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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6.08.02 14:54:49
  • 최종수정2016.08.02 15:07:07

조혁연 객원 대기자

조선시대 청주에서 수도 한양을 왕래하는 여로(旅路)는 두 가지가 있었다. 하나는 청주-진천-죽산을 경유한 뒤, 이후는 영남대로[동래로]를 이용하는 노선이다. 청주-진천-죽산 노선은 지금의 17번 국도와 거의 유사하고, 죽산 이후의 영남대로 여로는 용인-판교-양재-한강나루 등을 거쳐 도성(都城)에 입성하였다. 이 노선은 1905년 경부선 철도가 개통되기 전까지 상경로로 계속 기능하였다.

시장을 분석하는 이론 가운데 이른바 '중심지 이론'이라는 것이 있다. 고차(高次)일수록 시장이 발달해 도청 소재지인 청주는 4차 중심지, 충주와 제천은 3차 중심지, 군청 소재지는 2차 중심지, 나머지 면단위의 시장은 1차 중심지로 구분하고 있다.

이 같은 이론은 좀 지난 논문 내용이지만 지금도 유효한 것으로 보여진다. 70년대는 고도경제 성장기로 생활수준의 향상과 더불어 직행·고속·시내·새마을버스 등 교통발달이 눈부셨다.

그 결과, 수도 서울과의 연계가 강화되기 시작했다. 도민들은 시장발달과 함께 교통여건이 좋아지자 지역의 범위를 벗어나 서울을 '이웃동네' 가듯 왕래하기 시작했다. 이 시기에 등장한 것이 '속리산고속'이다.

1969년 경부고속도로 천안-청주-대전 구간이 개통되었다. 경부고속도로 개통은 청주지역에 경부선 철도에 버금가는 변화를 불러왔다. 이때부터 조치원을 경유해 서울로 가는 경우는 거의 없어졌고, 대신 청주에서 상경 버스를 탔다. 충북도 고위공무원을 지낸 이승우 씨 증언에 의하면 고속버스 시대가 도래하자 지역에 "서울 OO재벌이 청주-서울 노선에 고속버스를 운행하려 한다"는 소문이 파다하게 나돌았다.

이에 청주지역 여론 주도층 사이에는 "충북이 벌레충의 '蟲北'이냐"는 말과 함께, 고속버스 청주-서울 노선은 향토기업이 운행권을 가져야 한다는 여론이 조성됐다.

가경동 청주고속터미널의 속리산고속버스 모습.

1960년대 청주지역 최고 재력가는 신흥제분의 민철기(閔喆基·1908∼1991) 씨였다. 그는 청주지역의 이 같은 여론을 등에 업고 1970년 5월부터 경부고속도로 청주-서울 구간에 속리산 고속버스 운행을 시작했다. 속리산고속이 청주-서울 구간을 운행하면서 충북을 대표함에도 불구하고 '속리산'이라는 회사명을 갖게 된 데는 당시 전국적으로 몰아친 관광 열풍이 크게 작용하였다.

1960∼70년대 속리산 법주사 일원은 충북은 물론 전국 최고 관광지이자 신혼 여행지로 각광받았다. 민 씨는 이 같은 시대 흐름을 타고 경부고속도로 개통 2년 전인 1967년 4월 이미 '속리산고속'을 설립했고, 회사명에 '속리산' 상호를 넣은 것은 이 때문이었다.

민철기는 비슷한 시기 속리산에 호텔을 건립하면서 그 상호 역시 '속리산관광호텔'로 명명하는 등 속리산이 지닌 관광 명소성을 계속 활용하였다.

그러나 속리산고속은 경부고속도로 운행 3개월 여만에 동양고속에 매각됐다. 현재까지 그 이유는 뚜렷이 밝혀지지 않았으나 속리산관광호텔 영업 부진이 영향을 미쳤다는 설이 존재한다. 청주 향토기업의 손을 떠난 속리산고속은 이후 1981년 경남버스, 2008년 금호산업으로 매각돼 오늘에 이르고 있다.

/ 충북대학교 사학과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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