과 버섯들이 지천이다. 앙증맞게 피어난 꽃들이 귀엽기만하다. 가끔 왼편 나뭇가지 사이로 시원스레 펼쳐진 오창뜰, 초정약수로 유명한 초정리 등이 눈에 들어온다. 오른편으로는 청원군 낭성면 인경리 일대가 눈에 뛴다. 바로 한남금북 주능선은 청원군 북일면과 낭성면을 가르며 그 방향을 북쪽으로 내달리고 있는 것이다.

410m 봉우리와 470m 봉우리를 연이어 지나자 인경산(582m) 갈림길로 들어선다. 이곳부터는 한남금북정맥 주능선의 오른쪽은 청원군 미원면으로 바뀌고, 왼쪽은 청원군 북일면이 계속된다. 완만한 능선길을 따라 안부를 지나면 북일면 초정리와 미원면 대신리를 이어주는 임도에 다다르게 된다.

상당산성 성곽을 따라 가는 한남금북정맥 구간은 사시사철 철쭉 등 각종 꽃이 만발해 천상화원을 이루고 있다.

이곳에는 수백년은 족히 된 느티나무가 산행객들을 맞이한다. 느티나무 뒤편은 까맣게 숯이 돼버렸다. 아마도 벼락을 맞은 것 같다. 시선을 돌려 오른편 미원면 대신리 쪽에는 골프장 공사가 한창이다. 최근들어 눈에띄게 늘어나고 있는 골프장, 벌써 한남금북정맥을 따라 오며 두 번째 골프장을 맞는 셈이다.

다시 오름길이다. 오늘 구간 가운데 가장 힘든 구간이기도 하다. 더구나 막바지에 오르막은 그야말로 죽을 맛이다. 가파른 능선길을 땀을 뻘뻘 흘리며 오르면 440m 봉우리를 지나게 되고 이어 참호가 있는 봉우리가 나타난다. 나무토막이 설치된 교통호를 건너고 폐쇄된 헬기장을 지나면 곧바로 삼각점이 박혀있는 해발 486.8m지점에 이른다. 다시 작은 봉우리를 지나고 안부를 지난 다음 나타나는 능선분기점에서 동쪽의 내리막 능선길을 접어드니 오늘 산경탐사의 종착점인 이티재 고갯마루가 눈에 잡힌다.

이티재 너머로는 다음 가야할 구간의 마루금이 손짓을 한다. 북일면 초정리와 미원면 대신리를 이어주는 이티재로 내려서자 벌써 산행시간이 6시간 30분을 넘어섰다. 산경탐사 7차는 다음 8차를 기약하며 이티재를 내려섰다.


/특별취재반
천년의 향기담고 있는 청주 상당산성한남금북정맥 7구간은 충북의 수부도시 청주를 관통하는 구간이다. 청주시를 제대로 조망할 수 있는 이 구간은 상당산성이라는 유서깊은 사적지를 품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위풍당당한 상당산성에서 천년의 향기를 느낄 수 있고 산성안에 포근히 자리잡은 한옥마을은 고즈넉한 분위기로 이방인들을 유혹한다.

청주시 동쪽의 교외에 자리잡고 있는 상당산성은 높이가 6~13m, 둘레가 4.4km에 달하고, 면적만도 18만㎡에 이르는 매우 거대한 포곡식 화강암 석축산성으로 사적 제212호로 지정돼 있다.

‘상당’은 백제시대에 청주 일대를 일컫던 지명으로, 상당산성도 백제의 상당현이란 지명에서 유래했다는 설과 또 하나는 ‘삼국사기 열기열전’에 적힌 김유신 셋째 아들 원정공이 쌓았다는 서원술성(西原述城)이 바로 이곳이라는 학설 등 두 가지 있다.

산성고개 출렁다리

최초의 축성년대는 정확히 알기는 힘드나 김유신의 세째 아들 원정공이 서원술성을 쌓았다는 기록과 ‘상당산성 고금사적기’에는 김유신 장군의 아버지인 김서현 장군이 쌓았다는 기록이, 또한 ‘신증동국여지승람’ 청주목 고적조에는 고상당성은 율봉역의 북(뒤)에 있고 석축으로 둘레가 7천773척인데 성안에 큰 연못이 있다는 기록이 있다.

지금의 상당산성은 임진왜란 중이었던 조선 선조 29년(1596년)에 수축된 이후, 숙종 42년(1716년)에서 45년까지 3년간, 청주병사 유성추의 감독 하에 대대적으로 성벽을 개축하였다.

또 이듬해 성내에 구룡사와 남악사 2개 사찰과 암문이 마련되었는데 이것은 성문 무사석의 기록에 남아 있다.

그 후에 여러 번의 수축이 이루어져 산성 내의 여러 시설인 관아사ㆍ군기고ㆍ창고ㆍ수고ㆍ장대ㆍ포루 등이 완성되었다.

현재 상당산성에는 동문(진동문)ㆍ서문(미호문)ㆍ남문(공남문) 등 3개 문과 동암문ㆍ남암문 2개 암문, 치성 3개 소, 수구 3개 소가 있는데, 1977년부터 1978년까지 이뤄진 정비공사로 동ㆍ남문루와 동문이 재건되었고 1992년 말에는 동장대도 재건되었다.

예전에는 성 안에 다섯 개 연못과 여러 개의 샘이 있었고, 사찰도 세 곳이 있었다고 전해지나 현재 다섯 개의 연못이 모두 합쳐져 큰 저수지가 되어 남아 있을 뿐이다.

그리고 이곳은 산간 벽촌으로 남아 있었던 마을을 지난 1982년과 1983년에 청주시가 산성을 사적지로 지정하면서 마을 전체를 한국 재래 한옥기와집으로 개량해 보기 드문 전통 한옥마을로 바꾸어 보존하고 있다.

현재 32가구가 모여 사는 산성 안의 한옥마을은 27집이 음식점을 경영하여 생활하고 있는데, 대체로 토종닭과 오골계ㆍ꿩요리 등을 전문으로 하고 반주로 이곳 명산물인 대추술을 함께 내놓고 있다.

매년 4월에 있는 시민의날 행사 때는 국운융성ㆍ청주발전ㆍ가정화평을 기원하는 ‘성돌이 행사’를 하고 있으고, 평상시에도 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역사의 산교육장이자 청주시민의 대표적인 시민 휴식공간이다.


상당산성 일원은 봄철의 경치가 빼어나다.

특히, 산성 입구의 넓적한 돌계단을 따라 공남문에 이르는 오솔길 주위에 펼쳐진 봄꽃들의 향연이 화려하다. 명암약수 앞에서 상당산성 어귀로 오르는 해발 343m의 산성고개는 급커브와 급경사가 계속 되고 있어 스릴과 운치가 그만이다.

산성 인근의 명암약수는 초정약수와 부강약수 등과 함께 충북의 3대 명천(名泉)으로 꼽혀오며, 철분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서 위장병ㆍ피부병 등에 효험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명암약수에 이르기 전에는 국립청주박물관, 우암 어린이회관을 거치게 되므로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 드라이브 코스로도 더없이 알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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