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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지줍는 노인의 혹독한 겨울나기

거동 힘든 남편 돌보려 아픈몸 이끌고 거리로
1kg에 100원…한달에 30만원 벌기도 힘들어
"내년에는 돈벌이 좀 나아졌으면…"

  • 웹출고시간2013.12.26 19:38:31
  • 최종수정2013.12.26 19:02:01

지난 24일 오후 6시께 청주시 상당구 성안길에서 김(72)씨 할머니가 수집한 폐지를 정리하고 있다.

ⓒ 박태성기자
"우리 같은 사람이 폐지라도 모으지 않으면 먹고 살 길이 있나…."

오후 6시께 연말을 맞아 청주시 상당구 성인길은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수많은 사람들 속에서 작은 체구의 김(72)씨 할머니가 폐지를 모으고 있다.

김 할머니의 리어카에 잘 정돈된 폐지가 할머니의 키만큼이나 수북하게 쌓여있다.

70을 넘긴 김 할머니는 어려운 가정형편 탓에 지금까지 안 해본 일이 없다.

그마저도 나이가 들면서 설 자리를 잃고 3년 전부터 폐지를 모아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청주시에 파악된 폐지 수집 노인은 411명이다.

파악되지 않은 인원을 고려하면 더 많은 노인이 폐지를 수집해 생계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길거리에 쌓여있는 폐지와 버려진 고물이 이들의 소득원이다.

지난 24일 오후 6시께 청주시 상당구 성안길에서 김(72)씨 할머니가 가게를 돌며 폐지를 수집하고 있다.

ⓒ 박태성기자
"온종일 폐지 모아야 만원 벌기도 힘들어. 1kg에 150원만 받아도 좋으련만…."

폐지 1kg에 100원.

얼어붙은 경기에 폐지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해까지 1kg에 120원을 받던 폐지가격은 올 들어 100원으로 떨어졌다.

단돈 10원이 아쉬운 김 할머니에게 20원의 차이는 큰 타격이다.

오전 10시부터 밤 8시까지 쉼 없이 매일 일해도 한 달에 30만 원을 벌기 힘들다.

"쉬지 않고 벌어야 남편이랑 나랑 밥도 먹고 병원 가서 치료도 받지."

김 할머니는 20년 전 큰 수술을 받아 오른쪽 눈이 보이지 않는다.

올해 초에는 위암 판정을 받았지만 약으로만 연명하고 있다.

남편(73)도 몸이 성하지 않다.

소리를 들을 수 없는 남편은 지난해 여름 암으로 종양 제거 수술을 받아 거동조차 쉽지 않다.

남편이 아침에 나와 일을 도울 때면 고마움보다 건강이 더 나빠지지나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자식들 역시 사정이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두 아들은 돈을 벌기 위해 멀리 타지에 나가 얼굴을 본 지 오래다.

가까이 살고 있는 딸도 사정이 어려워 도움을 줄 처지가 못 된다.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김 할머니는 리어카를 끌고 폐지를 모으기 위해 하루에도 수십 번씩 성안길과 서문동을 오간다.

폐지를 모아뒀다 건네주는 단골 가게들이 있어 그나마 김 할머니의 사정은 나은 편이다.

"이제 가게 한 곳만 더 가면 돼."

잔뜩 쌓여있는 폐지를 정리하던 김 할머니가 리어카를 끌고 발걸음을 옮긴다.

밤 8시가 넘었지만 김 할머니는 저녁밥도 먹지 못했다.

가게들이 장사를 정리하고 문을 닫기 전에 들러 폐지를 받아오려면 밥 먹을 시간도 없다.

마지막으로 들른 음식점에서 빈 상자를 받아 리어카에 실은 김 할머니가 골목에 폐지를 옮겨두고야 잠시 앉아 한숨을 돌린다.

김 할머니는 "일이 힘들기야 하지만 어디 세상에 돈 벌기 쉬운 일이 있겠느냐"며 "내년에는 우리 남편 건강도 좋아지고 돈벌이도 좀 나아졌으면 좋겠다"고 소박한 희망을 이야기했다.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김 할머니는 모은 폐지를 정리하기 위해 다시 허리를 굽힌다.

/ 박태성기자 ts_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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