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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터 사람들 - '참숯구이 김' 황창수·유소진씨

음성 무극민속풍물시장의 명물
황씨 부부 무극시장서 11년 장사
큰 규모 장사 망한뒤 참숯불로 김 구워 팔며 재기
상인 위하는 마음 …두터운 신망 얻어

  • 웹출고시간2016.01.21 17:37:13
  • 최종수정2016.01.28 19:18:22

편집자

시대가 흘러가고 있지만 아직 전통 5일장은 정겨움이 넘치고 사람사는 맛과 향이 풍겨나는 곳이다.
5일장의 장터는 장보러오는 사람들로 북적대고 선지국과 막걸리 한잔이 그리워 장터를 찾는 사람들도 있다.
신토불이로 불리우는 우리 농산물이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는 요즘 시골장날이 서는 장터를 찾아 장돌뱅이들의 삶과 희로애락을 느껴보는 '장터사람들'이 독자들의 사랑을 받기 위해 찾아간다.
[충북일보=음성] 올겨울 최강 한파가 불어닥친 지난 20일 음성군 금왕읍의 기온이 영하 15℃로 뚝 떨어졌다. 이날은 5일장인 음성의 무극민속풍물시장이 서는 날이다. 추운 날씨에 두툼한 옷가지들을 겹겹이 껴 입은 장터사람들은 이른 아침부터 봇짐을 풀어 자리를 펴고 장사를 시작하는 노점상인들로 가득찼다. 북적이는 사람들을 바라보기만 해도 생동감이 넘치는 이곳 무극시장에서 11년 남짓 김을 굽는 황창수(54)씨를 만났다.

지난 20일 5일장이 열린 무극민속풍물시장에서 황창수·유소진 부부가 참숯불에 김을 굽고 있다.

황씨는 음성에서 가장 활기넘치는 무극민속풍물시장의 상인회장이다. 상인회의 살림을 도맡아 하는 총무만 5년을 했고 회장직을 3년째 하고 있을 정도로 무극시장에선 황씨를 통해야만 일이 될 정도로 수완도 좋고 인정도 많은 회장으로 통한다.

황창수·유소진(42) 부부가 참숯불로 즉석에서 구어내 더 맛깔나는 완도산 김을 먹어 보지 않은 금왕 주민을 찾아 보기 힘들 정도로 "참숯구이 완도산 김"은 무극시장의 명물이다.

◇잘 나가는 청년사장에서 장돌뱅이가 된 사연

황창수 무극민속풍물시장 상인회장.

북적북적대는 사람들이 오가는 시장에서 노점상을 하는 장터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우여곡절이 한두 가지는 있다. 황씨도 여느 장터사람들처럼 처음부터 시장 노점상에서 장사를 하지는 않았다.

인천에서 호프집과 당구장을 운영했고, 부천에서 제법 규모있는 주점의 사장이었다. 30대 젊은 나이에도 적지않은 수입으로 남부럽지 않게 살았다.

그러던 어느날 직원들과 회식 장소로 이동하던 중 차량교통사고로 크게 다쳐 병원에 장기간 입원하게 되면서 사업이 갑자기 기울었다. 주인이 없는 가게가 잘 될 턱이 없었다.

병원에서 퇴원하자마자 주점을 바로 접고 인천 영종도에서 관광객을 상대로 조개구이 식당을 차렸다. 그런데 식당 바로 옆 건물에 발생한 화재가 식당까지 불이 번져 모든 재산을 투자해 차려 놓은 가게가 모두 불타버렸다.

그때 나이가 39살, 황씨는 "아홉수라는 말이 맞는지 주점과 조개구이식당이 그 한해에 모두 망했다"고 했다.

인천 21개 동 청년연합회장을 맡을 정도로 나름 잘 나갔던 그는 그해 모든 재산을 잃었다.

절망에 빠진 황씨 부부는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새출발을 하겠다고 결심했다. 황씨 부부의 손에 쥐어진 전재산이 26만원뿐이였다. 이 부부는 배낭을 메고 무작정 간 곳이 바로 충주다.

당장 잘 곳이 필요해 월세방을 얻어 놓고 부인은 식당 일을 나갔다. 황씨는 손에 익지 않은 막노동일을 했다. 황씨의 수입은 모두 저금하고, 부인이 식당일로 번 돈은 생활비로 썼다.

그때 황씨는 "나는 어차피 장사꾼이니까 다시 장사로 일어나야 한다는 일념으로 악착같이 일했다"고 말했다.

450만원 정도 모았을 때 쯤, 식당일을 하면서 알게 된 충주풍물시장의 "김" 노점상을 인수하면서 "김"과 첫 인연을 맺게 됐다.

◇장돌뱅이에서 상인회장으로 재기 성공

부푼 꿈을 안고 시작한 김 장사도 녹록치 않았다. 6개월 남짓 장사를 해 봤지만 자릿세가 비싸 수익이 나질 않았다.

이에 황씨는 타지역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증평, 금왕, 광혜원, 조치원 등 4곳에서 김 장사를 시작했다. 처음엔 좋은 자리가 아니였지만 참숯불로 즉석에서 구어낸 완도산 김 맛으로 단골손님이 하나 둘씩 늘어나면서 돈도 벌게 됐고, 돈이 모이는데로 차츰 좋은 자리로 옮겨갔다.

지난 20일 황창수, 유소진 부부가 장이 열릴때마다 찾는 단골손님을 응대하고 있다.

지금은 금왕읍 무극시장에서 가장 목 좋은 자리에 있고, 광혜원에서도 최고 좋은 자리에서 장사를 하게 됐다.

이처럼 황씨가 장터사람들 사이에서 자리를 잡게 된 것은 항상 뒷전에 서 있지 못하는 그의 성격때문이기도 하다.

그는 장터 상인들이 불이익을 당한다 싶으면 항상 앞장서 된소리를 하는 편이다. 그래서인지 매년 선출하는 무극민속풍물시장 상인회의 회장을 3년째 연임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광혜원, 조치원 시장에서도 상인회장을 맡고 있을 정도로 장터사람들에게 두터운 신망을 얻고 있다.

그는 또, 무극시장 장터사람들 중 청주, 충주, 원주 등 외지에서 들어와 장사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금왕에서 돈을 벌어가면 큰 돈은 아니지만 이 지역에 환원을 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장학금, 불우이웃돕기 성금, 지역 행사 등도 빼놓지 않고 챙길 정도로 지역사회와도 돈독한 우애를 다지고 있다.

◇황창수 회장, 지역 장터별 소비자 특성도 달라

황 씨는 음성시장, 무극시장, 광혜원시장, 조치원시장 등 네 곳에서 10년 넘게 장사를 하다보니 지역마다 장터를 찾는 소비자들의 특성이 제각기 다른 모습을 찾아 볼 수 있다고 한다.

11년째 김 장사를 하고 있는 유소진씨가 능숙한 솜씨로 참숯불에 완도산 김을 구어내고 있다.

장돌뱅이 황 회장의 눈으로 본 음성읍 음성시장은 군에서 가장 큰 군장이라고 불린다. 다른 지역에서 군장이라고 하면 사람들이 북적여 활기가 넘치고 장사도 잘 되기 마련이지만 음성시장은 군장치고는 활기가 없는 편이라고 한다.

특히 음성시장은 노령인구가 많아서 싸고 양이 많아야 장사가 되기 때문에 품질이 좀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고 전했다.

금왕읍 무극시장의 경우엔 고가의 상품을 선호하는 특색이 있다. 가격과 양 보다는 품질을 많이 따진다는 것. 이에 노점상들이 서로 경쟁적으로 우수한 품질로 승부수를 거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특징이라는 설명이다.

공장이 많은 진천 광혜원읍의 5일장인 광혜원시장에 가보면 젊은층의 고객이 유독 많다. 이 장터에서 장사를 하다보면 물건을 고를때 신중하지 않은 경향이 있다고 했다.

조치원시장의 경우엔 읍장인데도 시장에 사람들이 항상 북적여 대부분의 노점상들이 장사가 잘된다는 평이다. 특히 조치원시장은 어묵, 족발 등 먹거리 장사가 잘된다고 한다. 순대국밥집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데도 장사가 안되는 집이 없을 정도로 경기가 좋다고 전했다.

음성 / 남기중기자 nkjlo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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